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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음풍경
추천 수 : 18 / 0
조회 수 : 7314
2006.10.07 (23:34:58)
Ratings: 
 
ARTIST:  Neu! 
ALBUM TITLE:  Neu 2 
YEAR:  1973 
COUNTRY:  Germany 
GENRE:  Krautrock 
LABEL:  Brain, Grönland 
TRACKS:  1.Fur Immer (Forever)
2.Spitzenqualität
3.Gedenkminute (Für A+K)
4.Lila Engel (Lilac Angel)
5.Neuschnee 78
6.Super 16
7.Neuschnee
8.Cassetto
9.Super 78
10.Hallo Excentrico!
11.Super 
MUSICIANS:  - Klaus Dinger / Japanese banjo, 11-string guitar, percussion, Farfisa piano, bandonion, voice, electronics, record player
- Michael Rother / guitar, bass, piano, deh-guitar, violin, zither, percussion, electronics, cassette recorder 
원본출처:   

크리스챤 마클레이라는 전위 째즈 뮤지션은 악기 대신 수 많은 레코드를 자신의 창작 도구로 삼았다 한다. 그의 작품은 다양한 레코드 플레이 조작과 그것들의 조합을 통해 기존의 음질서를 뒤흔들어 새로운 소리의 가능성을 탐색한 것으로 평가 받는다. 필자는 아직 그의 음악을 접해 보지 못했지만 추측컨대 팝 아트의 레디 메이드가 일상적인 사물 속에 새로운 예술적 권위를 부여했음에 반해 그는 반대로 이미 존재하는 예술적 권위나 그 속의 익숙함을 해체하려 한 것은 아니었는가 생각해 본다.
크라프트베르크의 오리지날 멤버 크라우스 딩거(Klaus Dinger)와 미카엘 로터(Michael Rother)가 결성한 독일의 전자음악 집단 노이(Neu)가 이와 비슷한 ‘장난’을 자신의 두 번째 앨버에서 시도해 보았다. 하지만 그들은 다른 뮤지션의 작품들이 아닌 자신이 만든 음악을 사용했다. 다름아닌 [Neu 2]의 뒷면에 담긴 <Neuschnee 78>과 <Super 16>그리고 <Super 78>은 그러한 과정을 통해 탄생된 것이다. (곡 명 뒤에 적힌 숫자는 무엇을 의미하는 것일까요? 아마도 눈치 빠르신 분들은 벌써 파악했을지도…)
아무런 정보 없이 이 음반의 뒷면을 플레이어에 거신 분들은 깜짝 놀라실 것이다. ‘깨끗한 음반인 줄 알고 샀더니, 이렇게 큰 잡음이!’ 또는 주인 ‘잘 못 만나 혹사 당하더니 이 놈의 플레이어가 드디어 막 가는구나’라는 푸념과 함께, 그렇다면 이미 당신은 노이의 ‘장난’에 놀아난 꼴이 되고 만 것이다(사실은 필자가 그랬다는 말이지요. 흑!). 위에 언급한 곡들은 노이가 이미 만들어 놓은 곡<Neuschnee>와 <Super>를 각기 다른 회전수로 플레이하면서 재녹음한 것들이다. 숫자는 다름 아닌 회전수를 의미한 것. 사실 어떤면에선 ‘괘씸하다’고 생각될 수도 있는 이러한 짓거리를 그들은 왜 시도한 것일까? 물론 필자는 그들과 만나 직접 이야기 해본 적이 없기 때문에 정확한 의도는 알지 못한다. 하지만 그동안 독일 전자 음악 작품들, 특히 크라프트베르크, 클러스터에서 이어지는 일군의 그룹들의 음악을 접하며 생각한 것은 (어쩌면 이들의 핵심적 요소라 볼수 있는) 그들의 수법 중 하나가 바로 ‘긍정을 통한 부정’ 또는 ‘부정을 통한 긍정’이라는 것이다 주지하다시피 초기 크라프트베르크의 작품은 전위 음악이라 할만한 난해한 것이었다. 그런 그들의 음악이 어느 날 갑자기 귀에 쏙쏙 들어오는 단순 멜로디의 반복음으로 바뀌었다. 그리고 노이는 다시 반복 비트로 가득 한 기존 곡의 회전수를 늘리고 줄임으로써 기존 곡의 정합성을 흐트려 놓고 이와 더불어 레코드의 잡음을 다시 레코드에 심어 놓는다. 이러한 일련의 과정을 통해 일상적 지각 공간은 다차원화 되어 버리고 만다. 비록 방법은 다르지만 이런 경향은 다른 독일 전자 음악 작품들 곳곳에서 발견된다. 프랑스나 이태리의 전자 음악에는 없는 그들만의 독특한 창작 방식이라 할 수 있다.
본 작은 필자의 말만 들으면 대단히 난해하고 따분한 작품일 듯 싶지만 실은 전혀 그렇지 않다. 오히려 한번 프레이어에 걸어 놓으면 끝까지 듣게 되고 마는 매혹적인 음악들로, 일반적인 사이키델릭 록과는 다른 묘한 환각적 음공간을 제공한다. 과장되게 말하자면 이들의 음악은 일렉트로닉 사이키델릭 뮤직이다. 참고로, 앞 면에 담긴 <Fur Immer>는 첫 앨범의 <Hallogallo>을 다시 연주한 것이다.
(전정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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