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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RTIST: | Emerson, Lake and Palmer |
ALBUM TITLE: | Love Beach |
YEAR: | 1978 |
COUNTRY: | U.K. |
GENRE: | Symphonic Prog |
LABEL: | Atlantic |
TRACKS: | 1. All I Want Is You (2:35) 2. Love Beach (2:46) 3. Taste Of My Love (3:33) 4. The Gambler (3:23) 5. For You (4:28) 6. Canario (From Fantasia Para Un Gentilhombre) {J. Rodrigo} (4:00) 7. Memoirs Of An Officer And A Gentleman (20:16) - 1. Prologue / The Education Of A Gentleman (5:33) - 2. Love At First Sight (5:37) - 3. Letters From The Front (5:20) - 4. Honourable Company (A March) (3:46) |
MUSICIANS: | - Keith Emerson / keyboards - Greg Lake / vocals, guitars - Carl Palmer / drums, percussion |
원본출처: | http://koreanrock.com/wiki.pl?EmersonLakeAndPalmer |
일단 재킷부터 보는 사람으로 하여금 뒤집어지게 만드는 이 앨범은 평자들로 부터 거의 예외없이 결코 가까히해서는 안되는 앨범으로 여겨지고 있다. 사실 세명의 마초가 해변에서 허리에 손을 얹고 서있는 모습은 비슷하게 세명의 얼굴이 실렸던 Trilogy의 신화적 이미지에 비교하면 거의 몰락에 가까운 이미지라고 할수 있다. 게다가 '사랑의 해변'이라니, 가히 경악에 가까운 타이틀이다.
곡 제목들을 보면 더욱 가관이다. '내가 원하는 것은 너뿐이야', '사랑의 해변', '내 사랑을 맛봐줘', '널 위해', '첫눈에 반한 사랑'. 이정도면 예전 ELP에 비교해봤을때 엽기적이라고 해도 좋으리라. 사운드 면에서도 그 배신감은 뚜렷하게 느낄 수 있는데 기교파 연주자들의 연주라고는 결코 믿을 수 없는 말랑말랑한 멜로디에 느긋하기까지한 연주, 레이크의 단조로운 노래 스타일 등 상당히 참기 힘든 수준이다. 옛 모습을 조금이라도 가지고 있어보려했던 로드리고의 Canario나 뒷면을 채우는 대곡 '사관과 신사의 이야기'에서도 마찬가지다. Canario는 그래도 이전 분위기를 내고 있지만 역부족이라는 느낌을 지울 수 없고 Memoirs of an Officer and a Gentleman은 연주를 담은 대곡이라기보단 배경음악이 있는 멜로드라마 낭송 곡이라고 생각하면 될거다.
Works Vol.2도 어지간했는데 고작 일년 사이에 이건 좀 심하다고 여길 정도로 이전과는 단절되었다. 자 이쯤되면 좀 수상하다. 어떻게 이렇게 철저하게 짜증날 수가 있을까. 이건 실수가 아니다. 이들은 철저하게 상업적인 밴드가 되기로 한 것이고 레이크의 보컬을 간판삼아 사랑노래를 밀기로 했다. 가능하면 C'est la Vie같은 히트곡이 나오길 바라며. 대곡에서도 사람들이 좋아할만한 감동적인 이야기를 손쉽게 노래해주자. 신필드의 가사와 레이크의 보컬, 그리고 에머슨이 만드는 멜로디와 피아노 연주면 얼마든지 멜랑꼴리한 교향시 한편 정도는 만들 수 있다. 이런 식으로 밴드는 생각했던 것이 분명하다. 저 재킷도 당시의 팝 뮤지션들의 재킷을 살펴본다면 뭐 크게 떨어지는 것도 아니었다.
결과는 외면이었다. 대담한 실험이었지만 너무나 당혹스러운 실험이었고 펑크/뉴웨이브 사운드에 대응하기엔 역부족이었다. ELP는 전체 앨범 판매고가 4천만장이 넘는 슈퍼스타였기에 다른 프로그레시브 밴드들처럼 쉽게 사그러 들 수는 없었고 그때문에 유례가 없는 대변신을 시도했던 것이다. 이것도 '진보적'인 것일까. 밴드는 자연스럽게 해산되고 파머는 아시아Asia로 갔으며 레이크와 에머슨은 솔로 활동을 시작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