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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atings: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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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RTIST: | Peter Hammill |
ALBUM TITLE: | Fool's Mate |
YEAR: | 1971 |
COUNTRY: | U.K. |
GENRE: | Eclectic Prog |
LABEL: | Philips |
TRACKS: | 1. Imperial Zeppelin (3:39) 2. Candle (4:17) 3. Happy (2:36) 4. Solitude (4:59) 5. Vision (3:15) 6. Re-Awakening (3:58) 7. Sunshine (4:00) 8. Child (4:26) 9. Summer Song (In the Autumn) (2:13) 10. Viking (4:43) 11. The Birds (3:36) 12. I Once Wrote Some Poems (2:46) Total Time: 44:31 Bonus tracks on remaster (2005): 13. Re-Awakening (4:33) 14. Summer Song in the Autumn (2:46) 15. The Birds (3:18) 16. Sunshine (3:50) 17. Happy (2:46) (all are VdGG demos) |
MUSICIANS: | - Peter Hammill / guitar (acoustic), guitar, piano, keyboards, vocals - Ray Jackson / harmonica, mandolin, harp, vocals (background) - Nic Potter / bass - Hugh Banton / organ, piano, keyboards, vocals (background) - Rod Clements / bass, violin - Guy Evans / percussion, drums, vocals (background) - Robert Fripp / guitar - Martin Pottinger / drums - Paul Whithead / drums - John / vocals (background) - David Jackson / saxophone |
원본출처: | http://koreanrock.com/wiki.pl?PeterHammill |
초기 VdGG의 역작인 Pawn Hearts보다 반년쯤 전에 녹음된 이 앨범은 사실 만들어진지 3,4년 지난 곡들로 채워져있다. 즉 이 앨범은 VdGG라는 밴드를 이끌면서 조금씩 만들어간 자신의 기록이라고 할 수 있는데 이중 일부는 데뷔시 함께했던 멤버 크리스 스미스Chris Judge Smith와의 작품이다.
이후 나타나게 되는 비탄조의 노래보다는 Imperial Zeppelin이나 Happy같은 비교적 밝은 곡들이 함께 들어있는, 피터의 표현에 의하면 '팝'앨범이다. 그러한 분위기는 Happy만큼이나 행복한 Sunshine같은 곡에서도 그대로 담겨있는데 여기 담긴 훵키한 기타는 로버트 프립Robert Fripp의 연주이다.곡들에서 VdGG를 연상하기는 무리가 있지만 기타가 거의 없고 키보드와 색서폰이 주도하는 연주라는 점에서는 VdGG와 비슷하기도 한데 VdGG의 모든 멤버가 참여해 연주해주고 있기 때문에 어쩌면 당연한지도 모르겠다.
역시 해밀과 잘 어울리는 부분은 비탄조의 우울한 곡들로 그러한 부분은 마지막 세곡 Viking, The Birds, I Once Wrote Some Poems에 담겨있다. The Birds에서 피아노 반주에 맞추어 고백하듯 노래하는 그는 안쪽 재킷의 사진처럼 애잔하게 느껴진다.
전체적으로 그의 솔로 앨범들 중 가장 색깔이 다양한 편에 속하고 이후 해밀이 내어놓을 음악의 원형을 담고있는 앨범이라고도 말할 수 있는 이 앨범에서 그는 자신의 뿌리를 다시한번 확인하고 있으며 이것은 이미 그가 Pawn Hearts를 녹음하기 전에 VdGG의 해체를 생각한 것 같다. Pawn Hearts에서의 분열적 연주와 이 앨범에 담긴 종종 목가적이고 서정적인 곡들을 들어보면 피터 해밀이라는 사람이 얼마나 폭이 넓은 음악인인지 알 수 있다.
9년전 쯤의 심야방송에서 Van Der Graaf Generator(이하 VDGG)의 (Man-erg)를 듣게 된 것이 필자의 피터 해밀과의 뒤 늦은 만남이었다. 겨울밤의 입김이 불어 나오는 찬 공기속을 우주를 유영하듯 흘러 나오던 그들의 음악은 소름이 돋을 정도의 신비로움과 꿈을 꾸는 듯한 환각이 배어 있었고 아무런 이유없는 절대적 고독이 스며 있었다. 데이빗 보위나 니코류의 중성적이며 음울한 분위기의 피터 해밀의 보컬에 젖어 들게 된 것은 당시 듣는 이의 감성이 20대 초반의 설익은 젊음이었기에 더욱 그러했는지도 모른다. 인간 존재 자체의 고독과 겉멋 들린 방황에 침잠하는 나이의 젊은이에게 그의 음악은 어쩌면 절망의 찬가처럼 방랑과 이상향으로의 행진곡처럼 들렸을 것이다.
이처럼 VDGG와 피터 해밀의 음악 속에는 실존적 고독과 젊음의 가눌 수 없는 고뇌가 깃들여 있기에 그룹 결성 지난 지금까지도 세계 젊은이들의 Cult적 우상으로 자리잡고 있을 수 있는 것이다. 이번에 소개되는 피터 해밀의 솔로 데뷔 앨범 [Fool's Mate]는 그의 20대 초반의 작품집으로 이러한 젊은날의 초사이 순수하고 풋풋한 색채로 기교없이 그려져 있기에 고뇌하는 젊은날을 보내는 이들에겐 더없는 위안이 이미 그러한 시기를 보낸이들에겐 아련한 노스탈쟈를 불러 일으킬 것이다. 피터 해밀, 그리고 VDGG는 유럽, 미국, 가까이는 일본에 이르기까지 폭 넓은 지지를 받고 있는 브리티쉬 프로그레시브록계의 수퍼 아티스트임에도 불구하고 우리나라에선 그다지 환영을 받고 있지 않는 그룹이다.
영국 아트록계의 Two Peter중의 하나인 피터 해밀(또 한사람은 피터 가브리엘)이 주는 카리스마한 매력 때문에 상대적으로 다른 멤버들의 음악적 재능이 빛을 발하지 못하고 팬들의 피터 해밀 개인에 대한 컬트적 숭배 또는 반감 때문에 업그라우드로의 진출을 이루지 못한 아티스트이기도 하다. 하지만 VDGG가 발표한 앨범 9매와 피터 해밀이 지금까지 발표해오고 있는 20여매의 앨범들에서 보여주는 음악들은 컬트적 매력을 뛰어 넘는 것들이기에 간과해서는 안될 것이다.
본작은 1971년에 발표된 피터 해밀의 첫 번째 솔로 작품집으로 VDGG의 음악적 정점이라고 할 수 있는 [H To He Who Am the Only One] 앨범과 [Pawn Hearts] 앨범이 발표되는 중간 시기에 발표된 것이다. 젊은 음악인(당시 24세)의 번뜩이는 창의력과 순수함이 엿보이는 본 앨범에는 VDGG의 주축 멤버인 Guy Evans, Hugh Banton, Dave Jackson 등이 참가해 주고 있고 그 외 멤버였던 Nic Porter와 앨범의 쟈켓을 담당했던 Paul Whitehead (제네시스의 음반과 VDGG의 앨범 자켓을 담당한 것으로 유명함).
그리고 거장 로버트 프립이 VDGG의 [H To He Who Am The Only One]에 이어 가담하고 있다. 이처럼 VDGG 멤버들이 전원 연주에 참여하고 있기에 그 내용이나 음악적인 면에서 VDGG의 전작 앨범의 연장선상에 있지 않을까한느 의심도 갖게 하지만 해밀의 첫 솔로 앨범은 VDGG의 느낌이 거의 전해지지 않는 12곡의 짧은 곡들로 이루어져 있다.
피터 해밀의 초기 작품들인 1966년에서 1967년에 작곡된 곡들로 발표시기는 늦지만 작곡된 시기로는 가장 오래된 말 그대로의 데뷔 작품집이라 할 수 있을 것이다. 멘체스터 대학시절인 VDGG의 그룹 결성 당시에 쓰여졌던 기교가 느껴지지 않는 풋풋함이 매력으로 다가오고 20대 초반을 보내는 젊은이의 낭만, 이상, 사랑이 담긴 어렵지 않은 서정적 가사들은 VDGG시절이나 그 이후 발표한 곡들의 난해함에 비해 상당히 깔끔하고 신선하다. 창단 멤버였던 Chris Judge Smith와의 공동작품도 담겨있는데 (Imperial Zeppelin), (Viking) 그와의 공동작품들은 이 후 해밀의 솔로앨범에 이따금 등장하게 된다.
12곡의 소품들 중 돋보이는 곡들로는 (Imperial Zeppelin), (Happy), (Solitude), (The Birds) 등을 꼽을 수 있다. 비행선을 타고 지상을 떠나 이상향을 꿈꾸는 20대 초반의 자유와 방랑이 느껴지는 익살스러운 곡인 (Imperial Zeppelin)은 VDGG의 곡들처럼 머리를 무겁게도 복잡하게 만들지도 않고 세 번째 트랙인 (Happy)는 사랑에 빠진 주인공의 행복감을 그린 곡으로 반복되는 경쾌한 리듬과 멜로디에 실리는 "Happy, Happy"하는 가사가 듣는이를 정말 행복하게 한다. 많은 분들이 이 곡을 사랑하고 계시고 또한 새로운 여러 분들이 이 곡을 좋아하게 될 것을 확신하는데 지금 이 순간에도 필자의 입에서는 "Happy, Happy"하는 콧노래가 흘러나온다. (Solitude)는 VDGG의 색채를 비교적 느낄 수 있는 구성의 곡으로 피터 해밀의 존재에 대한 끝없는 질문에 대한 또 하나의 곡이다.
그리고 (The Birds)는 (Happy)와 더불어 이 앨범의 백미라고 할 수 있는 곡으로 피터 해밀 특유의 강력한 러브 발라드인데 새들에 자신의 감정을 이입한 작시의 아름다움이 멜로디의 애절함에 더해 빛을 발하는 곡이다. 특히 이 곡에서 킹크림즌의 기타리스트 로버트 프립이 우정 출연해 주고 있는데 튀지 않는 잔잔한 일렉트릭 기타 연주가 피터 해밀의 차분한 보컬과 어울려 오히려 격정적으로 느껴진다. 그 외 8곡의 소품들 역시 피터 해밀의 초기 작품이니만큼 VDGG 음악의 복잡하고 긴장감 넘치는 곡들과는 다소 거리가 있어 어렵지 않게 감상하실 수 있을 것이다. 그렇다고 솔로 데뷔 앨범의 곡들이 음악적 완성도에서 뒤진다거나 상업적인 면이 부각된 앨범이라는 것을 의미하는 것은 아니고 VDGG 음악의 연장선이 아닌 별개의 음악으로서의 본작의 가치는 뛰어나다는 것이다. 지금까지 발표된 수 많은 피터 해밀의 솔로 앨범들 중 유독 이 앨범이 영국 아트록계의 중요한 위치를 차지하고 있는 이유를 앨범을 끝까지 들어본 이라면 충분히 수긍할 것이고 이 앨범이 주는 젊음의 풋풋함에 매료될 것을 의심치 않는다. 끝으로 The Birds의 가사 원문을 음미하며 Fool's Mate의 여운을 여러분과 함께 하고자 한다.
글/주봉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