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e Orme - Ad Gloriam

이태리의 슈퍼 그룹 Le Orme에 대해서는 이미 아트록 매거진 4호에서 자세히 설명되어 있다. 하지만 자국 이태리나 국내에서의 그들의 지명도에 반해 우리 시장에서는 아직 그들의 음반을 찾아보기 힘들다. 대표작 [Felona E Sorona]와 데뷔앨범인 본작만이 소량 수입되어 배포되었고 조만간 세 번째 앨범[Collage]가 라이센스로 발매될 예정이다.

68년에 발표된 Le Orme의 데뷔작인 이 앨범은 사이키델릭 음악의 산물로 이태리록계가 이를 어떻게 수용했는가를 잘 보여주는 작품이다. 이들은 당시를 풍미했던 사이키델릭 사운드와 비트 계열의 사운드를 혼합해 Le Orme만의 독특한 음악을 들려주고 있으며, 비틀즈의 [Sgt. Peper's Lonely Hearts Club Band]냄새가 나는 곳도 있다 앞 뒷면의 첫 곡 <Introduzione>, <Fumo>를 비롯해 다수의 곡들이 사이키델릭한 몽롱함을 들려주고 있고, 대표곡 <Ad Gloriam>, <Mita, Mita>는 이태리 비트 그룹으로부터 많은 영향을 받은 곡들이다. 또한 <Fiori Di Giglin>는 시종일관 멜로트론을 백그라운드로 전개되는 곡으로, 적어도 이 앨범에서만큼은 이질적인 곡이다.

필자는 이 앨범을 들으면서 재미있는 사실을 하나 발견했다. 그것은 영국의 대표적인 캔터베리 아티스트 Caravan의 두 번째 앨범 [If I Could Do It All Over Again I'd Do It All Over You]와 이 앨범과의 유사성이다. Caravan의 네명의 멤버들이 그룹명을 중심으로 원의 형태로 얼굴을 내밀고 있는 이 앨범의 뒷면 커버아트와 다양한 건반악기를 중심으로 한 사운드적인 면의 유사점은 당시의 음악적 교류가 영국에서 이태리로의 일방적 유입이 아닌 역류현상도 나타나고 있음을 보여주는 증거로 볼 수 있다. (Le Orme의 작품은 68년, Caravan의 앨범은 70년에 발표되었다. (1969년작)

글:맹한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