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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회 수 : 6804
2008.12.29 (20:56:40)
Ratings: 
 
ARTIST:  Fantasy 
ALBUM TITLE:  Paint A Picture 
YEAR:  1973 
COUNTRY:  U.K 
GENRE:  Symphonic Prog 
LABEL:  Polydor 
TRACKS:  1. Paint A Picture
2. Circus
3. The Award
4. Politely Insane
5. Widow
6. Icy River
7. Thank Christ
8. Young Man's Fortune
9. Gnome Song
10. Silent Mine 
MUSICIANS:  - Paul Lawrence / 12 string guitar, vocals
- David Read / bass, vocals
- David Metcalfe / keyboards, vocals
- Peter James / lead guitar, vocals
- Jon Webster / percussion, vocals 
원본출처:   


테크니컬한 면에 많은 비중을 두는 아트록 매니아에게는 사실상 60년대말에서부터 70년대 초기의 많은 프리티쉬 아트록 작품들이 매우 심심하게 들릴 것이다. 하지만 처음 들을 때 ‘와!’하는 탄성이 나오다가 이후 시산이 갈수록 플레이어에 얹어놓는 횟수가 줄어드는 작품보다는 들으면 들을수록 그 매력이 새록 새록 늘어나면서 향기를 발하는 이들 작품들에 대해 관심을 갖는 매니아들이 요즘 우리 주변에도 속속 늘어나는 것을 느낄 수 있다. 본작품인 Fantasy의 데뷔 앨범은 고가로 거래되는 초 희귀 아이템으로 콜렉터들 사이에서 ‘환상의 음반’으로 명성이 자자한 작품이지만 그 희귀성으로 인해 그 ‘전설과 소문’만을 듣고 있던 필자가 마침 재발매된 (CD는 일본의 Edison에서, LP는 독일의 재발매 전문 레이블 Second Battle에서 발매되었다.) 본 작품은 처음 접하게 되었을 때는 사실 실망감으로 당혹스러움 마저 느끼게되었다. 하지만 시간이 갈수록 플레이어의 바늘을 얹어놓은 횟수가 늘어나게되고 가장 손때를 많이 묻히는 음반중 하나가 되었다. 테크니컬한 면에서는 그다지 뛰어나지 않지만 오히려 그것이 매력이라 여겨지는 듣는이의 귀를 피곤하게 만들지 않는 여유로우면서도 따뜻한 연주, 하지만 들을수록 느껴지는 치밀한 구성력에 새삼 감탄하게 된다. 보컬, 기타, 키보드, 드럼 그 어느 파트도 튀지않고 편안하고 조화로운 연주를 들려준 이들 5인조 그룹은 본 작품을 1973년에 발표하고 전설속으로 묻히게되지만 1974년에 녹음 된 그들의 미발표 작품이 얼마전 발표되었다. (전정기)

 

 

고가에 거래되고 있는 음반은 모두 음악적으로도 뛰어난 "앨범인가?" 답부터 말하면, "결코그렇지 않다. 짧은 음악 감상 경력이지만, 최근 몇년 붐을 이루고 있 는 60~70년대의 고가음반들의 활발한 재발매 작업으로 옛날에는 꿈 도 꾸지 못했던 앨범들을 들어보고 내리게 된 결론이다.
앨범의 가 격이 올라가는 경우는 그 대부분이 앨범의 희귀성 때문인데, 심지 어는 가족들만을 위해 50매의 음반만을 찍은 것이 매니어들 사이 에서 표적이 되어 가격이 올라가는 경우도 있다.
이런 의미에서 메 이져 레이블에서 나온 음반 중 고가에 거래되고 있는 앨범들은 그 야말로 보증 수표나 다름없다. 소량을 발매한 것도 아닌데 음반 시 장에서 보이지 않는다는 것은 그 뛰어난 음악성때문에 매니어들이 손에 쥐고 내놓지 않고 있다는 것을 의미하기 때문이다, 자연히 음 반은 희귀하게 되고 가격은 올라간다. 이번에 소개되는 Fantasy 의 "Paint A Picture"역시 영국에서 약300파운드에 거래되고 있는 희귀 앨범으로, 이미 매니어들 사이에서 필청 음반으로 자리 잡고 있다.

Fantasy

Fantasy는 1970년 경 Gravesend에서 Chapel Farm이라는 이 름으로 음악계에 모습을 나타낸다.
Dave Metcalfe(키보드)를 중심 으로, Paul Lawrence (기타/보컬), Dave Read(베이스), Brian Chatham (드럼), Bob Vann(기타)의 다섯명으로 구성된 이들은 주로 자신들의 곡보다는 다른 아티스트의 곡들을 연주했다, 그러 던 어느날, 클리프턴빌의 한 호텔에서 열린 Melody Maker의 콘 테스트가 끝난 후 18번째 생일을 맞은 Bob이 술에 취해 낭떠러지 로 떨어져 사망하는 불상사가 발생한다. 나머지 멤버들은 엄청난 충격을 받았지만, 그들은 이에 굽히지 않았다. 이 와중에 드러머 Brian Chatham 마저 그룹을 등지게되자, 비운의 그룹 Chapel Farm 은 그 지역에서 활동하던 Joy라는 밴드에서 기타리스트 Pete James와 드러머 Jon Webster를 영입하고, 이름을 Fire queen으로 바꾼다, 당시 그들은 Pink Fairies 같은 헤비한 프로그 레시브 록을 들려주었다. 이러한 과정을 통해 만들어진 데모 테입 은 Decca등으로 보내지지만, 반응이 있었던 곳은 Polydor이었다.
그러나 Polydor은 그들의 그룰명 Firequeen이 Queen과 비슷하 다는 이유로 이름을 바꿀 것을 요구했다. 물론 선택의 여지가 없었 고, 그룹의 이름은 Fantasy로 결정된다. 멤버들은 그런 식의 일처 리에 불만이었지만 어쨋든 Fantasy라는 이름은 그들의 음악적 경 향을 잘 표현하는 이름이었다. Fantasy는 73년 봄 Polydor과 3 년의 계약을 맺고 현재도 활발한 활동을 전개하고 있는 프로듀서 Peter Sames와 10개의 곡을 Chipping Norton Studio에서 작업 한다. 원래 "virgin On The Ridiculous"로 발표 예정이었던 Fan tasy의 첫 앨범 Paint A Picture"가 그해 가을에 발표된다.

Paint A Picture

이 앨범의 곡들을 들어보기 전에 우선 해야 할 일이 있다. 앨범 의 쟈켓을 펼치고 상상의 날개를 펴보는 것이다. 이 앨범을 이야기 할 때는 항상 쟈켓의 그림이 거론되는데, 그 이유는 그 그림이 Fantasy라는 그룹명과 이 앨범의 음악을 너무나 잘 표현하고 있 기 때문이다. 만약 청자들이 자켓을 보지 못한 상태에서 이 앨범을 듣는다면 그 감흥은 상당히 감소될 것이다. 밝은 색의 파스텔톤 물 감으로 음악이 담고있는 메시지와 감성을 적절히 담아내고 있는 쟈켓은 이 앨범이 가지고 있는 또 하나의 매력이다. 자 그럼 이제 음악을 들어보자.

"환상 여행"의 출발점인 타이틀 곡 'Paint A Picture는 Fanta sy의 리더인 Dave Metcalfe의 은은한 키보드로 시작한다. 그러 나, 키보드가 많이 사용된 대부분의 앨범들이 전자악기 냄새가 많 이 나는 반면에 이 앨범은 결코 그렇지 않다. 오히려 따뜻함이 느 껴진다. 뛰어난 연주력을 바탕으로 기타, 드럼과 적절한 조화를 이 루고 있기 때문이다. 이런 것들이 이 앨범의 진가를 더욱 높이고 있는 것이다. 특히 중반부의 강렬한 기타와 반복되는 키보드 사운 드는 몽롱하면서도 환상적인 이미지를 전달하고 있다. 후렴 부분 의 뒷배경으로 깔릴 때는 웅장한 모습으로, 때로는 연약한 여성스 러움으로 다가오는 멜로트론 음향은 우리의 귀를 완전히 감동시킨 다. 묵직한 올갠 소리의 끝맺음이 인상적이다.

웅장한 사운드에 빼앗겨버린 넋이 채 돌아오기도 전에 두번째 곡 'Circus'가 시작된다. 전체적으로 어쿠스틱한 분위기를 풍겨주 면서도 강렬한 기타연주와 둔탁한 베이스 연주가 탄탄한 그들의 연주실력을 짐작하게 해주고 있다. 휘몰아치는 전자기타의 광풍을 단숨에 제압하는 드럼 연주가, 곡마단의 서커스를 보는 듯 박진감 을 더해주고 있다. 비로소, 그룹명을 Fatasy라고 지은 이유가 이 해된다.

'The Award' 이 곡은 Fantasy가 Chapel Farm 으로 활동하 던 시절, 운명을 달리한 Bob Vann 에게 바치는 노래로, 삶과 죽음 에 대해 생각하게끔 하는 곡이다. 가사도 그를 그리워 하는 내용이 며, 이를 약간 비음이 섞인 보컬로 표현해 주고 있어 듣는 이의 마 음을 더욱 안타깝게 하고 있다. 곡의 분위기가 약간 격앙되어 가다 가도 절제하려고 애쓰는 모습이 역력한, 차분한 분위기의 곡이다. 고인을 추도하는 마음 때문이리라. 멤버들이 그를 잊지 않고 있었 다는 것은 참으로 아름답다.

브라스 악기를 도입해서 색다른 분위기를 풍겨주는 경쾌한 곡으 로 앨범 발매 한 달 전에 싱글로 커트되기도 했던 'Politely Insane'이 지나가고 나면, 애절한 느낌을 주는 바이얼린, 어쿠스틱 기타, 저음의 피아노 소리가 낮은 톤의 목소리와 어우러져 슬픈 분 위기를 연출하면서 'Widow'가 앞 면의 마지막을 장식하고 있다.

이 앨범 쟈켓의 그림은 곡의 제목과 가사의 내용을 잘 설명하고 있는데, 뒷 면의 첫번째 곡 'Icy River' 역시 그러하다. Dave의 다양한 키보드 사운드를 즐길 수 있는 곡으로 차가운 겨을 바람 소 리가 시각적 효과를 내고 있다.

'Icy River'에 이어 나오는 'Thank Christ'는 종교적인 분위기 를 연출해 주는 연주와 보컬이 뛰어난 화음을 이루어내고, 나머지 멤버들의 코러스가 환상적인 분위기를 연출하고 있는 다가가기 쉬 운 곡이다.

분명 "Paint A Picture"는 '인생 (또는 삶) 이라는 화폭에 그려 지는 인간의 여러가지 본성과 특성과 심성을 음악으로 표현한 컨 셉트 앨범이다. 다음곡 'Young Man's Fortune 역시 이러한 주 제를 가지고, 젊음이라는 것은 이룩하고자 하는 꿈을 향해 나아갈 때 비로소 가치가 있음을 전하고 있다. 듣는 이의 가슴을 시원하게 하는 기타 사운드가 젊음의 힘을 느끼게 한다.

네번째 곡 'Gnome Song'은 난장이의 성을 찾다가 자신의 인생을 돌아본다는 철학적 내용을 담고 있다. 피아노 연주에 이어 양쪽 스 피커에서 울려퍼지는 어쿠스틱 기타 소리가 차분한 분위기로 우리 를 인도하며, 아름답고 서정적인 분위기에 젖어들게 한다.

긴장감이 감도는 키보드와 코러스로 시작하는 앨범의 마지막 곡 'Silent Mime'. 이 곡과 'Circus', Thank Christ'등의 곡에서 들을 수 있는 키보드의 음원을 멜로트론을 통해 들려주고 있는 기 묘한 소리는 Pink Floyd가 초창기 시절 추구했던 몽롱한 분위기 를 쏙 빼닳았다. 그러나, Pink Floyd의 사이키델릭함이 이 앨범에 서는 멜로딕한 사운드로 바뀌어 있다. 40여분 동안 우리들에게 좋 은 인생 철학을 들려준 '환상 여행'을 끝내려 한다, 침착하고, 무 게있게.

당시 이 앨범은 기대만큼의 성공을 거두지는 못했다. 결국 Fan tasy는 정규적인 콘서트도 열지 못한 채 다음 앨범의 녹음을 74년 7월에 시작한다, 멤버들은 활기를 되찾고 작업에 열중하지만, 환 경은 그렇지 못했다. 결국 완성된 작품이 Polydor로 보내지긴 하 지만 Polydor은 이를 거절한다. 이런 실수를 범하다니...리더인 Dave는 작업을 중단했고 그룹은 소리도 없이 해체된다. (그 후 90년과 91년 독일과 일본에서 데뷰앨범이 재발매되고 92년 초에 는 74년에 만들어진 작품들을 모을 "Beyond The Beyond"가 CD 로 발표된다,)

Fantasy의 멤버들은 "Paint A Picture"의 실패에 대해 안타까 와 하긴 했지만, 결코 마음 아파하지 않았다, 그들은 자신들의 음 악이 청자들에게 받아들여지기 위해서는 많은 시간이 필요하다고 생각했다. 그리고, 그 예상은 앨범 발매 20년이 지난 지금 정확하 게 들어맞고 있다.

글-맹한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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