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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RTIST: | Fruupp |
ALBUM TITLE: | Modern Masquerades |
YEAR: | 1971 |
COUNTRY: | Ireland |
GENRE: | Symphonic Prog |
LABEL: | Dawn |
TRACKS: | 1. Misty morning way (6:55) 2. Masquerading with dawn (7:15) 3. Germenghast (10:46) 4. Mistery might (8:20) 5. Why (4:08) 6. Janet planet (2:54) 7. Sheba's song (8:26) |
MUSICIANS: | - Peter Farrelly / bass, flute, vocals - Martin Foye / drums, percussion - John Mason / keyboards, vibes, vocals - Vincent McCusker / acoustic & electric guitars, vocals |
원본출처: | http://koreanrock.com/wiki.pl?Fruupp |
필자의 변명(I) 말(言). 우리는 참으로 다양하고도 많은 말을 한다. 신문, 잡지, TV, 라디오 등등 어쩌면 말의 홍수 속에서 점점 말이 지닌 본래의 의미에 무뎌지고 있다는 생각을 가끔한다. 우리가 쓰는 말들을 가만히 들여다보자. 그 단어가 지닌 참의미를 이해하기보단 뉘앙스에 고개를 끄덕이는 경우가 많다. 그러기에 어떤 단어를 접했을 때 이해에 앞서 선입견에 빠지는 경우가 종종 있다. 필자도 마찬가지이다. 내 안 의 편견을 없애기 위해 가능한한 여러쟝르의 음악을 접하려 노력하지만 가끔은 어떤 그룹 또는 뮤지 션을 규정짓는 단어에 먼저 주눅이 들고 그래서 거부감이 생기기도 한다.
아트록을 듣기 시작하며 그 장르가 지닌 장점들에 많이 매료가 되었지만 몇몇 그룹들의 아마추어적 인 연주를 접하면서 아트록에 대한 열정이 식기 시작했다. "역시 몇몇 잘하는 그룹을 제외하면 쯧쯧 …" 이상과 현실의 괴리일까? 뜻은 높지만 거의 행위에 가까운 연주들을 접할 때마다 이런 생각은 반 사적으로 일어났다. 그래서 아트록 전문 레이블인 시완레코드에 입사할 때 나름대로의 불안함을 느끼 기도 했다. "난 이태리나 영국 명그룹들의 아트록을 선호하는데 생전 보도 듣도못한, 발음하기조차 힘 든 뮤지션들의 음악을 접해야 하는구나. 아" 하지만 입사한 후 여러 가지 아트록을 접하며 내 자신 의 우매함을 반성하게 됐다. 특히 이제 소개할 FRUUPP은 그러한 마음가짐과 아일랜드라는 나라의 저력을 피부에 와 닿게 만든 그룹이다. 잘 알지도 못하던 뮤지션의 음악이 너무 괜찮고, 게다가 그 앨 범의 해설지까지 쓸 수 있다는 것은 필자의 복이라 느끼며 즐거운 마음으로 소개를 한다.
FRUUPP이 마련한 마지막 가장무도회
FRUUPP은 이미 2장의 앨범이 국내에 발매되었지만 간략하게 그들의 궤적을 더듬어 보기로 하자. 기타를 담당하는 아일랜드 출신의 Vincent Mccusker를 중심으로 결성된 FRUUPP은 1971년 5인 조로 정식출범을 한다. 하지만 이내 보컬리스트가 탈퇴하고 그 빈자리를 Peter Farrelly(베이스)가 겸 하게 된다.
장기간의 전영국 투어로 호흡을 맞춘 이들은 우리에게 매우 친숙한 레이블 DAWN과 계약을 맺고 1973년 대망의 1집 (Future Legends)(국내발매)를 발표한다. 신인임에도 짜임새있는 구성과 높은 연 주력으로 데뷔작은 호평을 얻어낸다. 그후 현악기 많이 가미된 와 심포닉-록을 추구한 (The Prince Of Heaven's Eyes)(국내 발매)를 통해 아일랜드의 정상급 그룹으로 평가받지만 이제 소개할 (Modern Masquerades)를 마지막으로 아쉬운 해산을 맞이한다.
한편, 3집을 끝으로 그룹의 초기 분위기에 많은 공헌을 했던 키보디스트 Stephen Houston이 탈퇴 하고 재주꾼 John Mason(키보드, 비브라폰)이 가입하여 전화위복의 전기를 마련한다. 새 멤버의 영입 은 본작품을 예전 앨범들과 구분짓게 하는 중요한 요인으로 작용한다.
수록곡을 살펴보면 (Misty Morning Way) 새멤버 John의 몽환적인 비브라폰으로 포문을 여는 곡이며, 70년대 가요풍의 기타연주가 인상적이 다. 비교적 예전분위기가 잘 묻어있는 곡이라 생각된다.
(Masquerading With Dawn) 1집의 (As Day Breaks Dawn)과 흡사한 제목인 이 곡은 Vincent의 기타, John의 건반악기, Peter의 보컬, 이 3박자가 잘 어우러지며 유연한 완급조절이 돋보인다.
(Gormenghast) 지명(地名)으로 추측되는 낯선 제목이 주는 이질감과는 달리 물을 머금은 듯이 촉촉한 Peter의 보 컬과 Vincent의 정확한 기타, 간간히 들리는 색서폰이 그윽함을 자아내는 이색작이다.
(Mystery Might) 긴장감을 조성하는 도입부의 급박한 템포에서 그들 특유의 서정적인 분위기를 거쳐 다시 빨라지는 드라마틱한 분위기가 돋보이는 곡, 중기 딥퍼플의 존 로드를 연상시키는 John Mason의 탁월한 건반 연주도 빼놓을 수 없으며, 중간부분의 드럼과 어우러지는 멤버 개개인의 협연이 일품이다.
(Why) 앨범에 수록된 대부분의 곡들이 우수하지만, 1·3·4번째 곡들과 더불어 가장 뛰어난 곡이 아닌가 싶다. 너무나 애절하면서도 여린 Peter의 보컬과 수채화처럼 투명한 John의 피아노는 듣는 이의 영혼 까지 맑게 하는 듯 하며, 사랑이 지난 후에 아쉬움을 표현하는 애틋한 심정이 잘 묘사되어 있다. 가사 의 일부분을 소개하면 "당신과 함께 했던 시간은 얼마 안됐었죠. 그리고 문득 깨닫게 됐습니다. 내가 진실한 사랑을 하고 있다는 것을, 숨겨진 사랑. 이제 모든 것은 사라졌습니다." 키보드 연주자 John의 재능이 숨김없이 노출되어 있는 곡이라고 느껴진다.
(Janet Planet) 상쾌한 느낌을 주는 곡이며 Spiral Staircase의 (More Today Than Yesterday)와 비슷한 구성을 지닌 곡이다.
(Sheba's Song) 애수에 젖은 Vincent의 기타와 고운 화음이 인상적인 다시 앨범의 처음으로 돌아온 느낌을 주며 이들의 마지막 가면무도회는 막을 내린다.
흔한 이야기중에 뮤지션은 죽음을 앞두고 그룹은 해산에 앞서 명반을 토해낸다는 속설이 있다. 이 들도 해산의 예감을 느꼈던 것일까? 전작품들에 비해 손색이 없는 완성도 높은 음반을 마지막으로 남 겼다. 이와 더불어 King Crimson을 거친 Ian Mcdonald의 제작참여는 음반의 완성도에 단단히 한몫을 하며 앨범을 보다 윤택하고 짜임새있게 이끌고 있다.
필자의 변명(II)c 새삼스러운 이야기지만, 다시한번 음악이라는 대양(大洋)은 참으로 깊고도 넓다는 생각이 든다. 내 자신은 육지에서 손톱만큼 바다로 나와있는 점하나와 같은 존재라는 사실을 절실히 느끼게 되었다. 서두에서 밝혔듯이 단어가 주는 뉘앙스에 주눅들거나 선입견을 갖지 말았으면 한다. 적어도 본 작 품을 앞에 두고 [쟝르나눔]은 하지 말았으면 한다. 무슨 무슨 장르로 규정짓는 것은 오히려 그 음악의 본질에 대한 접근을 방해하는 요인이 될 수도 있기 때문이며, FRUUPP의 (Modern Masquerades)에 는 장르를 초월하여 여러사람이 공유할 수 있는 아름다움이 내재되어 있기에 더더욱 그러하다. 가능 하면 마음을 하얀 도화지처럼 비우고 음악을 받아들이자, 바로 그때 음악은 마음의 캔버스위에 형형 색색으로 감동을 채색할 것이다.
배울 것이 많다는 것은, 채울 수 있는 희망이 있다는 사실은 참으로 즐거운 일인 것 같다. 글을 마 치는 지금 내자신은 어느 광고의 배우처럼 콧노래가 절로 난다. "랄라라......
글/송기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