멤버들의 모습만을 담은 자켓은 웬만큼 세심하게 연출되지않으면 그룹의 색깔을 제대로 표현해 낼 수 없다. 4인조 헤비사이키밴드 Sam Gopal의 유일작인 escalator의 앨범 자켓을 보고 있으면 마치 3류 공포영화의 포스터를 연상하게 된다. 멤버 중에서 그나마 인간에 가까운 형상을 한 낮익은 한명 – 그도 멕시코 서부영화에 등장할법한 악당의 얼굴을 하고 있다. – 이 있는데, 이후 Hawkwind, Motorhead등을 거치며 활동하게 되는 Ian (Lemmy) Willis가 바로 그 주인공이다.

이들의 그룹명은 타악기를 맡고있는 멤버의 이름인데, 그가 그룹의 리더여서라기 보다는 이름과 외모가 독특하기 때문에 채택한 듯 하다. (자켓에 나와있는 그의 얼굴은 너무나 특이하다 못해 기괴한데, 근래 파격적인 뮤직비디오와 외모로 관심을 끌었던 Marlin Manson의 아저씨뻘쯤 되는 것 같다.) 리드보컬과 기타를 맡으며 곡의 대부분을 작곡한 Lemmy가 실질적인 그룹의 리더라 할 수 있는데, 다소 아마츄어적이고 거친 그의 음색은 이들의 원초적 음악 스타일과 잘 맞아떨어지고 있으며, 중동의 분위기가 물씬 풍기는 Sam Gopal의 Talba 연주도 그 역할을 톡톡히 하고 있다 Heavy Blues Rock이라 칭할만한 Album Title Song ‘Escalator’에서의 Twin Guitar연주는 당시로서는 상당한 에너지를 발산하고 있으며, Donovan의 ‘Season Of The Witch’를 나름대로 해석하여 들려주고 있다.
(이형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