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NS Powered by DNSEver.com
글 수 40
추천 수 : 27 / 0
조회 수 : 4865
2005.06.07 (20:11:10)
원본출처:   

amt-inC.jpg


일본의 아트록이라고 해서 크게 대단한 느김을 가질 것고 없고, 거부감을 가질 것도 없다. 한편으로는 그들의 음악도 한 인간의 몸을 통하여 나오는 음악이고 그것을 바라보는 눈 또한 유럽의 그것을 바라보는 것과 크게 다를 필요도 없는 것이다. 한편으로는 그 음악에 그들 나름대로 쌓여온 문화의 향기가 묻어나오기 때문에 우리는 그것을 매우 흥미롭게 바라볼 수 있다. 특히 일본의 아트록은 사실상 지금까진 우리에게 다소 생소한 것이었기 때문에 그동안 타 국가의 아트록을 접하며 느꼈던 것과는 색다른 체험을 선사할 것이다. 걸작도 있고 한심한 작품도 있다. 바라볼 수 있는 시야의 폭은 넓을수록 좋다. 그래야 선택의 자유와 논의의 폭이 확장되기 때문이다. (Special Thanks to Katsuhiko Hayashi and Takako Hayashi, Koyama Tetuto)

일본아트락 개요
일본의 아트록의 시대적 구분은 크게 3기로 나뉘어진다. 첫째는 70년대초에서 70년대 중후반기까지, 두번째는 70년대말에서 80년대 초 그리고 80년대 중반기에서 지금까지이다. 물론 그 이전에도 아트록적인 향기가 느껴졌던 그룹들이 존재한다. 이들은 주로 당시 미국이나 영국의 하드록을 연주하였던 그룹들로 April Fool, Strawberry Path등이 일본 아트록의 여명을 밝힌 것으로 평가된다. April Fools의 경우 그 연주나 보컬이 완전히 미국화, 영국화되어 있는 것이어서 아마도 그들이 일본인인지 모르고 이 음악을 듣는다면 우리는 그들을 꽤나 매력적인 영국의 하드록 그룹이라 여길 것이다. 이후 본격적인 일본 아트록의 신호탄은 Love Live Life+1 이다 이전의 그룹들이 비교적 오소독스한 연주를 보여준 반면 이들은 곡 중간에 라디오 방송을 삽입하는 등 실험적인 요소를 가미하고 기존의 4인조 편성의 편곡에서 벗어나 다양한 악기 소리를 들려주는 작품 “Love Will Make A Better You”를 발표하여 일본 아트록의 시대를 여는 계기가 된다. 이후 등장하는 아트록 그룹은 주로 Pink Floyd와 German Rock을 기초로 하면서 신세사이저를 사용하며 그 음악적 표현영역을 넓히게 되는데 그 대표적 주자는 Far East Family Band이다 앨범 제작에 Klaus Schultze가 참여함으로서 보다 우주적인 사운드를 들려주기도 한 그들중 한 사람은 우리가 너무나 잘알고 있는 ‘실크로드’의 키타로이다. 이들 보다 조금 일찍이 매우 독특한 사운드를 들려준 그룹은 바로 우리에게도 친숙한 Flowers Travelling Band이다. 미국의 Atlantic레이블을 통해 명작인 “Satory”를 발표한 그들은 기존의 사이키델릭 음악과 하드록에 인도음악과 명상적인 요소를 가미하여 어느 누구도 흉내내지 못했던 독특한 충격을 우리에게 선사한 적이 있다. 그들은 주로 일본 보다는 외국에서 활동하였으며 “Satory”는 지금도 유럽의 아트록 매니아들에게 사랑받는 일본의 아트록 작품중 하나이다. 70년대 중반기를 넘어서면서 일본의 아트록은 좀더 전형적인 유로 아트록에 접근하게 되는데 그대표적인 그룹은 Yoninbayashi와 Cosmos Factory이다. 이전의 그룹들이 하드록과 신세사이져음악에 치우친 반면 이들은 Mellotron을 비롯한 다양한 악기를 구사하면서 긴장성과 서정성을 조화시킨 좀더 극적인 구성을 들려주어 일본 아트록이 성숙기에 접어들었음을 느끼게한다. 특히 Yoninbayashi의 “Ishoku –Sokuhatsu”, Cosmos Factory의 “An Old Castles of Transylbania”는 70년대 일본 아트록의 손꼽히는 걸작으로 평가받는다. 1980년대 일본 아트록의 특징은 심포닉록의 등장과 분야외 세분화이다. 기존 70년대 그룹들이 주로 초기 Pink Floyd를 연상케하는 사이키델릭한 기타연주와 브리티쉬 하드록, 그리고 일렉트로닉스에 기초한 소리를 들려줌에 반하여 1979년에 발표된 Shingetzu의 유일한 작품은 Renaissance를 비롯한 다른 유럽 지역의 서정파 심포닉록에 영향받은듯한 연주를 들려준다. 유럽의 심포닉록에 영향받았지만 그들은 일본그룹 나름대로의 독특한 향기를 발산하는데 그것은 일본인 특유의 가슴에 파묻은 듯 드러내지 않는 감정과 도도한 화려함이다. 그들은 이후 여성보컬을 주축으로한 서정파 심포닉록이라는 한 줄기를 형성하는 계기가 된다. 이와 함께 80년대 일본의 아트록을 이야기 할때 뺄 수없는 그룹인 Novella는 그 독특한 외모와 대중적인 연주로 인하여 우리나라에도 지명도가 높은 Pomp rock 그룹이다. 화려하고 팝적인 감각의 하드한 연주와 연극적인 요소를 보여준 그들은 거의 모든멤버가 지금까지 활동하고 있는 베테랑 뮤지션이다. 특히 그들의 리듬파트는 특히 뛰어난 것이었다고 여겨진다. Novella의 정규 앨범도 상당수 되지만 그 멤버들이 참가한 앨범이나 그룹들도 상당수 되는등 그들은80년대 일본아트록에 한 거대한 계보를 형성하였으며 지금까지 활동중인 그룹은 Terus Symphonia, Gerald, Scheherazade이다. 그전과 달리 80년대에는 아트록의 분화가 뚜렸하게 이루어지는데 그것은 Symphonic Rock과 Jazz Rock 그리고 Chamber Rock이다. 80년대를 화려하게 장식한 두 심포닉록 그룹은 Outer Limits과 Mugen이며 그 외에 Fromage와 Negasphere가 대표적 80년대의 심포닉록 그룹으로 꼽을 수 있다. Outer Limits는 음악 대학에서 정통 클래식을 공부한 멤버들이 모여서 만든 그룹으로 기존의 그룹들이 유럽의 그룹들의 방법론을 지나치게 답습함에 반하여 그들 나름대로의 독창성을 충분하게 자신의 창작활동에 반영한 앨범들을 연이어 발표하여 일본 아트록의 지존심을 세우게 된다. 그들의 곡은어느 하나의 쟝르나 시대를 반영하지 않는다. 어느 부분에서는 바로크 음악이, 어느부분에서는 후기 낭만주의 시대의 음악이,또, 현대 음악이나 Chamber Rock적인 요소들이 배어있다. 특이한 것은 중반기King Crimson적인 요소가 거의 모든 곡에 스며있는데 그것은 킹크림슨의 음악을 카피하는 것이 아니라 전체적인 곡 구성과 콘셉트를 이루는 이야기 도중, 분위기에 적합하리라고 여겨지는 부분에 알아채기 힘들게 적용한다는 것을 발견할 수 있다. 연주나 작곡, 편곡면에서 거의 톱 클래스에 도달한 그룹으로 현재는 해산한 상태이다. 바이올린 주자는 현재 일본 굴지의 오케스트라에서 바이올린 주자로 활동하고 있으며 베이스 주자 역시 콘트라베이스 주자로 활동하고 있다. 키보드 주자인 Katsuhiko Hayashi가 이끌었던 클래시컬 아트록 그룹인 Mugen은 정통적인 이탈리안 키보드록과 The Enid와 같은 낭만파 심포닉록을 계숭하는 일련의 작품을 발표하는데 멜로트론을 비롯한 다양한 키보드를 효과적으로 사용하였으며 전체 내용의 극적 분위기를 잘 살리는 편곡은 높이 평가할만 하다. Mike Oldfield나 Camel을 연상시키는 멜로디어스한 연주를 들려주는 "Opheria"를 발표한 Fromage나 Yes, U.K에게 영향받은 긴장성을 중시하는 테크니컬 심포닉록인 "Castle in the Air"를 발표한 Negasphere도 80년대에 주목받던 그룹이었지만 꾸준한 활동을 하지못한채 사라지고 만다. 80년대 대표적인 째즈 프로그레시브 그룹은 Kenso와 Ain Soph이다. 이들은 유럽의 어느 재즈프로그레시브록에도 뒤지지 않는 뛰어난 연주실력과 독창성으로 일본 아트록의 수준을 상당히 높게 올리게한 그룹이다. Kenso는 Hatfield and the North와 같은 켄터베리 음악이나 Weather Report의 음악에 기반하면서도 교향곡적인 요소를 다분히 사용하고 일본특유의 서정미와 아기자기한 구성으로 켄터베리 음악과는 어느 정도 거리를 두는 독창성을 갖고 있다. 아직도 활동을 계속하고 있는 이들은 5인조 편성으로 독특하게도 기타리스트는 현재 치과의사업을 병행하고 있고 건반주자와 드럼주자는 모두일본 유수의 대학의 작곡과 출신이다(이점은 우리로서는 매우 부러운 일이 아닐 수 없다.). 얼마전인 1992년에 라이브 앨범을 발표하였다. '천지창조'라는 그룹명으로 활동하다가 '최고의 것을 추구하는 사람들'이란 뜻을 가지고 있는 'Ain Soph'로 개명한 후 80년초 일본의 아트록과 폐반된 아트록 앨범을 재발하던 King Record소속의 Nesus Label을 통해 80년대 걸작중 하나인 "A Story of Misterious Forest" (King Crimson의 "Island"를 연상케하는 프리재즈적인 구성과 멜로트론 연주를 들을 수 있는 A면 마지막 곡은 이 앨범의 백미다.)를 발표한A in Soph역시 Kenso와 함께 10년 넘게 활동을 계속하고있는 베테랑 Jazz Progressive Rock그룹이다. 그들의 음악역시 퓨젼재즈에 기반을 두고 있긴하지만 Camel과 같은 멜러디어스한 부분이 많이들어있고(이는 '천지창조' 시절의 음악에서 보다 더 느낄 수 있다.)전형적인 유로 심포닉록에서 들을 수 있는 클래시컬하고 서정적인 부분도 종종 들린다. 최근 스튜디오 앨범과 '천지창조'시절인 1977년과1978년의 라이브곡을 수록한 CD를 발표하였다. 프로그레시브록은 심포닉록이라는 등식을 강력히 거부하면서 등장한 Chamber Rock그룹 Katra Turana와 Lacrymosa은 일본 아트록계의 이단아라고 불리우는 독특한 집단이다. Katra Turana는 아프리카 음악과 중동의 민속음악, 그리고 후기 킹크림슨의 영향을 받은 것으로 평가된다. 베를리오즈의 레퀴엠에서 그 이름을 따온 Lacrymosa는 Katra Turana의 Bass주자가 이끌던 그룹으로 LLE 레이블을 통해 1984년 7인치싱글과 한장의 앨범만을 발표한 이후 단한장의 작품도 발표하지 않았지만 지금까지도 일년에 두번쯤은 라이브 활동을 하는 일본 유일의 쳄버록 그룹이다. (최근에Zypressen이라는 쳄버록 그룹이 등장하기는 했지만 Univers Zero의 카피 밴드로 그다지 평가가 좋지 않다.) 그외 80년대 중반기의 독특한 그룹이라면 DaDa와 Bi Kyo Ran을 꼽을 수 있다. 인상깊은 쟈켓의 데뷰앨범을 발표한 DaDa는 Kenji Konishi, Mutsuhiko Izumi, 두명의 신세사이저겸 기타 연주자가 이끌던 일렉트로닉스 그룹으로 전체적으로 작품의 소리는 Tomita를 연상케하나 실험적인 요소를 가지고 있는 공격적인 연주를 들려준다. 멤버중 Izumi는 이후 Kennedy라는 그룹을 결성하는데 기본적으로 DaDa와 같은 일렉트로닉스 음악을 기반으로하면서 Mahavishnu Orchestra의 테크니컬하고 공격적인 퓨젼음악을 연주한다. Bi Kyo Ran은 철저하게 King Crimson(특히 Starless and Bible Black", "Larks Tongues In Aspic", "Red" 시절)을 추종한 그룹으로 기타와 보컬을 맡고 있는 Kunio Suma외 베이스와 드럼의 3인조로 편성되어 있으며 바이올린 주자와 키보드 주자를 게스트로 기용하기도 한다. 기타 연주는 그 스스로 'Robert Fripp을 존경하고 있다.'고 말할정도로 Robert Fripp선생의 주법을 그대로 계승하고 있으며 King Crimson적인 구성을 따르고 있지만 그 나름대로 독창성을 가지고 있는데 특히 두번째 작품인 "Parallax"에서 그러한 측면은 더욱 돗보이며 보컬 파트예서는 일본어특유의 인토네이션이 아주 특이하게 나타나고 있다. 두번째 작품이후 해산하였으며1988년 일본의 아트록 전문지인 Marquee산하 Belle Antique 레이블을 통하여 그들의 미공개 라이브가 두장 발표되었다.

Epilogue
아직까지 우리나라에서는 일본의 음악에 대한 방송은 물론 음반 발매, 아티스트의 공연 모두 금지되어있다. 일본이 유럽의 아트록에 비해 손색 없는 많은 작품을 갖게 된 것은 구태의연한 설명이긴하지만 그들의 문화에 대한 개방성과 그 문화를 그대로 카피하는 것뿐 아닌 자신들의 독특한 문화를 접목시켜 그들 나름대로의 음악을 만들어냈기 때문이다. 주지할만한 사실은 전세계 아트록 최대 기근기인 80년대와 90년대에 그들이 전세계에서 가장 많은 수의 양질의 아트록을 만들어내게 된 것은 그들이 한창 유럽의 아트록 음반이 활발히 수입되고 라이센스화되던 70년대말과80년대에 많은 음악적 자양분을 받으면서 자란 세대이기 때문이다. 국내에서도 산울림이나 동서남북 같은 훌릉한 프로그레시브 록 그룹이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그 맥이 끊긴 이유는 당국의 폐쇄적인 문화정책과 자유로운 예술 활동 및 사상적 자유에 대한 탄압, 그리고 사회와 문화의 관계를 더욱더 보수적으로 유도해왔기 때문이다.앞으로 '신한국'을 창조한다하니 아무쪼록 예술분야에 있어서는 많은 자유가 보장될 수 있기를 기대해본다.이번 '일본의 아트록 특집'은 다음 호에도 계속될 것이며 다음에는 80년대 말기에서 최근까지의 상황, 그리고 [Group Close Up]으로 Mugen, Outer Limits, Bi Kyo Ran등에 대한 좀더 상세한 리뷰를 할 것을 독자 여러분께 약속드린다.


1993. ARTROCK 제4호

Tag Lis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