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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RTIST: | Reale Accademia Di Musica |
ALBUM TITLE: | Reale Accademia Di Musica |
YEAR: | 1972 |
COUNTRY: | Italy |
GENRE: | Rock Progressivo Italiano |
LABEL: | Ricordi |
TRACKS: | 1. Favola (3:46) 2. Mattino (9:19) 3. Ognuno Sa (5:19) 4. Padre (8:41) 5. Lavoro In Citta' (5:56) 6. Vertigine (7:11) |
MUSICIANS: | - Federico Troiani / acoustic & electric piano, organ, mellotron, vocals - Nicola Agrimi / acoustic & electric guitars - Pierfranco Pavone / bass - Roberto Senzasono / drums, percussion - Henryk Topel Cabanes / lead vocals Guests: - Pericle Sponzilli / guitar - Maurizio Vandelli / acoustic guitar on 2, mellotron on 5 - Natale Massara / orchestra direction on 1, 2 |
원본출처: | http://koreanrock.com/wiki.pl?RealeAcademiaDiMusica |
레알레 아까데미아 디 무지까(Reale Academia Di Musica - 이하 RAM)는 1972년 본작과 2년 후 기타리스트 아드리아노 몬떼두로(Adriano Monteduro)와의 협연 앨범만을 남기고 사라진 단명의 밴드이다. 그러나 아드리아노 몬떼두로와의 앨범에 참가한 RAM의 오리지널 멤버는 페데리꼬 뜨로이아니(Federico Troiani)와 로베르또 센사스노(Roberto Seszasono)의 단 2명 뿐으로, 사실상 본작은 RAM의 유일작이라 할 수 있다.
- Song Description
- 감상 포인트 및 평가
서정성 가득한 구슬픈 색조의 목가풍의 앨범. 소리없이 흐느끼는 듯한 애상적인 멜로디는 열악한 사운드 메이킹으로 인한 공허함을 상쇄시키고 있다. 페데리꼬 뜨로이안니의 치밀한 건반 솜씨와 헨릭 또펠 까바네스의 우울한 음성은 고독한 센테멘탈리즘의 미학을 들려주고 있다. (조영래, 1999.8, [아일랜드]) ★★★★☆
채운 파스텔 톤의 아름답고도 부드러운 느낌을 주는 그림. 푸르다 못해 남색물이 든 하늘, 밝은 달 아래 우뚝 솟은 산들, 숲 속의 나뭇 가지 사이사이에 앉아 피리를 불며 낭만을 즐기는 난장이들.)
앨범의 해설지를 쓰기에 앞서 필자가 다짜고짜 앨범커버를 먼저 들먹이는 이유는 다른 것이 아니다. 하루 하루가 불안한 세상, 짜증나는 일도 많고, 답답한 일도 허다하지만, 적어도 이 앨범을 소개하는 이 마당에서는 짜증나는 모든 것을 잊어버리고 신비함과 아름다움으로 가득찬 앨범커버를 바라보며 아름답고, 소중한 이야기들만을 나누고 싶기 때문이다.
1972년 로마에서 출발한 Reale Accademia Di Musica는 Banco의 초창기 기타리스트 Nicola Agrimi와 Fholks의 멤버들이 함께 모여 결성한 그룹이다. 피아노를 담당한 Federico Troiani가 가사를 쓰고 Maurizio Vandelli가 제작한 데뷰앨범은 매우 뛰어난 로맨틱 록을 들려주고 있다. 앨범 발표 후 Ricordi에서 RCA로 옮긴 이들은 그룹의 트레이드 마크격인 다양한 피아노 음색을 들려준 Federico Troiani, 보컬을 담당한 Enrique Topel(1집에는 Henryk Topel Cabanes로 표기되어있다.)과 퍼커션을 담당한 Roberto Senzasono, 그 밖에 Enzo De Luca 이렇게 4명의 핵심 멤버들이 기타리스트 Adriano Monteduro와 협력해서 사실상 Reale Accademia Di Musica의 2집이라고 알려져 있는 이 작품을 만들어내었다.
피아노와 멜로트론, 강렬한 기타 사운드 등 프로그레시브 록적인 성격을 많이 띠고 있는 1집에 비해 이 앨범은 보다 팝적인 분위기를 들려주고 있지만 피아노와 어쿠스틱 기타의 사용과 Adriano Monteduro, Enzo De Luca와 Federico Troiani의 뛰어난 감성으로 여전히 음악적 완성도를 높이고 있다.
1집이 피아노의 맑은 음색을 통해 아침 을 느끼게 해준다면, 2집격인 이 앨범은 쟈켓의 그림이 표현해주듯 어스름한 저녁, 달빛이 비추고 안개가 흐리게 낀 숲속의 상쾌한 정경을 느끼게 해주고 있다. 이를 표현하기 위해 사용된 것은 아름다운 가사와 어쿠스틱 기타, 허스키한 목소리, 부드러운 피아노의 음향이다.
Adriano Monteduro E Reale Accademia Di Musica 저음의 키보드 소리를 뚫고 나오는 Adriano Monteduro의 어쿠스틱 기타와 가라앉은 목소리가 뛰어난 화음을 이루며 우리들의 머리에 아름다운 한 폭의 그림을 그려내고 있는 첫번째 곡 (Buon Giorno Nel Bosco(숲속에서의 아침인사). 아침을 있게 한 태양 의 노래(Il Canto Del Sole)라는 부제를 달고 있는 이 곡은 신비의 숲속에 첫 발을 내딛는 순간을 멤버들의 코러스가 더욱 실감나게 표현하고 있다.
첫번째 곡의 강한 아르페지오 기타 연주를 뒤로하고 접속곡의 형태로 전개되는 두번째 곡 (La Favola Del Guardiano Del Bosco(숲속 관리인의 이야기))는 드럼과 피아노를 중심으로, 이태리가 아니면 표현해 낼 수 없는 고유한 정취가 듬뿍 담겨있는 웅장한 심포닉 록을 들려주고 있어 이 앨범에서 가장 프로그레시브한 느낌을 주고 있다. (물론 1, 2번 곡을 합쳐서 하는 이야기다.) 어느덧 시간은 정오가 되어 한가한 풍경, 꽃들의 모습, 녹색 초원을 노래하는 음악. 나의 생각은 아름다운 기억들로 앞을 향해 내달리고 있다. 이미 국내에서 많은 인기를 누렸던 세번째 곡 (Mezzogiorno(정오))는 몇년전 일본에서 나온 CD의 해설지를 그대로 참고해서 남쪽나라 로 오역되어 소개된 곡이기도 하다. 필자 역시 Giorno 라는 단어가 ‘땅’ 이라는 뜻을 가지고 있다고 착각하고 있었기에 앞에 붙은 Mezzo 라는 단어가 남쪽을 의미하나보다 생각했지만, 그것은 이태리가 유럽의 남부에 위치하고 있다는 사실을 의식한 일본인들의 지나친 의역이었다. Adriano Monteduro의 투명한 기타음색과 Topel과 Luca를 중심으로 한 멤버들의 읖조림이 매우 인상적인 곡으로 간결하면서도 팝적인 곡이다. 한 두번만 들어도 흥얼거리며 따라부를 수 있다.
이어지는 곡은 (Le Figlie Dell‘erba(풀의 딸들)).열매들이 열리고, 풍작을 축하하는 잔치와 춤이 시작되려고 한다. 일찌감치 음악소리도 들려오고, 풍성함이 가득하다. 숲속의 흥겨움과 상쾌함이 표현되어있는 이 곡은 Reale Accademia Di Musica를 대표한다고 볼 수도 있는 Federic Troiani의 피아노가 Franco Coletta의 일렉트릭 기타를 기반으로 하드한 곡 분위기와 어울려 그룹의 전형을 만들어내고 있다.
애련함과 비장함이 동시에 느껴지는 기타연주가 정겨움을 더해주는 곡 (Viaggio Libero(자유로운 여행))이 우리를 어린시절로 되돌아가게 한다. “어린시절 뛰어놀던 기억이, 영원한 숲속의 흔적이 어디서부터인지 쳐다보지 마세요. 많은 날들이 지나가고 더 이상 알 수는 없을꺼야.” 부드러운 건반 터치와 사라질듯 사라지지 않는 목소리가 잊을래야 잊을 수 없는 어린시절의 추억을 더욱 아름답게 만들어주고 있는 뛰어난 곡이다. “나의 눈에 비친 아이의 모습. 멀리서 손으로 인사를 나누네.” 이제 다시 현실로 돌아와 하루를 정리할 준비를 한다.
역시 접속곡으로 되어있는 (Le Montagne Nel Tramonto(황혼이 지는 산에서))가 잔잔한 피아노와 가벼우면서도 부드럽게 울려퍼지는 기타소리와 함께 해질녘을 가리키고 있다. 이쯤에 와서 우리는 감을 잡을 수 있다. 이 앨범은 표면적으로는 숲속에서의 하루를 그려내고 있지만 그 하루는 다름아닌 우리들의 인생 이다. “이제 우리는 그 인생의 마지막 시점에 와 있는 것이다. 황혼이 지는 산에서 산그림자를 따라 걷는다. 산에서 휴식을 얻는다고 누군가가 얘기하는 것을 들었지.” 중반부의 읊조림이 전곡과 비슷한 방식으로 전개되는 짜임새있는 곡으로 모든 파트의 악기들이 골고루 동원되어 격정적인 모습으로 완벽한 조화를 이루고 있는 이 곡을 듣고 있으면 앨범 안쪽에서 작업하고 있는 멤버들이 금방이라도 튀어나와 연주할 것 같다. Adriano Monteduro의 어쿠스틱 기타와 겹겹이 등장하는 코러스 파트가 반복되는 퓨전재즈풍의 연주곡 (Preludio A…(전주곡 A…))가 흐르고 나면, Reale Accademia Di Musica의 소박하면서도 진지한 음악세계를 엿볼 수 있는 (Una Canzona(노래))가 고요히 흐른다. “정열을 가지고 있는 사람만이 우리와 함께 노래를 부를 수 있다. 노래가 다시 시작되면, 꽃도 피어나고, 비도 내릴 수 있다… 내 주위의 모든 것들을 바라보며 앞으로 나아가야할 세계를 생각한다.” 음악적으로는 부담없이 즐길 수 있는 차분한 곡이다.
이제 숲속에서의 하루를 소재로한 이야기를 끝낼 시간이다. (Suoni Di Umanita’(인류의 소리))가 숲속에서 겪었던 신비한 경험들을 들려주고 있다. 그것은 다름아닌 자연의 고마움과 생명의 귀중함이었다. 도시가 등장하지 않았던 환상의 세계. 평등한 세상의 환상의 세계… 숲속에 그 비밀이 있다. 아련히 사라지는 피아노 소리가 숲속에서의 하루가 지난 아쉬움을 더해주고 있다.
「아침 일찍 숲속에 가보셨습니까 ? 숲에 발을 내딛는 순간 인생은 시작되었고 인생에 관한 많은 이야기들을 주위사람들로부터 전해들었죠. 정오가 되었습니다. 해가 중천에 떠 온 세상을 밝게 비출때 우리는 인생의 전성기를 맞아 열심히 일하고, 온갖 즐거움과 안타까움을 겪으며 이마에 흐르는 땀을 닦았죠. 가끔가다가 어린시절도 생각하고, 앞으로 다가올 인생의 황혼기에 대해서 생각하기도 하면서 말입니다. 하루를 정리해야하는 황혼이 지는 해질녘. 이미 지나버린 세월을 되돌아보며 두려움을 느끼기도 했지만 인생이란 다 그런 것임을 알게 되었습니다. 이제 우리에게 남은 것은 노래뿐입니다. 혼자서 부르는 노래가 아니라 열정을 갖고 여럿이서 함께 부르는 노래말입니다.」 Enzo De Luca의 철학적 가사와 Adriano Monteduro의 어쿠스틱 기타 사운드가 이태리의 서정적이고 감성적인 정서와 결합해서 만들어낸 아름다운 선율. 그들은 자칫 가볍게 다루어질 수 있는 일상생활(숲속에서의 하루)로부터 진지하게 삶의 의미를 찾으려 했으며, 그것을 때로는 서정적으로 때로는 격정적으로 노래해 우리들에게 진한 감동을 전해주는 훌륭한 음반을 만들어낸 것이다.
글/맹한호
최고의 서정성과 낭만을 간직한 그룹 레알레 아카데미아 디 무지카의 아름다운 데뷔앨범 REALE ACCADEMIA DI MUSICA - Reale Accademia di Musica 70년대 초, 중반 이탈리아의 아트 록 사운드 를 말할 때 빼놓을 수 없는 요소, 즉 클래시 컬한 감성에 바탕을 두는 아름다운 선율의 전개와 예쁘고 아기자기한 사운드 구조는 영국이나 유럽 다른 어떤 나라의 것에서도 볼 수 없는 그들 고유 의 특징으로 자리하고 있었다. 동시대의 영국 밴드 들의 음악에서 짙은 청색 또는 무거운 회색빛을 띤 몽롱함과 힘을 느낄 수 있었다면, 이탈리아 그룹들 의 음악은 봄날의 햇살같은 화사함과 감미로움이 살포시 고개를 내밀고는 그 특유의 서정성으로 듣 는 이들의 꿈을 자극했던 것이다.
그 꿈은 깊은 무 의식의 세계에서 솟아나온 고대의 기억이나 겨울날의 거대한 산봉우리가 내뿜는 위력과 같은 거역할 수 없는 압박감으로 옥죄어오는 음울한 악 몽 등과는 거리가 먼 밝은 색채를 지닌다.
이탈리아의 프로그레시브 아트 록이 전성기를 맞이하던 시절, 화려한 날개를 펼치며 신비로운 자 태를 드러냈던 그룹 레알레 아카데미아 디 무지카 (Reale Accademia Di Musica)가 들려주는 음악 은 신비로움, 아름다움, 포근함, 사랑스러움, 또는 타는 듯한 강렬함 등과 같은 온갖 수식어긱 나열 이 무색하지 않을 정도로 멋진 서정성과 낭만성을 간직한 사운드로 채색되어 있다. 이탤리언 록 사상 손에 꼽을만한 걸작이라 할 수 있는 데뷔작과 아드 리아노 몬테두로(Adriano Monteduro)와 함께 한 목가적(牧歌的)인 앨범을 발표했던 이 그룹은 같은 시기에 등장했던 알려지지 않은 숱한 밴드들처럼 자신들에 관한 자료를 많이 남겨놓지 않았다. 하지 만 앨범의 크레디트에서 보이는 몇몇 낮익은 이름 들과 이탤리언 록 사전에 간략히 소개된 자료 등을 통해 밴드의 발자취를 더듬어 볼 수가 있다.
이들의 역사는 60년대 말에 결성되어 활동했던 로마 출신의 그룹 폴크스(I Fholks)로 거슬러 올라 간다. 당시의 많은 비트 그룹들이 그러했듯 이들 역시 미국과 영국의 록 음악을 번안하여 연주하곤 했는데, 약간의 대중적인 인지도를 얻기도 했으나 아이언 버터플라이 (Iron Butterfly)의 (SoldierIn Our Town)을 리메이크한 싱글 (Mi Scorri Nelle Vene) ('70)만을 남기고 해산한다.
그룹의 드러머였던 페데리코 스테파니 (Federico Stefani)는 에머슨 레이크 앤 파머(Emerson Lake & Palmer)스타일의 클래시컬 록을 행하는 우오보 디 콜롬보(L' Uovo Di Colombo)에 참여하 여 73년 동명 타이틀의 유일작을 발표했으며, 다 른 두 멤버인 보컬리스트 헨릭 토펠 카바네스 (Henryk Topel Cabanes)와 베이시스트 피에르 프랑코 파보네(Pierfranco Pavane)는 '왕립 음악 학원' 이라는 뜻의 레알레 아카데미아 디 무지카를 결성하게 된다, 이들 외에 밴드의 라인업을 이루는 인물들은 피아노와 오르간, 멜로트론을 담당한 페 데리코 트로야니(Federico Troiani), 초기 방코 델 무투오 소코르소(Banco Del Mutuo Soccorso)의 기타리스트였던 니콜라 아그리미 (Nicola Agrimi) ,그리고 드러머 로베르토 센자소노 (Roberto Senzasono)등이다. 그 이름에 걸맞게 이들의 음악에는 온 몸을 감싸오는 우아한 감성과 향기가 배어나오고 있었다. 그리고 그 향은 단번에 혹하게 하고는 곧 사그러드는 화려한 내음이 아닌, 쉬이 친숙해질 수 얼는 듯 주위를 떠돌다. 한 번 스 며들기 시작하면 겉잡을 수 없이 몸 속 깊이 파고 들어 언제까지고 은은한 분위기를 이루어내는 사향 의 매력에 비견할만한 것이다.
프래미아타 포르네리아 마르코니 (Premiata Fomeria Marconi)와 라메 에 미엘레(Latte E Miele),매타모르포지(Metamorfcsi),방코 델 무 투오 소코르소 등의 데뷔작, 포르물라 뜨레 (Formula3)의 "Sognan E Risognand", 오 잔나(Osanna)의 'Milano Calibro 9',일 발레또 디 브론조로(II Balletto Di Bronze)의 'YS', 알파 타우루스(Alphataurus)와 일 빠에제 데이 발로키 (II Paese Dei Balocchi)의 동명 타이틀작 등등 이 탤리언 아트 록의 걸작들이 무수히 쏟카져나오던 1972년. 방코와 루치오 바티스티(Lucio Battisti) 의 초기작품들과 무제오 로젠바하(Museo Rosenbach),체르벨로(Cervello) .이 딕 딕(I Dik Dik),흥카 뭉카(Hunka Munka)등의 작 품들을 발매한 레이블 리코르디(Dischi Ricordi)를 통해 발표된 이들의 데뷔 앨범은 바로 그런 아름다 운 향기를 간직한 작품이었다. 위에 언급한 앨범들 과 충분히 어깨를 견줄 정도의 질적 가치를 지니고 있음은 말할 나위도 없다.
초현실적인 꿈의 영상과도 같은, 짙푸른 색조의 밤하늘과 구름, 땅이 한데 모인 가운데 축 늘어져 있는 꼭두각시와 색 바랜 두터운 벽 뒤편의 푸줏 간, 벌레들의 대비가 왠지 모를 공허와 허탈감을 안겨주는 커버의 이미지와는 달리 음악이 주는 감 성은 바로 '따스함'이다.
이들의 사운드 메이킹에 가장 큰 역할을 하는 악기는 피아노와 기타라 할 수 있는데, 특히 여러 곡들에 사용된 어쿠스틱 피 아노의 소리들은 때로 아침 햇살에 생기를 얻어 반 짝이는 이슬방울들처럼 티끌 하나 없이 맑은 기운 을 느끼게 하고 또 때로는 무의식의 심층을 건드리 는 듯 단순한 선율의 점층적인 전개를 이루어 몽롱 한 상태를 이루기도 한다.
첫곡인 (Favola(동화)) 에 가만히 귀 기울여 보라. 담담하게 울리는 어쿠 스틱 기타와 읇조리듯 내뱉는 보컬, 그리고 먼 뒤 편에서 아련히 들려오는 멜로트론의 사운드는 제목 이 주는 이미지와는 달리 어떠한 역동감보다는 보 다 심층적인 고요함 속에서 움직이는 마음처럼 잔 잔하게 귓가에 내려앉는다. 마치 인상주의 작곡가 들의 피아노 협주곡을 듣는 듯한 실 (II Mattino(아 침))의 전반부에서도 첫곡의 분위기는 이어진다.
중반부 이후 급격히 몰아치는 기타와 베이스, 그리 고 오케스트레이션의 조화는 (당시 유행하던) 전형 적인 심포닉 프로그레시브의 스타일에서 크게 벗어 나 있지 않으며 다시 정적인 초반의 분위기 로 회귀하여 수미쌍관의 구조를 이룬다. 이들의 음악을 처음 들을 때와 여러 번 듣 고 난 후의 느낌이 확연히 다르다는 사실은 이 곡 들을 통해 잘 드러나고 있다. 무심코 지나쳤던 감 각의 끈은 두 번, 세 번 들으며 슬그머니 고개를 쳐든다. 차가운 대지에서 피어오르는 짙은 안개 속 을 걷는 듯한, 혹은 잠에서 막 깨어나기 전의 꿈과 현실이 교차되는 시점에 있는 듯한 기분. 물 흐르 듯 거침없이 전개되는 피아노와 기타 스트로킹, 변 조되어 오히려 더욱 감미롭게 들리는 보컬이 편안 하게 공간을 감싸는 (Ognuno Sa(모두가 안다)) 에 이어지는 (Padre(아버지))는 가장 프로그레시 브한 사운드로 가득한 명곡이다.
핑크 플로이드 (Pink Fleyd)의 (A Saucerful Of Secrets) 를 연 상케 하는 중반부의 장엄한 코러스와 애절한 보컬 은 언제 들어도 가슴을 파고드는 매력을 지니고 있 다. 국내 심야방송에서 많은 사랑을 받았던 곡이기 도 하다. 저음의 보컬이 변박의 드럼과 함께 끊임 없는 긴장감을 전해주는 도입부와 눈물이 쏟아질 듯 서정적인 멜로디와 코러스가 돋보이는 중반부, 그리고 프리 재즈 스타일의 즉흥연주로 끝맺음을 이루는 후반부의 세 부분으로 이루어진 (Lavoro In Citta(도시에서의 일)).이들의 매력을 다시금 드러내주는 영롱한 기타 연주가 아름답다. 이 곡에 서 멜로트론 연주를 들려주는 인물은 에퀴페 오탄 타 콰트로(Equipe 84)의 마우리지오 반델리 (Maurizio Vandelli)이다. 가장 하드한 곡 전개를 보이는 (Vertipine(현기증))에서 펼쳐지는 하몬드 오르간과 기타, 폭발하는 드럼의 어우러짐 역시 뛰 어나다.
일본이나 이탈리아의 평자들과 팬들이 레 알레 아카데미아 디 무지카의 작품을 언급할 때 결 코 빼놓지 않는 수식어는 바로 '낭만적 (Romantic)'이라는 말이다. 때론 그 말이 무척이 나 함축적으로 들리는데, 이는 이 말에 담긴 이미 지가 왜나 시적이기 때문이다.
마음속에 하 나의 정경을 그려 보자. 투명한 푸른 물이 담긴 듯 맑디 맑은 하늘, 살갖을 간지르는 헛살이 나뭇가지에 부서져 땅 위에 현란한 무늬를 그리는 숲, 고즈넉한 정적이 대지를 감싸안고 이따금씩 수 풀을 박차고 날아오르는 새의 날개짓만이 그 고요 를 깨뜨리는 들판, 그리고 소리 없이 머리칼을 날 리는 바람,,, 문득 눈을 뜨고 바라본 남쪽 창의 불 투명한 유리가 파아란 물감으로 덧칠한 것처림 물 들어 상쾌하기 이를데 없는 기분을 전해주는 찬란 한 아침, 몸 속의 온갖 찌꺼기들을 모두 씻어버리 려는 듯 깊게 들이쉬는 첫 호흡,, 보석 가루처럼 흩뿌려진 채 일렁이는 은백색 은하수의 물결, 하얀 입김과 더불어 까만 어둠 속으로 푸르스름한 꼬리 를 감추며 흩어지는 긴 담배 연기... 이런 류의 상 황이나 풍경이라면 그다지 어렵지 않게 그려 보일 수 있다.
다시 한 번, 눈을 질끈 감았다. 천천히 뜨 며 선명하지 않은 주위의 사물들을 바라본다. 무언 가 달라 보이기 시작했다. 비어 있는 수많은 틈새 들을 비집고 동화가 들어차기 시작했다,,
적어도 내게 있어 레알레 아카데미아 디 무지카의 음 악은 이런 것이다. 그들의 사운드에서 느껴지는 달 콤한 언어들과 가슴속 무한한 감성을 일깨우는 풍 성하고 아름다운 꿈들은 눈부신 별빛을 참지 못하 고 흘려버리는 눈물과도 같다. 그것은 쉽게 마음을 잡아 끄는 터질 듯한 감동과는 또 다르다. 그것은 꿈 속에서 꾸는 꿈이다. 이것이 바로 레알레 아카 데미아 디 무지카의 음악이다.
글/김경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