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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회 수 : 7046
2010.03.03 (20:21:37)
ETC
Ratings: 
 
ARTIST:  Aleph 
ALBUM TITLE:  Surface Tension 
YEAR:  1977 
COUNTRY:  Australia 
GENRE:  Progressive Rock 
LABEL:  M2U(2003) 
TRACKS:  1. Banshee
2. Man Who Fell
3. Morning
4. (You Never Were A) Dreamer
5. Mountaineer
6. Heaven's Archaepelago 
MUSICIANS:  Mary Jane Carpenter (keyboards)
Ron Carpenter (drums)
Dave Froggett (guitar)
Mary Hansen (keyboards)
David Highett (bass)
Joe Walmsley (vocals) 
원본출처:  http://koreanrock.com/wiki.pl?Aleph 

A hidden jewel of Australian progressive rock!!
"...John Walmsley's high-tone vocal reminds me of the charisma of Jon Anderson..." --Sim YunBo

 

 

 심윤보 : 음반 속지 리뷰

호주의 시드니를 중심으로 활동했던 Aleph.... 밴드명-'Aleph'은 히브리어의 첫 번째 글자이다. (이 글자가 앨범 자켓을 보면 밴드이름 부분에 나와있다) Aleph(알렢)은 영어 알파벳에서 A에 해당하는 문자로 수준이나 질(質)이 A급에 해당한다,는 의미를 가지고 있다. 야무진 밴드 이름처럼, 음악을 들어보면 수준 높은 연주력과 보컬실력을 보여준다. 앨범 타이틀은 공상과학 소설을 좋아하던 밴드의 리더가 Star Trek의 작가로 유명한 James Blish의 단편소설 'Surface Tension(1952)'에서 따온 것이라 한다. 마침 밴드가 결성되던 해(1975년)에 James Blish가 타계하여 영향을 받은 듯 하다.
우선 첫곡 Banshee(반시)는 여자라는 의미의 반'ban(bean)'과 요정이라는 의미의 시이'shee(sidhe)'의 합성어로서 아일랜드 민담에 따르면, 무서운 울음소리로 집안 사람의 죽음을 예고한다고 하는데, 초반에 나오는 황량한 바람소리의 효과음이 그런 분위기를 충분히 느끼게 해준다.
피아노 소리가 깔리고 Joe Walmsley의 하이톤 보컬이 나오기 시작하면, Joe의 목소리가 Yes의 Jon Anderson의 그것과 많이 닮아 있다는 것을 쉽게 간파 할 수 있을 것이다.
Jon Anderson의 목소리 보다 조금 굵고, 깊이가 있는 목소리는 앨범전체에서 압도적인 존재감으로 곡의 흐름을 이끌어 나간다. 한마디로 카리스마있는 Joe Walmsley의 목소리와 Aleph의 존재를 원심분리해 내는 것은 불가능하다.
중반부에 곡의 무게를 떠받치는 David Froggatt의 헤비한 기타워크는 적재적소에서 터져나와 곡의 세련됨을 더 해준다. 그의 기타 스타일의 일반적인 평가는 KingCrimson의 RobertFripp의 기타 세계관과 같은 맥락으로 보는데, 그말을 듣고 보니 또 그렇게 들리는 것 같다. 짜릿한 기타 음옆에 착 달라붙는 멜로트론의 연주도 흠잡을 때 없이 좋다. 사실 이 곡 한 곡 만으로도 본작의 소장가치는 충분하다할 만큼 비할데 없이 소중한 트랙이다.

두 번째 곡 Man who fell은 초반부분이 마치 확성기를 통해서 부르는 것 처럼 들리는데, 예의 Joe Walmsley의 시원시원한 보컬이 곡 전체를 지배한다. 후반부에 신써사이저 사용이 돋보이는 경쾌한 록 넘버.

강한 비트의 드럼 솔로로 시작하는 세 번째 곡 Morning은 짧지만 매우 매력적인 곡이다. 기타와 키보드의 단호하고 굵직한 연주에 귀 기울이고 있으면, 이렇게 잘 연마된 연주력과 세련된 곡을 만들어냈으면서도 Yes나 King Crimson처럼 크게 성공할 수 없었던 것은 이들이 영국 출신이 아니라, 호주 출신이었기 때문이 아니었을까,하는 안타까운 마음이 든다. 호주의 Sebastian Hardie출신의 기타리스트 Mario Milo도 그 비슷한 푸념을 인터뷰에서 했던 것으로 기억한다. 내공은 쌓였으되 출신성분 때문에 중원에서 인정받지 못하고 사장된 불운의 밴드들은 너무나도 많다.
거칠게 공격적으로 달려드는 기타 연주와 두툼하고 윤기가 느껴지는 보컬의 목소리가 음악의 구석구석을 시원하게 퍼지고 있으며, 안정감 있게 곡의 흐름을 떠받는 키보드 연주는 이 곡이 본작에서 또 다른 걸작임을 보장해준다. 스테레오의 볼륨을 한껏 올려 이 곡이 쏟아내는 음의 홍수에 몸을 맡기고 있으면 어떤 해방감같은 것을 맛볼 수 있다.

네 번째곡 Dreamer는 낭만적인 피아노 연주로 시작해서 멜로딕한 키보드가 부드러운 선을 그리며 따라가는 발라드 곡이다. Joe Walmsley의 보컬도 섬세한 질감으로 상징적인 가사를 잘 소화해 내고 있다. 정신이 아득해 질 것 같은 필청의 발라드라고 말할 수는 없지만, 침착하면서도 시종 담담한 것이 아니라 극적 요소를 품고 있는 곡이라서 자주 들어도 질력나지 않는다.

다섯 번째곡 Mountaineer는 근 15분에 달하는 대곡으로 모든 처녀작들이 가지고 있는 신선하고도 실험적인 시도들을 유감없이 느낄 수 있는 곡이다. Yard Birds의 커버곡들을 싱글로 발표하던 미완의 밴드 이미지에서 진짜 밴드로 탈바꿈하는 순간을 우리는 이 곡에서 엿볼수 있는 것이다. Mary Hanseni의 키보드 연주는 확신에 찬 듯한 명확한 느낌이고, Ron Carpenter의 퍼커션도 당당하게 드라마틱한 연주로 곡을 떠받쳐준다. Joe의 목소리는 강인하면서도 풍부한 표정으로 일관되어 곡에 몰입할 수 있게 해준다. 중반부의 아름답고 장중한 연주가 곡을 더욱 각별한 느낌으로 만들어 주고 있다.
그야말로 멤버들의 실력을 남김없이 털어 넣은 수준작이다.

우리말로 '천국의 다도해'쯤으로 번역될 마지막 곡 Heaven's Archipelago은 잔잔한 피아노 연주가 전편에 흐르며, 울려퍼지는 듯한 보컬이 묘한 신비감을 연출한다. Yes나 Genesis의 조용한 곡들을 좋아한다면, 훌륭한 대안이 될 수 있을 듯 싶은 곡이다.

쉽게 구할 수 없는 앨범을 이제 국내에서 만날 수 있다는 의미보다는, 현실과 예술의 접점에서 보여준 이들의 음악에 대한 남루하지 않은 열정을 근 25년만에 고스란히 느낄 수 있는 기회를 얻었다는데, 큰 의미를 부여하고 싶다. 4반세기가 지났지만, 아직 이들이 뿜어내는 음악의 체온은 식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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