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NS Powered by DNSEver.com

A B C D E F G H I J K L M N O P Q R S T U V W X Y Z eTc

글 수 1,905
추천 수 : 0 / 0
조회 수 : 6268
2010.05.30 (18:33:55)
Ratings: 
 
ARTIST:  Tea and Symphony 
ALBUM TITLE:  An Asylum for the Musically Insane 
YEAR:  1969 
COUNTRY:  U.K. 
GENRE:  Prog Folk 
LABEL:  Harvest 
TRACKS:  1. Armchair Theatre (3:55)
2. Feel How So Cool The Wind (3:19)
3. Sometime (4:16)
4. Maybe My Mind (With Egg)(3:44)
5. The Come On (4:32)
6. Terror In My Soul (6:08)
7. Travelling Shoes (4:27)
8. Winter (3:19)
9. Nothing Will Come To Nothing (6:15) 
MUSICIANS:  - Dave Clempson ('Clem') / guitar
- Jeff Daw / flute, guitar, vocals
- Gus Dudgeon / drums
- James Langston / guitar, vocals, woodwinds
- Nigel Phillips / keyboards, vocals, percussion
- Bob Lamb / drums 
원본출처:  http://koreanrock.com/wiki.pl?TeaAndSymphony 

플레쉬 백이라는 책이 있다. 이는 싸이키델릭 록을 좋아하는 분들에게는 거의 바이블이 되다시피 한 책으로 주로 60년대에서 70년대까지의 영미의 싸이 키델릭 그룹들의 간단한 소개와 그들의 디스코그라피가 담겨있다.

필자를 놀라게 한 점은 소의 '싸이키델릭 록'을 중심으로 자신의 음악을 펼쳐나갔던 그룹의 수였다. 그야말로 한 시대를 풍미한 록 음악의 경향이었던 것이다. 이러한 경향의 탄생 경로가 어떠했던지간에 싸이키델릭 록의 시대는 새로운 록의 모습. 특히 아트록을 준비하는 여명의 시기였다. 70년대 하드 록이나 포크 록 심지어는 심포닉 록 그룹들 대부분이 싸이키델릭 록의 영향을 받았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로 그 영향력은 막대한 것이었다. 질서화된 현실과 차이를 두는 다른 세상을 꿈꾸어 보기 위한 서구 대중음악인들의 일탈적 욕망이 싸이키델릭 록을 만들어내게 한 원동력이 된 것은 아니었을까. 티 엔 심포니의 동명 타이틀 앨범은 1969년에 발표된 작품답게 싸이키델릭 록에 그 바탕을 두고 있으면서 아트 록적인 향기가 물씬 풍기는 굳이 구분하자면 '어쿠스틱 싸이키델릭 아트 록'이라고나 할까.

우선 커버 아트를 감상해 보자.

우스꽝스럽고 과장되게 혹은 사실적으로 묘사된 여러 인물들과 실제 사진속의 인물들의 모습이 커버에 가득 담겨 있다. 한 저택의 정원의 테이블에 모인 남녀들이 느긋하게 티 타임을 즐기고 있다. 그러나 한 신사는 고꾸라져 있으며 젓가슴을 거의 드러낸 우악스런 한 여인은 한 손에 찻잔을 든채로 다른 한 손으로는 남자를 얼싸안고 있다.(아니면 목을 조이고 있는 것?) 한편 건물로 들어가는 길에는 한 남자가 얼룩소의 젓을 짜고 있고 그 얼룩소 위에서 다른 남자는 바이올린을 연주하고 있다. 그 옆에는 한무리의 악단들이 지휘에 맞춰 연주를 하고 있고 그 뒤에는 살찐 해가 이빨을 드러내고 웃고 있다. 여기에 등장하고 있는 인물중 어느 한 사람도 정상적인 느낌을 주는 사람은 없다. 어떤 이들은 지나치게 게을러 보이며 어떤 이들은 지나치게 열정에 찬 것으로 보여진다. 이들이 모여 있는 장소는 이름하여 바로 본 앨범의 타이틀인 '음악적으로 미친 사람들을 위한 수용소(An Asylum For The Musically Insane)'이다.

이번에는 커버 안쪽 사진을 보자. 행복에 겨운듯한 웃음을 짓고 있으나 정상적으로 보이지 않는 세명의 남자의 모습이 담겨 있다. 이들이 티 앤 심포니의 세 멤버인 제임스 랭스턴(James Langston)과 제프 다우(Jef Daw) 그리고 나이즐 필립스(Nigel Phillips)이다.

우선 첫 곡인 (Armchair theatre)를 들어보자.

어쿠스틱 기타와 함께 들려오는 스산한 음성들. 얼핏 듣기에는 어색한 선율이지만 효과음과 귀에 익은 클래식 선율이 난데 없이 튀어나오는 등 그들의 유머 감각을 느낄 수 있는 동시에 이들의 음악이 일상적 이거나 정상적인 것은 아닐 것이라는 예상을 담박에 알 수 있도록 한다.
(Feel How So Cold The Wind). 구상처리된 바람소리와 함께 더욱 스산해진 목소리가 곡 제목처럼 차가운 바람이 스피커를 통해 불어오는 것 같다.

커버에서 나타낸 시각적 효과와 곡에서의 청각적 효과의 절묘한 조화도 흥미를 불러일으키기에 충분하지만 곡 중간중간 깜짝 놀라게 만드는 것은 이들의 탁월한 편곡 감각이다. 흡사한 분위기의 (Sometime), 타악기와 어쿠스틱 기타가 흥겹게 펼쳐지는 (Maybe My Mind)가 지나고 나면 이번에는 블루스 선율이 흘러나와 가뜩이나 당황해 있는 청자로 하여금 빗나간 예상에 고개를 내두르도록 만든다.

하지만 이러한 예상불측의 전개는 우리 아트 록 매니어들을 더욱 즐겁게 하는 것이 아닐는지, 더욱이 이들의 곡 전개나 편곡에 대한 상당한 감각은 자칫 산만해질 수 있는 이들 곡에 일정 수준의 통일감을 불어넣어주고 있으면서도 일탈과 자유의 느낌을 만끽하도록 해준다. 특이한 경험이다. 고의적으로 멀리서 들리게끔 녹음된 피아노 연주로 시작되는 (Terror In My Soul)은 개인적으로 이 앨범중 가장 뛰어난 곡이라고 생각되는 것이다.

예의 스산한 분위기를 더욱 고조시키는 플롯과 보컬, 그리고 아트 록적인 요소가 가장 돋보이는 곡으로 가장 완성도가 뛰어나다.

제임스 랭스턴의 하모니카 연주가 곡의 윤기를 더해 주는 (Travelling Shoes)가 끝나면 '나와 함께 겨울의 어둠을 빠져 나가 봄을 맞이하러 가지 않겠냐'고 유혹하는 (Winter)가 겨울새의 지저귐을 묘사하는 플롯과 아름다운 멜로디 선율의 어쿠스틱 기타로 시작된다. 낙관적 희망과 웃음, 하지만 그 뒤 안에는 어두운 절망이 항상 함께 하고 있다. 나이즐 필립스의 합시코드와 피아노 연주가 특히 돋보이는 (Nothing Will Come Of Nothing)은 여러 가지 음악적 요소들이 혼합되어 있으며 당시로서는 실험적이라고 불려질만한 시도들이 적극적으로 행해지고 있다.

비현실적인 세계와 광인들의 이야기를 싸이키델릭 록에 기초한 음악에 담아 들려준 본 앨범 [An Asylum For The Musically Insane] 발표후 티 앤 심포니는 다시 이듬해인 1970년 두 번째 앨범인 [Jo Sago]를 발표하는데 이 앨범에서는 전작에서 감각있는 키보드 연주를 들려준 나이즐 필립스가 탈퇴하고 대신에 봅 윌슨(Bob Wilson)이 참가하고 있으며 전작에 비해 그다지 좋은 평을 받지 못하였다.

이 앨범후 그들은 더 이상 작품을 발표하지 않았으며 단지 후에 제임스 랭스턴이 민 스트리트 딜러스(Mean Street Dealers)라는 그룹에 참여했다고 전해질 뿐이다. 하지만 그들이 남긴 작품은 아트 록이나 싸이키델릭 록 역사상 가장 독특하고 매혹적인 것으로 많은 분들게 기억될 것이다.

글/전정기

Tag Lis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