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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회 수 : 9130
2010.05.27 (22:56:22)
Ratings: 
 
ARTIST:  Spirogyra 
ALBUM TITLE:  Bells, Boots and Shambles 
YEAR:  1973 
COUNTRY:  U.K. 
GENRE:  Prog Folk 
LABEL:  Brain 
TRACKS:  1. The Furthest Point (8:16)
2. Old Boot Wine (4:18)
3. Parallel Lines Never Separate (5:05)
4. Spiggly (1:12)
5. An Everyday Consumption Song (4:29)
6. The Sergant Says (3:43)
7. In The Western World (12:59)
- Part 1: In The Western World
- Part 2: Jungle Lore
- Part 3: Coming Back
- Part 4: Western World Reprise 
MUSICIANS:  - Steve Borrill / bass
- Martin Cockerham / guitar, vocals
- Barbara Gaskin / lead vocals

Guest musicians:
- Dave Mattacks / drums
- Julian Cusack / violin, keyboards
- Steve Ashley / Whistle
- John Boyce / cello
- Henry Lowther / trumpet
- Stan Sulzman / flute 
원본출처:  http://koreanrock.com/wiki.pl?Spirogyra 

「Bells, Boots and Shambles」 브리티쉬 포크록의 기수, Spirogyra의 마지막 앨범 Spirogyra의 모든 앨범이 라이센스화된다는 소식을 듣는 순간 머리에 떠오른 단어는 드디어!! 라는 단 한마디였다. 동시에 이 해설지는 꼭 내가 써야지! 라는 욕구가 내부에서 강하게 떠올랐다. 필자가 Spirogyra의 음악을 처음 접하게 된 것은 그들의 첫번째 데뷔앨범이 발표된지 무려 20년이 지난 91년 12월의 추운 겨울날이었다.
누군가 Spirogyra의 음악을 들어보았냐고 물어보았을 때 마침 미국의 재즈그룹 Spyro Gyra의 앨범을 한 장 가지고 있던 터라 그렇노라고 대답했지만, 그 사람이 말한 그룹은 전혀 다른 그룹이었다. 호기심을 가지고 집에 돌아와 음반을 CD 플레이어에 걸고 두세번 듣게되면서 필자는 Spirogyra가 주는 음악적 충격에 완전히 사로 잡혀버리게 되었다. 거의 3년이 지난 지금까지도… 영국의 포크록 그룹 Spirogyra는 70년 Martin Cockerham의 주도로 여성보컬인 Barbara Gaskin, 바이 얼린에 Julian Cusack, 베이스에 Steve Borrill 등이 모여 71년에 데뷔 앨범인 「St. Radigunds」를 통해 비평가들의 관심을 끌게된다. 그러나 두번째 앨범 「Old Boot Wine」 발표 후 Julian Cusack과 Steve Borrill은 공부를 계속하기 위해 그룹을 등지게 되고, 결국 4명의 창단 멤버중 Martin Cockerham과 Barbara Gaskin만이 남게된다.
이 두명은 73년에 「Bells, Boots and Shambles」를 발표하는데, 전체적으로 마지막 앨범임을 예감한듯 차분한 곡조와 진지한 분위기로 일관하고 있다. 인간의 삶에 비유하자면, 네명의 멤버들이 벽에 기대어 웃고있는 모습에서 느낄 수 있었던 청춘의 힘있는 모습(데뷔 앨범 커버)이 2년후 Martin Cockerham과 Barbara Gaskin만이 남아있는 모습(마지막 앨범 커버) 에서는 40대를 지나 인생을 회고하는 듯한 느낌을 풍기고 있다. 그래도 Julian Cusack과 Steve Borrill이 몇몇 곡에서 바이얼린과 베이스를 담당하는 등 우정출연해 주고 있어 듣는 이의 마음을 뿌듯하게 해주고 있다.
Martin의 트레이드 마크인 어쿠스틱 기타가 흘러나오 고 곧이어 이전 앨범에서는 들을 수 없었던 플륫 소리가 들린다.
첫곡 (The Furthest Point)이다. 곡의 서막을 알리는 플륫이 무대 뒤로 사라지면서, 읊조리는 듯한 Martin의 보컬이 곧 Barbara의 신비한 목소리와 함께 어우러진다. 이 앨범이 주는 분위기는 1, 2집과는 사뭇 다르다. 곡조 자체가 약간은 몽환적인 냄새를 풍기고 있으며(앨범 커버도 바다색의 조명에서 뿌연 모습으로 Martin과 Barbara가 비춰져 있다).
차분한 느낌을 많이 주고 있다. 둘만 남게된 슬픔을 표현한 것일까? 여기다가 브라스 악기의 사용은 이러한 느낌을 더욱 강하게 하며, Julian의 바이얼린도 1, 2집에서 들려주었던 격렬함 보다는 중후하고, 슬픈 느낌이 든다. 중간 이후 전형적인 Spirogyra의 모습을 느낄 수 있다. 경쾌한 피아노 소리, 끊임없이 이어지는 어쿠스틱 기타. 이제 마음 편히 먹고 감상하는 일만 남았다. 2집의 앨범 타이틀인 (Old Boot Wine). 2집에서 표현하고 싶었던 것을 표현하지 못한 여운이 남아서 일까? 아니면, 이전 멤버들을 생각하며 그 시절을 그리워하기라도 하는걸까? Julian의 바이얼린은 더욱 비장해 진다.
Martin의 보컬없이 Barbara의 보컬만을 들 을 수 있다. 평행선은 결코 만날 수 없다 가 아니라 결코 분리될 수 없다는 역설적인 제목을 달고 있는 세번째 곡 (Parallel Lines Never Seperate)는 Martin의 다양한 음색을 즐길 수 있는 경쾌한 곡이다. Martin과 Barbara의 뛰어난 화음이 어우러지고, 곡이 끝나는 듯 싶더니 Barbara의 분위기 있는 목소리가 우리들의 잠들어 있는 감성을 일깨운다. 오버더빙된 Barabara의 음성이 마치 두명의 여성 보컬이 존재하는 줄로 착각하게 한다. 웹스터 사전을 찾아봐도 그 뜻이 나와있지 않은 (Spiggly)라는 곡은 도입부의 휘슬소리를 나타내는 의성어처럼 느껴진다. 1분이 조금 넘는 짧은 곡이다.
다음곡은 (An Everyday Consumption Song). 여전히 Barabara의 보컬은 오버더빙되어있고 이는 듣는 이로 하여금 신비감을 느끼게 한다. Steve의 무게있는 베이스와 Julian의 피아노 연주도 함께 즐길 수 있는 곡이다. 정식 드러머를 기용하지 않은 Spirogyra였기 때문인지 이 앨범에서도 이 곡과 (Old Boot Wine)에서는 드럼 파트가 들어가 있지 않다. 이 앨범에서 가장 친숙하게 친해질 수 있는 곡인 (The Sergant Says)가 가볍게 귀를 두드린다. 경쾌한 리듬에 맞추어 진행되는 Martin의 저음과 고음을 넘나드는 보컬이 일품이다. 에코 효과로 끝을 맺는 이 곡을 뒤로하고, 13분짜리 대곡 (In The Western World)가 Julian의 잔잔한 피아노 연주와 Barabara의 아름다운 목소리로 문을 연다. 강렬한 Martin의 기타가 뒤이어 나오고 드럼이 뒤를 받쳐주며 우리의 머리를 뒤흔든다. 경쾌하게 전개되는 박자와 가벼운 음의 플륫이 경박스럽게 들리지 않는 이유는 저음의 첼로 연주가 무게를 담아주기 때문이다.
Martin의 보컬이 시작되고 다시 Barbara의 보컬이 합세한다. 행군하는 발자국 소리와 함께 시작되는 두번째 파트는, 작지만 절도있게 흐르는 뒷편의 바이얼린, 스켓이 긴장감을 더해준다. Martin의 목소리는 처절한 목소리로 변해간다. 긴장감 넘치는 기타 솔로가 앞뒤로 전개되는 마지막 파트 (Western World Reprise)에는 브라스 악기가 동원되어, 이 부분을 듣고 있노라면 저절로 발이 굴러지고, 나나나나∼ ∼ ∼하는 음절이 저절로 입가에 맴돌 정도로 진한 감동을 전해주며, 심포닉한 분위기를 연출하고 있다. 13분이 이렇게 짧다니!

Martin의 신들린 듯한 보컬과 어쿠스틱 기타, Barbara의 신비로운 보컬이 준 충격으로 필자는 한동안 다른 음악을 들을 수 없는 후유증에 시달려야했다. 다른 음악이 양에 차지 않았던 것이다.
그러나, 미인박명이라고 했던가? 너무나 아쉽게도 Spirogyra는 이 앨범을 끝으로 해산하고 말았다. 미발표 싱글도 없이 말이다. 우리들은 일반적으로 자신이 좋아하는 음악을 들으며 감흥을 느끼곤 한다. 그러나, Spirogyra의 음악은 이와는 좀 다르다. 음악을 듣기도 전에 이미 감흥을 느끼게 되는 것이다. 잠시 후에 Spirogyra의 음악을 듣겠구나 라는 생각만으로도 너무나 기분이 좋아지기 때문이다. 지금도 매우 기쁘다. Spirogyra의 앨범을 플레이어에 올려놓았기 때문에…

글/ 맹한호


 영국의 스파이로자이러(Spirogyra)는 포크 밴드라고 하는 것이 더 옳을 수도 있다. 적어도 이들의 데뷔 앨범 「St.Radiguns」나 두 번째 앨범 「Old Boot Wine」까지의 스파이로자이러의 음악은 유니크한 포크 록에 가까운 것이다. 그러나 바브라 개스킨(Babra Gaskin)과 마틴 코커햄(Martin Cockerham)만이 정식 멤버로 남은 채 발표된 이들의 마지막 앨범 「Bells, Boots And Shambles」는 포크 스타일의 프로그레시브 록이라고 할 수 있을 것이다. 포크 스타일의 어쿠스틱을 중심으로 한 멜로디와 연주와 결합된 복잡해지고 드라마틱해진 구성, 앨범을 감싸고 있는 캔터베리 음악의 분위기는 스파이로자이러만의 독특한 음악 세계를 수립한 것이다. 아쉽게도 이들은 이 앨범을 끝으로 해산하고 말았다.

  • Song Description

기타와 보컬을 맡고 있는 마틴 코커햄은 어딘지 사악한 이미지를 풍기는 인물로, 그의 다듬어지지 않은 게걸스런 목소리 - 좋게 표현하자면 밥 딜런(Bob Dylan)과 비슷하기도 하다 - 는 청명한 어쿠스틱 사운드와는 어울리지 않는 것이다. 그러나 오프닝 트랙 <The Furthest Point>나 <Paralle Lines Never Seperate>, <The Sergant Says>등에서 그의 거칠고 조잡한 목소리와 바브라 개스킨의 청아하고 맑은 목소리가 이루는 대비는 극적으로 아름답다. 바브라 개스킨의 청명한 보컬이 아름다운 <Old Boot Wine>이나 <Spiggly>등의 아름다움과 전설적인 신비로운 음악은 포크 팬들의 귀를 매료시킬 것임에 틀림없다. 앨범의 마지막 트랙 <In The Western World>는 <In The Western World>-<Jungle Lorec.Coming Back>-<Western World Reprise>의 3부로 구성된 곡으로, 본작에서 최고의 완성도를 보이는 곡으로 스파이로자이러의 이름을 국내에 알리는 데 크게 기여하였다. 드라마틱한 구성과 극적인 반전이 일품이며 이들의 역량이 총 집결된 곡이라 할 수 있다.

  • 감상 포인트 및 평가

바브라 개스킨의 맑은 목소리에 부드럽게 취하는 것이나, 꿈결같은 멜로디의 <In The Western World>의 드라마의 궤적을 쫒는 것, 어느 쪽이나 프로그레시브 록 팬들에겐 구미가 당길 수밖에 없는 일이다. 브리티쉬 포크 록에 관심이 있는 사람이라면 감히 '반드시' 들어봐야 할 음반이라 할 수 있다. (조영래, 1999.8, [아일랜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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