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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atings: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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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RTIST: | Stormy Six |
ALBUM TITLE: | L'apprendista |
YEAR: | 1977 |
COUNTRY: | Italy |
GENRE: | RIO/Avant-Prog |
LABEL: | |
TRACKS: | 1. Buon Lavoro! 2. L'Apprendista 3. Carmine 4. Il Barbiere 5. Cuore 6. Il Labirinto 7. Rosso 8. L'Orchestra dei Fischietti |
MUSICIANS: | - Giorgio Albani / sound technician - Carlo de Martini / violin, viola, mandolin, acoustic guitars, vocals - Franco Fabbri / vocals, acoustic and electric guitars, vibraphone, xylophone - Umberto Fiori / vocals, acoustic guitars - Salvatore Garau / drums - Tommaso Leddi / mandolin, violin, acoustic and electric guitars, piano - Luca Piscicelli / bass, vocals With: - Pino Martini / bass - Renato Rivolta / saxophones - Leo Dosso / bassoons - Bruno Fraimini / percussion - Gianfranco Gagliardi / tastiere - Cristina Pederiva / viola - Andrea Vicario / cello |
원본출처: |
록 음악 형식에 있어서 과도한 전위적 태도는 많은 대중들에게 외면을 당할 수 있다는 위험을 가지고 있다. 물론 그 작업이 대중을 향한 것이 아니라 ‘예술을 위한’ 실험이라면, 나름대로의 의미를 지니고 있다고도 볼 수 있다. 하지만, 정치적 메시지의 전달을 목적으로 하는 프로파간다 록 그룹의 태도로서는 그다지 바람직한 것 같지는 않다. 그런데 문제는 새로운 내용을 고답적인 형식에 담을 수 있느냐는 점이다. 필자는 충분히 그럴 수도 있다고 생각한다. 내용에 따라서는 오히려 복고적인 것에 담는 것이 보다 효과적일 수 있기 때문이다. 중요한 것은 작가가 내용과 형식에 대해 충분히 고민을 했는가 하는 점이다.
Stormy Six - L'apprendisa
아마도 이태리는 록 음악이 가장 정치적이었던 국가 중 하나일 것이다. 그것은 작가가 의도한 바이었기도 하지만, 당시 이태리 좌파 정당이 록 음악의 선동적 효과를 제대로 간파했기 때문이리라. 특히 이탈리안 록 음악 융성에 꽤 도움이 되었던 수많은 페스티벌의 상당수는 이들의 도움을 받아 개최된 것이었다. 70년대에 활동하던 그룹 중 특히 정치적 성향이 두드러졌던 것은 데메트리오 스트라토스(Demetrio Stratos)가 이끌었던 아레아(Area) 그리고 프랑코 파브리(Franco Fabbri)가 주축이 되었던 스토미 식스(Stormy Six)일 것이다.
먼저 CD화되어 수입된 스토미 식스의 작품들은 모두 그들의 초기 작품이었기 때문에, 그들을 포크 록이나 칸쪼네를 연주하고 노래하는 그룹 정도로 생각하시는 분들도 많을 것으로 생각한다. 하지만 그들 음악의 본령은 (중도적인) 체임버 록이었다. “Le Idee Di Oggi Per La Musica Di Domani", "L'unita", "Guarda Giu' Dalla Pianura"를 발표한 후, 실험적인 작품들을 주로 선보였던 로르께스뜨라(L'orchestra) 레이블로 이적한 스토미 식스는 이전과는 확실히 구분되는 작품을 들려주었다. 리더였던 프랑코 파브리를 제외한 모든 초기 멤버가 교체되었으며, 헨리 카우의 크리스 커트러가 규합한 단체 RIO(Rock In Opposition)에 가입한 것 또한 주목할만한 사실이다. 통신 6번째 앨범인 ”L'apprendista"는 체임버록이면서도 우리가 일반적으로 알고 있는 체임버 록과는 상당히 다른 성격을 지닌 작품이다. 굳이 말하자면 이태리적인 체임버 록이라고나 할까? 암울하고 중세적인 분위기로 가득한 위니베르 제로(Univers Zero)나 데카당시적인 회고적 취미가 원동력이 되었던 줄베르느(Julverene), 무미건조하면서도 광폭한 현악음을 들려주었던 아르조아(Art Zord)와는 다른 음악을 들려주고 있다는 것이다. 많은 이탈리언 록 그룹들과 마찬가지로 이들의 음악에는 민속적인 감수성이 담겨 있다. 지나치게 공격적이거나 현학적이지 않으면서 대중들이 충분히 이해할 수 있는 친근감 있는 체임버 록을 구사하고 있는 이 작품에서, 특히 돋보이는 것은 강약과 완급의 적절한 조화이다. 또한 초기 작품에서 나타났던 포크적인 요소가 어쿠스틱 기타에 실려 적절히 삽입된 점 역시 이들 곡들을 무리 없이 전달하는 데 커다란 도움이 되었을 것이다. 이러한 복고적인 요소와 현대적 요소의 탁월한 조합 결과, 대중을 버리지 않으면서도 ‘충분히’ 새로운 음악을 제시할 수 있다는 훌륭한 예가 탄생한 것이다. 역시 진보적인 작가가 결코 잊어선느 안될 중요한 미덕 중 하나는 대중에 대한 애정과 배려라는 생각이 새삼 들게 만드는 작품이다. 특히 'Il Labirinto'와 ‘L'orchestra Dei Fishietti'를 권하고 싶다.
(전정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