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 B C D E F G H I J K L M N O P Q R S T U V W X Y Z eTc
Ratings: |
|
---|---|
ARTIST: | Los Jaivas |
ALBUM TITLE: | Alturas de Machu Pichu |
YEAR: | 1981 |
COUNTRY: | Chile |
GENRE: | Prog Folk |
LABEL: | Sazam |
TRACKS: | 1. Del Aire al Aire (Alberto Ledo) (2:14) 2. La Poderosa Muerte (Los Jaivas - Pablo Neruda) (11:08) 3. Amor Americano (Los Jaivas - Pablo Neruda) (5:26) 4. Aguila Sideral (Los Jaivas - Pablo Neruda) (5:19) 5. Antigua America (Los Jaivas - Pablo Neruda) (5:37) 6. Sube a Nacer Conmigo Hermano (Los Jaivas - Pablo Neruda) (4:47) 7. Final (Los Jaivas - Pablo Neruda) (2:33) |
MUSICIANS: | - Gato Alquinta / lead vocals, electric and acoustic guitars, bass, cuarto, zampoña, quena, ocarina - Mario Mutis / bass, electric guitar, zampoña, quena, vocals - Eduardo Parra / electric piano, Mini-Moog, tarka - Claudio Parra / grand and electric piano, mini-Moog, harpsichord - Gabriel Parra / drums, percussion, xylophone, trutrucas, tarka, vocals |
원본출처: |
[libero, 김성우, swkim@cclab.kaist.ac.kr]
[AR] Los Jaivas - Alturas De Macchu Picchu (1981) Alturas de Macchu Picchu (The Heights of Macchu Picchu, '81) ***
Lyrics by Pablo Neruda and Music by Los Jaivas
중남미의 많은 나라 중에서도 칠레는 우리나라와 비슷하게 오랜 군부독재를 거쳐온 나라인데, 유럽계 백인과 원주민과의 혼혈이 다수를 차지하는 만큼, 아르헨티나와 더불어 서양적인 전통이 많이 남아 있는 --하지만, 아르헨티나 와는 다르게 인디오들의 민속 전통과도 상당히 접목시킨-- 대중 뮤지션들을 배출시켜 왔습니다. 그 중에서도, Los Jaivas는 60년대에 결성되어 지금까지 활동하는 중진 밴드인데, Quilapayun, Inti-Illimani, Violeta Parra 등과 더불어 자국에서 정치적으로 추방되어 오랜 기간 동안 유럽에서 활동한 적도 있습니다.
여기서, 소개할 작품은 Los Jaivas의 대표작 중의 하나로 알려진 _Alturas de Macchu Picchu_ (1981, 마추피추 산정, The Heights of Macchu Picchu) 입니다. 이 작품은 우리에게 영화 "Il Postino"[주 1] 로 알려진 칠레의 대표적인 시인 Pablo Neruda의 동명의 시에 곡을 붙인 컨셉트 앨범입니다.
잠시 Pablo Neruda(1904년생)에 대해서 알아보면, 19세기 체코 작가 Jan Neruda의 이름을 딴 그는 젊은 시절 상징주의 시들을 발표하여 대중적인 인기를 끌기도 했고, 아시아(버어마,인도)에 잠시 머문 적도 했습니다.
30살에 스페인으로 가서 스페인 내란을 겪으면서 그의 친구들이 암살되기도 하는 등,[주 2] 그는 죽음과 파괴의 현장을 직접 접하면서 후일 사랑과 죽음이라는 코스모폴리탄적인 주제에 관한 대표적인 초현실주의 시인으로 자리매김하게 됩니다.[주 3] 1943년 그는 고국 칠레로 돌아오게 되는데, 이 해에, 20세기에 이르러서야 발견된 안데스 산맥의 마추피추 산 꼭대기의 페허에 다녀오면서 쓴 12편의 시가 바로 _The Heights of Macchu Picchu_ 입니다. 이 때의 경험을 토대로, 후에 그의 대표작 중의 하나가 된 _Canto General_(1950)[주 4] 이 발표되고 이 시도 거기에 실리게 됩니다.
이 시집은 라틴 아메리카 역사, 칠레의 역사 등을 담고 있는 서사시적인 성격이 짙습니다.[주 5] 이 시집 이후에도 현실적이고 자연주의적인 몇몇 시집을 포함한 작품들을 발표하던 그는 1971년 노벨문학상 수상 후, 피노체트의 군부 쿠테타에 의해 사회주의 정권이 실각하고 Victor Jara가 처형된 해인 1973년에 암으로 사망합니다.
장황한 음악외적인 설명은 이정도로 해두고, 이제 본론으로 들어갑니다.
이 앨범은 앞서 설명한 바와 같이, Neruda의 시 _마추피추 산정_을 가사로 하여, 모두 7곡으로 구성되어 있습니다. 앨범 자켓은 푸른 하늘을 배경으로 기괴한 가면을 쓴 거인이 돌무더기/산에 앉아서 투명한 구체를 왼손에 들고 있고, 오른편에는 분화구가 있는 달처럼 생긴 혹성에 도마뱀이 엎드려 있는 그림인데, 아마도, 여기서 이 거인은 잉카의 창조신인 비라코차(Viracocha) 를 가리키는 것 같습니다.[주 6] 자켓의 안쪽은 태양을 정면으로 한 돌로 만들어진 제단을 그린 그림과 마추피추에 오른 그룹 멤버들이 포즈를 취한 사진들을 담고 있습니다. 악기 편성은 고/저 음역의 두 대의 피아노와 보컬, 기타, 관악기들이 번갈아가며 쓰이고 있습니다. 또한, 앨범 전체적 으로 복잡한 대위적인 기법보다는 건반 중심의 --상승과 하강이 반복되는-- 1-2마디의 리프를 배경으로 기타, 관악 또는 보컬 솔로가 주된 멜로디를 변주하면서 좁은 음역에서 들쑥날쑥한 --하지만, 여전히 5음계적인-- 민속적인 전개와 같은 비교적 단순한 형태를 보여줍니다. 또한, 이 앨범은 뛰어난 기교를 바탕으로 어쿠스틱한 사운드 기반의 민속 음악을 연주했던 Inti-Illimani, 민중가요적인 성격이 짙은 감정에 호소하는 곡들을 플륫과 보컬 합창이 주도하는 사운드를 선보였던 Quilapayun과도 다를 뿐더러, 초창기의 안데스의 토속적인 리듬을 행진곡풍의 락 음악에 접목시킨 "노래" 중심의 단순한 Los Jaivas 특유의 사운드에서도 조금 벗어나서, 좀 더 프로그레시브적이고 약간은 슬픈 듯한 느낌을 주는 연주를 들려주고 있기도 합니다. 이것은 주요 수록곡들이 3박자 중심의 단음계의 조성 체계를 가지기 때문이기도 합니다. 어쨌든, 이런 작곡 및 연주 방식은 후에 _Obras de Violeta Parra_와 같은 앨범에서 더욱 뚜렷해지는 것 같습니다.
이 앨범의 또다른 구성의 묘미는 전곡이 시의 전개를 그대로 따르고 있다는 점입니다. 즉, 첫곡은 시의 첫번째 편을, 기타 곡들은 그 뒤에 나오는 시편들을 인용하고 있습니다. 이렇게, 본 앨범이 어떤 메시지나 의도에 관계된 컨셉트 앨범인 이상, 작곡 과정 자체도 그 주제에 영향을 받았을 것이고, 작품의 컨셉트를 어느 정도 파악하게 되면 그 작품을 훨씬 더 잘 이해할 수 있을지도 모릅니다.
지저귀는 새소리로 시작하는 첫곡 "Del Aire Al Aire(허공에서 허공으로, >From Air To Air, 앞으로 나올 영어 번역은 Jack Schmitt를 그대로 따르고 한글은 제 임의로 번역한 겁니다)"는 2분 안팎의 짧은 연주곡인데, 왜곡된 신서사이저 소리를 배경으로 에코(딜레이?)가 걸린 팬플륫(오카리나?) 연주는 안데스 산맥 높은 폐허의 메아리를 동반한 적막한 분위기를 묘사하는 듯합니다.
쟈켓 내부 사진의 긴 목을 지닌 호른 같은 악기 연주로 시작되는 것으로 보여지는 두번째 곡 "La Poderosa Muerte"(The Mighty Death)은 11분여의 긴 곡인데, 죽음을 묘사하는 시의 두번째 편부터 일곱번째 편까지에 해당하는 것 같습니다. 3/4박자의 E 단조를 갖는 이 곡은 몇 부분으로 나눌 수 있는데, 첫번째 부분(3분쯤까지)은 두번째 시편에 해당하는 부분이며, 호른 독주와 곧이어 2마디의 피아노 아르페지오를 배경으로 플륫과 호른이 대화하는 듯한 전개, 이후 보컬이 두번째 시편의 마지막 3행을 읽고, 한음한음 짚어나가는 피아노 연주를 중심으로 둔탁한 드럼이 가세하여 점점 더 강렬한 연주를 들려줍니다. 보컬이 세번째 시편의 마지막 3행을 부르고 난 후, 이제 더욱 빨라진 리듬과 기타 연주 부분이 나옵니다. 이후, 4박자 중심의 더욱 낮은 음역에서 무겁게 시작하는 피아노 아르페지오를 배경으로 한 부분은 이제 6번째 편에 해당합니다.
서너번 반복되는 짧은 피아노 아르페지오만의 연주는 이제 다음으로 넘어가는 것을 의미하는 듯하며, 곧이어, 다시 변화된 리듬(전반부:3/4박자, 후반부:4/4박자)을 가지는 7편에 해당하는 마지막 연을 보컬이 들려줍니다.
세번째 곡 "Amor Americano"(American Love)에 해당하는 8번째 편은 시인이 이제 그가 남아메리카의 자연과 이에 대한 사랑을 관조하는 곳으로 되돌아옴을 나타내는 데, 그에 걸맞게 Los Jaivas 특유의 C단조 4박자의 경쾌한 민속적인 연주와 유쾌한 보컬을 들려주고 있습니다.
네번째 곡 "Aquila Sideral"(Sidereal Eagle)은 3박자계의 곡인데, 제목은 바로 이 그룹의 상징을 나타내는(독수리 별자리?)를 뜻하는 것 같고, 거기에 걸맞게 이 시편은 상징으로 가득차 있습니다.
다섯번째 곡 "Antigua America"(Ancient America)은 10번째 시편에 해당하는 부분이며 3박자와 4박자가 골고루 쓰이기도 합니다.
"Sube A Nacer Conmigo Hermano"(Rise up to be born with me, my brother) 는 12번째 마지막 시편에 해당하는 데, 끝 4행은 다음에 나올 마지막 곡에 나옵니다.
마지막 곡 "final" 은 처음처럼 짧은 곡인데, 마치 파도처럼 강약이 조절된 피아노 반주를 배경으로, 다음의 마지막 행을 부릅니다.
Give me silence, water, hope. 나에게 침묵과 물과 희망을 주시오.
Give me struggle, iron, volcanoes. 나에게 투쟁과 쇠와 화산을 주시오.
Cling to my body like magnets. 자석처럼 내 몸에 붙어.
Hasten to my veins and to my mouth. 내 혈관과 입으로 서둘러 와서.
Speak through my words and my blood. 내 말과 피를 통해 이야기하도록.
다소 장황한듯 하지만, 허접하게(^^;) 곡들을 설명했는데, 전체 앨범의 개인적인 느낌은 알려진 대로 독특한 음색과 비교적 잘 짜여진 연주를 들려주기는 하지만, 너무 비슷한 곡들간의 느낌, 인상적인 선율 또는 감동적인 화성적 전개의 부재가 단점입니다. Quilapayun의 앨범을 좋아하시면 들어보셔도 괜찮을 것 같기도 하네요. 또한, 이 그룹의 음악이 Neruda의 원문을 얼마나 잘 나타내고 있는지는 솔직히 잘 모르겠습니다.
리뷰를 쓰면서 다시금 한계를 느낍니다.
끝으로, 역시 Neruda의 시를 바탕으로 한 그리스 민족 음악가 Mikis Theodorakis의 근작 _Canto General_(쌍방울님이 팔려고 내놓으셨죠?..^^;) 을 접해봤으면 하면서 이 글을 접습니다.
주석
1. 이 영화는 잘 아시겠지만 우리에게 New Trolls-Concerto Grosso, RDM-Comtaminazione, Osanna-Milano Calibro 9의 프로듀서로 알려진 Luis Bacalov 가 음악을 담당했으며, 오스카상 외국영화음악 부문 수상작이었죠?
2. 스페인 내전에서 암살당한 대표적인 인물이 시인 로르까 Lorca죠.
Andy Garcia가 출연한 "Death in Granada(?)"라는 영화에서 이를 다루고 있습니다.
3. Pablo Neruda의 시는 러시아 문학비평가 Mikhail Bakhtin의 저서인 "Rabelais And His World"(영어번역본)에서 괴기적 사실주의(grotesque realism)의 예로 언급된 바 있습니다.
사실, 대화주의, 상호텍스트성, 다성주의 소설, 크로노토프 등 수많은 Bakhtin의 이론은 유럽적인 관점에서 제 3 세계에 비교적 잘 적용되기도 한다는데, 다성주의라든지 괴기적 사실주의 같은 경우, Bakhtin이 지금까지 살아 있다면, 같은 남아메리카 작가이며 노벨문학상 수상자인 Gabriel Garcia Marquez의 대표작 '백년 동안의 고독'을 언급했을지도 모르죠.
4. 이 시집의 제목은 총가요집 또는 온갖 노래, The Songs of All 또는 General Chant 등으로 번역가능하다고 합니다.
5. 그런데, 시완에서 발매된 Quilapayun의 _La Revolution Et Les Etoiles_ 에 수록된 Neruda가 쓴 볼리바르 Bolivar 장군(19세기 초 San Martin과 함께 스페인에 대항하여 중남미의 대규모 독립전쟁을 펼친 대표적 인물)을 위한 시 _Un Canto Para Bolivar_(A Song for Bolivar?)는 이 시집에 없더군요. San Martin에 관한 시는 있지만서도.
6. 비라코차, 마추피추, 나즈카 등에 대한 고고학적이고 신비적인 내용에 대해서는 Graham Hencock 저서의 "신의 지문" 상권에 잘 나오는 것 같더군요.
참고자료
1. 파블로 네루다, 네루다시집:스무 편의 사랑의 시와 한 편의 절망의 노래 (정현종 옮김, 개정판), 민음사, 1994.
2. Pablo Neruda, Canto General(trans. Jack Schmitt), U. of California Press, 1991.
3. Carlos Lowry, Discografia Jaivas(Los Jaivas Hompage), http://www.eden.com/~carlos/jaivas.html.
4. Ray Goforth, Some thoughts on Pablo Neruda's epic poem "The Heights of Macchu Picchu", http://www.ucaqld.com.au/news/issue1/neruda.html.
5. 민용태, 스페인.중남미 현대시의 개척자들: 로르까에서 네루다까지, 창작과비평사, 1995.
6. 카를로스 푸엔테스, 라틴 아메리카의 역사(서성철 역), 까치글방, 7. Mikhail Bakhtin, Rabelais and His World(trans. Helene Iswolsky, U. of Indiana Press, 196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