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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atings: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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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RTIST: | Alberto Radius |
ALBUM TITLE: | Che Cosa Sei |
YEAR: | 1976 |
COUNTRY: | Italy |
GENRE: | Italian Progressive Rock |
LABEL: | CBS |
TRACKS: | 1. Che Cosa Sei (What you are) 2. L’Asino(The Donkey) 3. Il Respiro di laura(The breath of Laura) 4. La Meta (The goal) 5. Sound 6. Salamoia(picking brine) 7. Suoni(Sounds) 8. Zenit (zenith) 9. Pop Star |
MUSICIANS: | |
원본출처: | http://koreanrock.com/wiki.pl?AlbertoRadius |
[BrainSalad, 2002.1.10 엽기프로그매니아클럽]
6줄의 기타현 위에 냉큼 올라앉은 참새와 피크를 쥔 손, 그 6줄을 입에 문 얼굴없는 라디우스….이 앨범의 커버 그림이다…
이탈리아의 기타영웅, 알베르토 라디우스. 이 사람의 약력이나 실력에 대해서 이러쿵저러쿵 얘기하는건 그야말로 뱀발이 아닐 수 없을 것 같다. 워낙에 좋은 느낌을 갖고 들었던 Il volo의 “Canti E Suoni”가 있었기에….Formula 3에서의 활약만큼이나 뇌리에 깊이 새겨졌던 그의 기타연주였다. 내가 IlVolo의 Canti E Suoni(Songs and Sounds)에 유달리 애착이 가게 된건 첨 접했을 당시 무릎을 치며 공감하고 읽었던 김상현씨의 해설지 영향도 솔직히 있는 듯 하다. Radius의 연주실력이나 음악적인 역량을 논하기에 앞서 그의 음악여정 자체가 우리에겐 감동이고 큰 길이 아닐 수 없다. 수 십년 간 특급연주자로서, 작곡가로서, 프로듀서로서, 제작자로서 이탈리아 락계의 거물로 군림해온 인물이다. LucioBattisti, Franco Battiato, Franco Simone등의 절친한 친구로, 때로는 협력자로 활약은 일일이 여기서 열거할 필요가 없다고 본다. 물론 그의 작품들이 모두 다 높은 평가를 받고 있는 건 아니지만, 시대의 흐름을 쫓아가며 자신의 기본을 흐트러뜨리지 않고 간직한다는 것…쉬운 일은 아니다. 비록 전성기를 기억하는 팬들에게 욕을 먹고 실망은 줄지언정 정작 아티스트 자신의 음악인생은, 스스로 만족할만한 변신에 성공한 건지도 모를 일이다. 그런 만큼 장수하는 뮤지션, 그룹….모두 존경한다…더구나 한우물 파면서 날로 진화하고 발전해가는 Fripp 몬스터 같은 경우는 심지어 외계인 아닐까 의심된다. 엉뚱한 길로 얘기가 새는 듯 하군….
본작은 너무나도 당연한 얘기지만 그의 여전히 섬세한 “기타”연주와 매끄럽고 유려한 G.F. Monaldi의 오키스트레이션을 전면에 내세워 이탈리아 팝록과 때로는 디스코음악에 가까운 소프트 넘버들을 수록하고 있다. 혹시나…그런 분 많지 않겠지만….이 음반의 유명세(?)로 인해 담겨있는 음악에 대해서도 대단한 기대를 하시는 분이 있다면 단언코 꿈 깨라고 하고싶다. 그렇다고 해서 형편없는 음악이라는 얘기가 아니고 당신이 그에게 요구하는 정교하고 숨막히는 연주 같은 건 여기엔 없다…는 것이다. IlVolo의 2집까지 활동을 마친 후 1976년에 발표된 본 앨범은(솔로로는 두 번째던가?) 그래서 그의 그룹(정확히 트리오 생활이라는 게 낫겠다) 청산의 의미도 있거니와 과거 프로그레시브(또는 머…이탈리안 아트락…뭐가 됐건간에) 음악과의 결별처럼 느껴지는 음반이다. 물론 이후에 Alice같은 그룹에 참여하긴 하지만 아트락이라고 생각할 수는 없을 것 같다.
이 앨범에 얽힌 사연은 특별히 아는건 없다. 다만, 아는 사람은 다 아는 불법(?)복제물을 갖고있을 뿐이다. 발굴과 홍보는 십중팔구 일본 오따꾸들과 딜러들에 이루어졌을 거라고 짐작하고 있다. 본인이 가진 CDR도 일본에서 재발매가 이루어졌던 시디의 재킷을 스캔한 듯 보인다. 어떤 경위로 발매되었던 건지는 모르겠지만 사실 이걸 구하던 시점에서 그게 무슨 상관이었으랴…
음반의 제목이자 앨범 첫 곡인 Che Cosa Sei는 아무리 해도 단순한 웹 번역으로는 먼 뜻인지 잘 모르겠지만 6개를 이루는 것에 대한 은유적인 표현(6현의 기타를 의미하는 듯)인 것으로 치고 넘어가련다. 원래 잘 안하는 짓인 가사에 대한 접근이나 곡명 해석을 시도하려니 너무 힘들다.
나지막이 깔리는 키보드 음향과 어쿠스틱 기타 위로 그의 보컬이 차분하게 읇조리듯 시작되는 이 곡은 그의 절절한 보컬에다 키보드 효과음과 절묘하게 호흡하는 기타 연주를 만끽할 수 있는 멋진 곡 되겠다. 근데 듣고 나면 먼가 아쉽고 허전해지는건 왜일까. 이렇게 멋진 곡이 이렇게도 짧을까 하는 아쉬움과는 사뭇 다른 느낌. 당나귀라는 요상스런 제목의 두번째 트랙에서는 제목만큼이나 독특한 코러스(이건 글로 표현이 안됨. 당나귀 울음소리를 표현한거라고 함)도 감상할 수 있다. 전체적으로 빠른 템포의 현악이 곡을 주도한다.
다시 한번 멋들어진 어쿠스틱 기타 연주로 시작되는 “로라의 숨결”은 음반 전체를 통틀어 타이틀곡과 함께 가장 자주 찾게 되는 발라드로서, 찰랑거리는 심벌즈의 귓전을 간지럽게 하는 느낌이 좋다.
제목조차 쌍둥이 같은 Sound와 Suoni는 나름대로 자신의 노래 실력이 꽤나 절묘하고 맛깔스러움을 보여주는 발라드들이며 양념처럼 구석구석에 도사리고있다가 맛을 내주는 신서사이저의 효과음들과 뒷전에 깔려있는 피아노, 기타와 주거니 받거니 전개되는 현악 등이 한데 어우러진다. 아니, 사실 이런 분위기는 음반 전체를 지배한다.
다른 곡들도 소개를 해드리고 싶지만 워낙 최근 이런걸 쓰는게 고통스럽던 차에 쓸려니까 정말 천편일률적이고 진부한 표현들만 튀어나와서 그만 줄이는게 낫겠다싶다. 무엇보다도 이 음반은 Formula3, Il Volo와 같은 걸출한 그룹 출신의 기타리스트가 아닌, Singer-songwriter로서, 재능있는 뮤지션으로서 훗날 프로듀싱과 제작 등으로 폭을 넓히는 시작 단추였다고 생각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