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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회 수 : 9782
2009.02.07 (13:56:37)
Ratings: 
 
ARTIST:  Mandrake 
ALBUM TITLE:  Unreleased Materials Vol. I 
YEAR:  1997 
COUNTRY:  Japan 
GENRE:  Symphonic Prog 
LABEL:   
TRACKS:  1. Kazari mado no dekigoto
2. Syumatsu no kajitsu
3. Okasareta kyuden
4. Sakuran no tobira 
MUSICIANS:  - Tohru Akutu / bass
- Susumu Hirasawa / lead vocals, guitars
- Sadatoshi Tainaka / drums
- Yasumi Tanaka / keyboards
- Fumiyasu Abe / vocals & violin (4) 
원본출처:   

281789.jpg


Mandrake - Unreleased Materials Vol. I

올 봄 일본 출장중, 필자는 어김없이 음악 친구 고야마씨(친구라곤 하지만 필자보다 한참 선배 뻘이다)를 만났다. 이런저런 이야기를 나누다가 그는 나에게 맨드레이크라는 일본 그룹을 아느냐고 물었다. 웬만한 일본 아트록 그룹은 거의 파악하고 있다고 자부하던 필자는 이 생소한 이름의 그룹을 티포그라피카나 코엔지햐케이 스타일의 신진 전위 록 그룹 정도로 생각했다. 그런데 이어지는 그의 설명은 전혀 의외였다. 맨드레이크는 70년대말 도쿄에서 활동했던 그룹으로 킹 크림즌 계열의 심포닉 록을 구사하고 있으며, 얼마전 그들의 미발표 곡 모음집을 발표했다고 하는 것이다. 그리곤 그 작품에 대해 입에 침이 마르도록 칭찬을 하는 것이었다. 신게츠나 비쿄란보다도 훨씬 뛰어난 그룹이라는 것이다. 당시 그의 이야기를 그대로 다 적을 수는 없겠지만, 요는 일반적인 일본 아트록 그룹들이 대부분 정형화된 소리를 들려주고 있음에 반해, 그들의 곡들은 에너지로 충만하다는 것이다. 작곡자나 연주인의 아우라가 생생하게 느껴진다는 말이다.
 미발표곡집에 대해 그다지 좋은 않은 감정을 가지고 있던 지라 필자는 그들의 정규 앨범을 우선 들어볼 요량으로 그 동안 몇 장의 앨범을 발표했는지 물어보았다. 그런데 앨범은 발표한 바 없으며, 단지 한 장 정도의 싱글만을 발표한 채 글럽에서 라이브 위주로만 활동했다는 것이다! 반신반의할 수밖에 없었다. 정규 앨범도 발표하지 않은 무명 그룹의 작품이었으니 말이다.
 
다음날 저녁 혼자 신주쿠의 디스크 유니온에 찾아간 필자는 예의 작품이 신보 코너에 진열되어있음을 발견했다. 그룹 명과 제목만 덩그러니 쓰여있는 썰렁한 커버는 그다지 믿음직해 보이지 않았으나, 평소 그 친구의 높은 음악적 식견과 심미안을 잘 알고 있던 필자는 일르 주저 없이 손에 들 수밖에 없었다. 집으로 돌아온 날 밤, 서둘러 식사를 마치고 느긋한 마음으로 이 앨범을 제일 먼저 플레이어에 걸어놓았다. 그런데 스피커에서 터져나오는 소리에 필자는 깜작 놀라고 말았다. 이건 지금까지 들어왔던 일봄 아트록과는 전혀 다른 차원의 음악을 구사하고 있는 것이었다. 일본 아트록, 특히 심포닉 록의 특징중 하나는 민족성 때문인진 몰라도 ‘정격’과 ‘치장’을 중시한다는 것이다. 그 결과 대부분 일정 수준 이상의 짜임새를 갖고 있으며, 화려하고 단아한 그들 특유의 아트록을 만들어낸 것은 분명한 사실이다. 하지만 너무 조심스럽다고 할까? 되도록 ‘오버’하지 않는, 그래서 때로는 유치한 선율과 비트에 머물러버리고 마는 경우도 꽤 되었던 것으로 기억한다. 사실 그것은 일본 아트록에 대한 필자의 큰 불만이었던 것이다. 더구나, 작가와의 연결 고리는 실종된 채 작품만 덩그러니 남아있는 것에 대해서는 도저히 동의할 수 없었다. 그런데 이들이 들려주는 심포닉 록은 복잡한 짜임새와 긴장감을 잃지 않으면서도 터질 듯한 에너지로 가득 찬 것이었다. 시종일관 지속되는 공격적이며 신결질적인 음색은 킹 크림즌에게서 배운 것임에 분명햇지만, 자신들만의 독자적인 소리라 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로 독특한 느낌을 준다. 무엇보다도 높게 평가하고 싶은 것은, 먼저 언급한 ‘정격’을 부수어 버리는 파격과 자유분방함을 과시하면서도 그 족각을 다시 힘있게 응집하는 탁월한 감각이다. 음질은 그다지 양호하지 못하지만, 곡 자체가 워낙 뛰어나 오히려 그러한 소리가 매력적으로 다가오는 그런 작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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