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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 수 263
마음풍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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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회 수 : 6406
2010.05.19 (17:55:48)
Ratings: 
 
ARTIST:  Le Orme 
ALBUM TITLE:  Florian 
YEAR:  1979 
COUNTRY:  Italy 
GENRE:  Rock Progressivo Italiano 
LABEL:  Philips 
TRACKS:  Side 1
1. Florian (6:40)
2. Jafa (3:05)
3. Il mago (3:00)
4. Pietro il pescatore (3:20)

Side 2
5. Calipso (3:40)
6. Fine di un viaggio (4:40)
7. El gran senser (7:10) 
MUSICIANS:  - Aldo Tagliapietra / violoncello, classic guitar, vocal
- Antonio Pagliuca / piano, clavicembalo, harmonium
- Giuseppe (Michi) Dei Rossi / vibrafono, Marimba, Glockenspiel, percussion
- Germano Serafin / violin, acoustic guitar, Buzuky, mandolin 
원본출처:  http://koreanrock.com/wiki.pl?Orme 

[이응민, hayden@hitel.net, 94.4]

1720년 플로리아노 프란체스코(Floriano Francesconi)는 '베 네치아 뜨리온판떼(승리의 베네치아)'라는 이름의 커피하우스 를 개점한다. 얼마 후에 '베네치아 뜨리온판떼'라는 현란한 상 호 대신 간단히 주인 이름을 부르면서 '플로리안'이 탄생되었 다. 당시 베네치아는 유럽 각지로부터 지식인들이 몰려들고 있 었고, '플로리안'은 발레리, 르콩트, 고티에, 조르주 상드 등 수많은 문인들이 그 곳에 앉아 문학과 인생을 논하였다. 이태 리의 정치적 불안기에는 혁명준비를 위한 본부 역할까지 담당 하였고, 그 후로도 언제나 베네치아의 중요한 만남의 장소였 다.

단지 시원한 음료를 마시기 위한 장소가 아닌, 베네치아의 은밀한 역사를 추적할 수 있고 사람들 간의 교제와 사랑이 거 미줄처럼 드리워져 있으며 베네치아의 향기와 선조들의 경쾌한 정신이 숨쉬고 있는 이 아름답고 유서깊은 커피하우스 '플로리 안'을 타이틀로 한 8번째 앨범을 Le Orme는 발표한다.

기존의 앨범과는 판이하게 다른 악기 편성을 가지고 이 앨범 은 제작된다. 일렉기타, 신디사이저, 드럼을 버리고 대신 클래 식기타, 만돌린, 부주키, 바이올린, 첼로, 아르모늄, 쳄발로, 피아노, 마림바, 비브라폰, Glockenspiel과 같은 '어쿠스틱' 고전악기만을 사용함으로써 클래식하고 우아한 음의 세계를 창 조해냈다.

첫곡이자 타이틀 곡인 'Florian'은 아름다운 커피하우스 플 로리안을 표현한 곡으로 복잡한 구성이지만 바이올린과 첼로의 화려한 음과 피아노와 마림바의 합주가 실내악의 분위기를 자 아낸다. 강약의 적절한 조절과 급박자와 완박자의 교차가 잠시 도 이완되지 않는 음의 긴장감를 느낄 수 있게 하고, 각 악기 별로 수준 높은 연주력을 보여줌으로써 완벽한 조화를 이루어 내고 있다. Le Orme의 완전히 변모한 모습을 보여주는 뛰어난 곡이다.

'Florian'의 흥겹고 힘찬 결말에 이어 가냘픈 바이올린 솔로 가 등장하면서 시작되는 'Jaffa'는 리더 Aldo의 따스하고 나긋 나긋한 보컬이 곁들여진 아름다운 곡이다. 피아노, 바이올린, 보컬이 우아하고 슬픈 음을 만들어내고 있다.

부주키의 몽롱한 인트로로 시작되는 'Il Mago'는 '마술사'라 는 제목이 말해주듯이 신비롭고 주술적인 분위기가 가득 풍긴 다. 타악기주자 Michi의 다양한 타악기연주와 현악기가 신비로 움에 화려함을 더해준다.

'어부 성(聖) 베드로'를 노래한 'Pietro il pescatore'는 차 분한 Aldo의 보컬이 성스러움을 표현해 주고 있으며 다음곡 'Calipso'는 이 앨범에서 가장 정겨운 음을 표출하고 있다. 어 쿠스틱기타와 피아노의 섬세하고 정겨운 인트로와 추운 겨울에 따뜻한 모닥불을 연상케하는 Aldo의 목소리가 너무도 아름답 다. 특히 간주 부분의 바이올린 연주는 듣는 이에게 최상의 아 름다움을 선사한다.

'Fine di un viaggio'는 Bob Dylan의 'Mr. Tamberine man'에 화답형식으로 만든 곡으로, 제목인 '여행의 끝'은 마약에 의한 환각의 세상은 외로움과 고통 밖에 남지 않는다는 의미인 것 같다. 후반부에 등장하는 행진곡풍의 아름다운 만돌린 연주는 아무 수식어도 필요치 않다. 만약 마약과 환각의 세계가 이들 의 음악처럼 아름답다면 한번 빠져보고 싶다는 위험하고 엉뚱 한 생각이 들게 한다.

마지막 곡 'El gran senser'는 타이틀곡 'Florian'과 맥을 같이 하지만 더욱 실험적인 구성을 담고 있는 실내악 소품이다.

"유럽은 세계에서 가장 아름다운 곳이다. 이탈리아는 유럽에 서 가장 아름다운 나라이다. 베네치아는 이탈리아에서 가장 아 름다운 도시이다. 성마르코 광장은 베네치아에서 가장 아름다 운 광장이다. 플로리안은 그 광장에서 가장 아름다운 커피하우 스이다. 그러므로 나는 세계에서 가장 아름다운 곳에서 모카커 피를 마시고 있는 셈이다." 오스트리아 작가 '칼 헤르놀트'의 커피하우스 '플로리안' 예찬에 이렇게 반박하고 싶다.
"이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플로리안은 Le Orme의 '플로리 안'이다. 그러므로 Le Orme의 '플로리안'을 듣고 있는 우리는 이 세상에서 가장 아름답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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