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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atings: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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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RTIST: | Everon |
ALBUM TITLE: | Paradoxes |
YEAR: | 1993 |
COUNTRY: | Germany |
GENRE: | Heavy Prog |
LABEL: | SI |
TRACKS: | 1. Face The World (6:25) 2. Private Warriors (5:13) 3. Circles (6:28) 4. Shadowboxing (5:39) 5. Paradoxes (9:43) 6. Reflections (6:55) 7. It Almost Turned Out Right (3:40) 8. Marching Out (7:24) 9. Open Windows (5:48) |
MUSICIANS: | - Oliver Philips / vocals, keyboards and lead guitar - Christian Moos / drums - Schymy / bass - Ralf Janssen / guitar |
원본출처: | http://koreanrock.com/wiki.pl?Everon |
프로그레시브 메탈이란 뜻인가 아니면 과거 프로그레시브 록의 방법론을 일부 수용한 메탈이란 뜻인가, 만약 진보적인 메탈이라는 뜻이라면 이러한 카테고리에는 기존의 메탈과는 무엇인가 다른 실험적인 것을 수용한다는 의미에서 데스메탈이나 블랙메탈 등이 포함되야 하겠지만 인구에 회자되는 프로그레시브 메칼이란 대부분의 록과 마찬가지로 고유명사적인 의미로 받아들여져야 할 것이다. 이러한 장르를 다루는 많은 평론가들이 러쉬나 퀸 스라이크를 이 계보의 할아버지 격으로 위치시키는 것으로 보아 프로그레시브 메탈이란 키보드 파트를 중시하고 속도감 있고 이에 약간 지적인 가사와 SF적인 내용을 담은 것?
그렇다면 한 음악에 대해 굳이 무언가 구분하고자 하는 악취미를 가진 평론가들은 고민하게 된다. 메탈-프로그레시브 록의 경계를 어떻게 구분짓는가 하는 것이다. 메탈 30%에 프로그레시브 록 70%면 메탈릭 프로그레시브 록(참 이름도 잘 만든다)이고 메탈 70%에 프로그레시브 록 30%이면 프로그레시브 메탈인가? 요즘과 같은 탈경계의 시대는 분명 여러 글쟁이(글로 돈을 번다는 의미에서)에게 매우 곤혹스러운 시대일 것이다. 이럴 때 어떤 천재가 나타나(그는 음악과 수학, 그리고 음향학에도 담통 하여야 할 것이다.) 기준표를 만들어 준다면? 그리고 프로그램화 시켜 음악을 컴퓨터에 입력시키기만 하면 다음과 같은 조성표가 0.1초도 채인되어 나온다면?
지금 귀하가 입력하신 음악은 메탈 25.5%, 프로그레시브 37.8%, 순수하드록 15.5%, 사이키델틱 11.2%, 그리고 재즈 10%입니다. 그리고 작가의 작곡력은 78.8점, 편곡력은 60.0점, 연주력은 50.0점, 평균 63.1점이군요. 그리고 약간의 코멘트까지 조금 수준있는 음악을 들사는 것이 어떨까요?라고 말이다. 다행스럽게도 이러한 일은 결코 없을 것이다.
아무리 과학이 발달한 현대라 하더라도 불확정성 원리에서 퍼지이론이나 카오스이론까지 우리는 어떤면에서는 측정 불가능 혹은 예측 불가능한 시대에 살고 있기 때문이다.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음악에는 주관적 감성이 개입된다는 것이다. 똑같은 복제 인간이 사는 사회가 아닌 담에야... 아무튼 장르를 구분하기 애매한 음악이 나온다는 것은 어떤 의미에선 바람직한 것이다. 의도적이든 그렇지 않든 간에 이러한 많은 작품들은 어떠한 의미에서 지배적 담론의 형성에 대항하는 기능을 가지고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그것은 '작품'으로서의 일정 수준을 갖추고 있을때만 가능한 것이다.
Everon의 'Paradoxes' 우선 지금 여러분들이 듣고 계신 음반을 담고 있는 커버아트를 감상해보자.
철재인지 석재인지 알 수 없는 기둥옆에는 장대한 바다의 광경이 펼쳐져 있고 그 가운데는 거대한 로못 고래가 막 바다로 잠수하는 중이며 주위에는 시원한 하얀 물보라가 일고 있다. 그리고 거기서 얼마 떨어지지 않은 수면에는 한 배가 아무일 없는 듯이 고요히 항해하고 있다. 이 가상의 세계에서 고래는 아마도 신성한 동물일 것이다. 기둥에 새겨진 부조물을 자세히보면(그리고 앨범의 뒷 커버를 비교하면) 해시계위로 바다를 헤치고 가는 고래가 새겨져 있기 때문이다. 커버를 먼저 보시라고 한 이유는 지금 소개하는 그룹 에베론이 펼치는 장대한 음공간이 이 커버아트의 이미지와 매우 흡사하기 때문이다.
에베론의 이 앨범은 네덜란드의 선진 아트록 레이블인 SI Music(SI Music에서 발매된 것 중 우리나라에서 라이센스 화 된 것은 국내에서도 많은 호평을 받은 코다(Coda)의 데뷔앨범이었다.)에서 발매되었지만 사실 이들은 독일의 신생 그룹이다. 항간의 평에는 그룹의 음악을 프로그레시브 메탈로 구분하고 있지만 과연 그러한가? 그리고 그들은 그들 자신의 음악을 어떻게 생각하는가. 다음은 외지에 소개된 그들의 인터뷰중 한 부분이다.
Q : 왜 당신은 'Paradoxes' 앨범을 SI Music에서 발매하기로 결정했나요? 독일이나 다른나라에서도 에베론에 관심을 가지고 있던 레이블이 있지 않았나요?
A : 아, 우리가 왜 SI Music을 통해 앨범을 발표했는지 말인가요? 그들은 매우 친절한 사람들이었고 다른 레이블에서 발표할만한 직접적인 이유가 없었지요. 둘 정도의 다른 레이블이 우리의 작품에 관심을 가지고 있었지만 SI Music이 가장 전도 유망한 레이블로 보여서 그들과 계약하게 된 것이지요. 그밖에 로테르담은 우리가 살고 있는 곳에서 그다지 멀리 떨어지지 않은 곳이기 때문이기도 하지요.
Q : 지금까지 총 몇장이 팔렸나요?
A : 최근의 판매량은 알 수 없지만 10월에 약 8,500장을 팔았는데 그 중 5,000장은 일본에서 팔린 것이지요. 나는 'Paradoxes'의 판매 호조는 이 앨범이 1993년에 발표된 다른 프로그레시브 록과는 다른 사운드를 보여주기 때문이라고 믿고 있습니다. 우리는 이 작품이 '프로그레시브' 해야한다는 것은 전혀 중요한 문제가 아니라고 생각했습니다. 우리는 단지 우리 마음에 드는 곡을 연주하려 한 것뿐이지 프로그레시브니 하드록이니 하는 것에는 신경을 쓰지 않았지요. 우리는 이것이 순조로운 판매의 원인이었다고 생각합니다. 하지만 더 큰 이유는 E.Roc(필자주 : 이전 독일 아트록 그룹인 그로프슈니트(Grobschnitt)의 드러머이자 실질적 리더였음)의 탁월한 제작 솜씨와 그레고리 브릿지스(Gregory Bridges)의 훌륭한 커버아트 때문이지요.
인터뷰에서 밝히고 있듯이 그들의 음악은 프로그레시브 록도 프로그레시브 메탈도 아니다. 단지 '프로그레시브 록 팬어필할 수 있는 록 음악'이라고 이야기하는 편이 올바른 것일 것이다.
총 8곡으로 구성되어 있는 이들의 앨범은 굳이 이야기 하자면 'Power Windows'이후 러쉬(Rush) 음악과 매우 흡사하며 한편으로는 드림 시어터(Dream Theater)를 닮아있다. 경쾌하고 속도감 있게 빛을 발하는 키보드와 베이스 연주는 이들이 신진밴드임을 망각하게 할 정도의 탄탄한 실력을 보여준다.
자신만만한 그들의 연주와 더불어 Oliver Philipps의 보컬(그는 90년대가 낳은 매우 재능있는 보컬리스트임에 분명하다.)은 이들 음악의 공간적 영역을 더욱더 확장시켜준다. 그리고 흐트러짐 없는 각 파트의 조화와 뛰어난 영상감은 아마도 제작을 맡은 E.Roc의 역량에서 비롯된 것일 것이다. 무엇보다도 이 앨범의 매력은 시원함과 명료함이다. 이들의 음악에는 고상한척하는 가식이나 소리의 조작으로 연주의 아마츄어리즘을 은폐하려는 비겁함이 없다. 이 앨범이 많은 팬들에게 호응을 받는 이유는 이 때문이다. 대중들은 더 이상 바보가 아니다. 그들은 자신이 좋아하는 것을 분명이 알고 있고 더불어 작가의 의도를 파악할 만한 식견을 가지고 있다. 어설픈 아트록에 대해서는 등을 돌리고 있는 것이다. 이는 90년대 신진 아트록 밴드에게 매우 부담스러운 것이겠지만 청자의 입장에서는 매우 희망적인 현상임에 분명하다. 그러한 의미에서 에버론의 등장과 국내에서의 'Paradoxes' 앨범 발매는 매우 기분 좋은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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