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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회 수 : 11992
2010.05.22 (22:52:53)
Ratings: 
 
ARTIST:  Raymond Vincent 
ALBUM TITLE:  Metronomics 
YEAR:  1972 
COUNTRY:  Belgium 
GENRE:  Classic Pop 
LABEL:   
TRACKS:  1. Blue Prayer For Cello In Love
2. La Danse Du Canard sauvage
3. Mouvement Pour Archet
4. Mary Jane
5. Isabelle(Musique Du Film 'Isabelle')
6. La Mouette
7. Les Plutoniens
8. Pouring Rain
9. Adagio Pour Cordes
10. Do It Now While You Can
11. I Ain't Got No Time 
MUSICIANS:   
원본출처:  http://koreanrock.com/wiki.pl?RaymondVincent 

처음 결성 당시 'Wallace Collection'의 성공들은 대부분 Raymond Vincent의 작곡들 덕택이었다. 작곡가로서 그는 이 그룹이 전유럽의 차트에서 선두로 발돋음했던 영웅적 시기에 일종의 그룹내 원동력이었다.
재능있는 음악가였던 그는 또한 그룹의 바이올린 연주자였다. 사람들이 만일 그가 7살 때 축구공보다 바이올린 활을 더 자주 다루었고, 역시 바이올린 연주자였던 그의 아버지가 매일 그에게 음악연습에 시간을 보내도록 했다는 사실을 안다면 그의 음악적 힘을 이해할 수 있을 것이다. 무엇보다 그는 얼마 시간이 지나지 않아서 성과를 나타냈는데, 17살 때 처음으로 브뤼셀에서 꽁세르바뜨와르 상(Prix de Conservatoire)을 수상한 이후 계속해서 에두와르드루상(Prix Edouard Deru), 구베른느망 메달(Medaille du Gourvernement), 빌드브뤼셀 메달(Medaille de la Ville de Bruxelles)을 수상했으며, 다른 지역에서 15개 가량의 상을 더 수상하였다. 병역을 마친 후 그는 벨기에 국립 오케스트라의 제 1 바이올린 연주자로 음악계에 복귀하였다. 그러나 그는 연이어서 명칭이 "Pragmatic Section", 특별히 "16th Century"로 불렸던 한 그룹에 그의 주말 시간들을 쏟아 부었다.
1969년 말, 이 그룹은 한 팝 음악 스카우터의 눈에 띄게 되고. 그 후 갑자기 모든 일이 빨리 진행된다. 그 스카우터는 바로 영국 E.M.I 레코드사의 사장이었고, 스카우트는 성공적이었다. Raymond Vincent이 작곡한 그들의 첫번째 싱글 "Daydream"은 하룻밤 사이에 히트곡이 되었다. 30편 이상의 편곡이 나왔는데 편곡자 중에는 특히 Claude FranCois, Raymond Lefevre, Caravelli, Frank Pourcel 등이 포함되어 있었다. 음반은 150만장 이상이 팔렸다. 'Wallace Collection'은 파리의 Olympia 극장에서 공연하고 철의 장막너머로 전유럽을 순회하였으며, 매번의 페스티벌은 그들에게 새로운 입상의 기회가 되었다.
말하자면 Raymond Vincent의 영향력에 의해 시작된 방식(팝 오케스트라에 바이올린과 첼로 클래식 연주자를 배치)은 전혀 새로운 것이었다.

Raymond Vincent은 "Daydream" 이외에도 "Serenade", "Fly me to Earth" 및 'Wallace Collection'의 히트작 다수를 작곡했다. 또한 Szulzinger의 영화 '나의 딸 이자벨(Isabelle, ma fille)'의 음악을 제작했으며, Michel Simon의 마지막 영화 '집(La maison)'과 Chales Aznavour를 스타로 만들었던 영화 '아름다운 괴물(Le beau monstre)', Jean Coignon의 에니메이션 영화 "민주정치(Democratia)"의 음악 제작에 참여하였다.
현재 'Wallace Collection'은 다른 멤버로 활동하고 있으며, Raymond Vincent은 더욱 작곡에만 몰두하고 있다. 본 앨범은 또다시 새로운 경향(팝 오케스트라에 클래식 현악 4중주를 가미)을 가진 그의 첫번째 실험을 표현하고 있다.
아마도 이 오케스트라는 여러분이 이미 'Queen Elisabeth Chapel'이라는 이름으로 알고 있을 것이며, 그가 이 앨범 "Metronomics"를 만들기 위하여 결성시킨 팀이다.

JOSSE GOFFIN

세계적인 명성을 얻고 있는 벨기에 출신 일러스트레이터로서, 모방할 수 없는 선과 색의 세련됨이 담겨있는 이 디스크 재킷의 제작자이다.
1938년 출생하여 Cambre 국립미술학교에서 그래픽 예술을 공부했으며, 프랑스 파리의 여러 광고 대리점에서 그의 재능을 발휘하였다. 1962년 벨기에로 되돌아와 Brabant wallon이라는 작은 마을에 거주하면서, 조용히 세계 곳곳에서 주문된 작업과 창작에 전념하고 있다.

번역: 홍동진

 

 심윤보 : Metronomics앨범에 대한 개인적인 소고(小考)
찰현(擦絃)악기의 꽃이라 할 수 있는 바이얼린은 찰현악기들 중 가장 작지만, 가장 높고 풍부한 소리를 내서인지 많은 클래식음악 작곡가들의 사랑을 받아왔다. 바이얼린은 클래식 음악 뿐만 아니라, 프로그레시브 록에서도 상당히 비중있는 역할을 해왔는데, 이는 프로그레시브 록이 클래식에 많은 요소를 빌어 왔기 때문일 것이다. 매우 편의적으로 <아트 록계에서 바이얼린 연주가 능한>이란 한정사를 사용한다면, Curved Air의 데릴 웨이(Darryl Way), Roxy Music과 UK등을 거친 에디 잡슨(Eddie Jobson), PFM의 마우로 파가니(Mauro Pagani)등을 같은 괄호 안에 모아놓을 수 있겠다.
개인적으로 이들이 분명 바이얼린을 이골이 나도록 훈련하여 입신의 경지에 도달한 전문가라는 데에는 이견이 없었지만, 파가니니, 요하임, 비에냐프스키, 사라사테와 같은 클래식 바이얼린계의 비르투오소(virtuoso)와 비교 하기에는 무리가 있다,는 것이 솔직한 심정이었다.
하지만, 이 사람, 헤이몽 뱅상(Raymond Vincent)에게는 어쩐지 비루투오소(초절기교가)라는 명칭이 어울린다고 생각했다. 헝클어진 머리와 활을 비스듬히 들고 바이얼린을 턱으로 받치고 있는 -범상치 않은- 모습이 초절기교의 대명사인 파가니니(Paganini)를 연상케 해서였을까, 아니면 벨기에 국립 오케스트라의 제 1 바이얼린 주자였다는 이력 때문이었을까. 아무튼 그런 선입견이 들었다. 그리고 그의 연주와 작품들을 꼼꼼히 듣고 나서 선입견은 확신의 옷을 입게 되었다. 그는 보통사람들이 하나를 가지게 되면, 반드시 하나를 포기해야하는 것과는 달리 두 가지를 모두 소유하고 있는 타입의 사람이었다. 그는 전통을 파기하고 변혁을 시도했지만 종내는 그 전통과 혁신을 모두 감싸 안았던 천재였던 것이다.

헤이몽 뱅상(Raymond Vincent)의 음악으로 통하는 여러 문(門)들 중 나는 "Pouring Rain"이란 곡을 열고 그의 세계로 들어갔다. 수년 전의 일이다. 처음 한 번 듣고 단박에 이 노래가 맘에 들었다. 몇 차례를 연거퍼 내리 들어도 최초로 들었을 때의 신선도가 저하되지 않는 매력적인 곡이었다. 그 뒤 이 곡이 담겨 있는 Metronomics앨범의 CD를 기를 쓰고 구해서 운좋게 앨범 전체를 감상했다. 그 음반은 Poor House에서 나온 해적판 CD였다. 그닥 좋은 상태가 아니었을 법한 LP를 복각한 그 CD를 무슨 귀중한 애장품이라도 되는 양 애지중지하며 들었다. 간혹 틱틱거리고, 때론 지글거리는 잡음도 얼마든지 감내할 수 있었다. 그 후 M2U의 제작자를 통해서 오리지널 앨범을 손에 넣었다. 정식 발매된 적이 없는 만큼 이 앨범은 그 태생상 희귀할 수 밖에 없었고, 희귀한 만큼이나 야무진 가격을 가지고 있는 이 레코드를 제작자는 어째서 5장씩이나 갖고 있는지는 당최 알 방도가 없었으나, 이 앨범을 받고 나서 해적판 CD의 곡 순서가 물구나무를 서고 있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Side A의 곡들과 B의 곡들이 뒤바뀐 채 녹음 되었던 것이다. 그리고 얼마 전 M2U 레코드사에서 이 앨범의 리뷰를 쓰기 위해 리마스터링을 한 CD를 받아왔다. 시원치 않았던 음질은 마침내 사라지고,-백퍼센트 만족할 만한 음질은 아니었지만-비교적 입자가 고운 깨끗한 음질이었다. 갓 잡아올린 물고기처럼 파닥거림이 느껴지는 생생함이 있었다. 바이얼린의 활기찬 보잉까지도 그대로 전달될 정도였다. 프랑스에서 리마스터링 한 CD의 결과가 고음(高音)부분이 너무 강해서 폐기하고, 조금 더 양질의 결과물을 얻기 위해 벨기에의 전문가에게 리마스터링을 다시 했을 정도로 제작자는 이 앨범에 각별한 공을 들였다.
사실, 필자 또한 이 앨범의 발매를 애달아 했던 사람 중에 하나였던 지라, 앨범을 손에 넣었을 때 개미굴에 내던져진 개미핥기만큼은 아닐지라도, 기꺼움과 반가움에 달뜬 마음이 되었다. 제작자와 함께 헤이몽 뱅상씨가 보내주었다는 몇장의 사진들(모두 바이얼린을 들고 있는 사진이었다)중 앨범 안쪽에 넣게 될 사진을 고른 지, 근 1년만의 일이었다.

<Metronomics 음반의 탄생>

헤이몽 뱅상이 중추적 역할을 했던 월리스 컬렉션 Wallace Collection(1969-70)과 에스페란토 Esperanto(1973-75)사이에는 유사점보다는 상반점이 더 많다. 두 팀 모두 헤이몽 뱅상이 작곡을 주로 담당하고, 대개의 곡들이 현악파트가 강조되어 바이얼린 소리로 채워져 있다는 공통점이 있지만, 양자가 추구하던 음악적 관심과 그 질감은 사뭇 다르다. 좀 더 부연 설명하자면, 창작의 배경과 그 방법론이 서로의 반대편에 서 있었다.
Wallace Collection은 다분히 상업 밴드적인 면모가 있었기 때문에, 남성적이고 실험적이고 격앙된 느낌의 Esperanto보다는, 조용하고 차분하며 큰 파탄이 없는 무난한 경향의 곡들로 이루어져 있었다. 이 두 팀의 차이점을 헤이몽 뱅상이 Tony Hadland와의 인터뷰에서 밝힌 말을 직접 인용하자면, 전자는 바하(J.S. Bach)와 비발디(Vivaldi) 같은 바로크 음악의 영향권 안에 있었고, 후자는 스트라빈스키(strawinsky)나 쉔베르그(Schonberg)같은 현대 작곡가들에게서 영감을 얻었던 밴드였던 것이다. 헤이몽 뱅상은 Wallace Collection의 테두리 내에서 만들었던 Day dream, Serenade, Love와 같은 곡들의 대 성공에 만족하지 않고, 새로운 음악 세계에 도전하고픈 야심이 있었던 것이다. '반복은 철면피하고, 변주는 살아있다'는 누군가의 잠언을 몸소 실천하듯 그는 달라지기로 결심하고, 새로운 밴드-소위 '다국적 밴드'로 알려진 에스페란토(Esperanto)를 결성하게 된다. 마치 그가 벨기에 국립 오케스트라의 수석 바이얼린 연주자 자리에 안녕을 고하고, 록 음악계에서 새롭게 둥지를 튼 것처럼 또 한 번의 변화를 꾀하게 되었던 것이다.
Wallace Collection의 해체과정은 정확하게 알려지지 않고 있지만, 새로이 Esperanto를 결성하면서 기존 멤버를 단 한명도 쓰지 않은 것을 보아서는 헤이몽 뱅상은 진정으로 새로운 음악세계로 나가고 싶어했음을 알 수 있다. 2001년 Achouffe에서 32년만에 Wallace Collection의 재회 콘서트가 있었을 때도 Sylvain Vanholem을 비롯한 모든 멤버가 모였지만 헤이몽 뱅상은 참여하지 않았다.(그들은 바이얼린 주자만 참가하지 않았다고 애써 의미를 축소했으나, 사실 노른자가 빠진 공연이었음에 틀림없다) 그것이 알려진 데로 그의 대인기피증 때문인지, 피해망상 증세 때문인지는 확인 할 길이 없으나, 한 인터뷰에서 헤이몽 뱅상이 Wallace Collection이 "매우 상업적인 밴드였다"고 폄하하는 발언을 한 것으로 미루어 보아 해체 과정에서 진통이 있었음을 짐작할 수 있다.
Wallace Collection이 공중 분해되고, 헤이몽 뱅상이 가열찬 열정을 갖고 에스페란토를 시작하기 직전의 공백기에 본작 Metronomics는 제작되었다(1972). 따라서 한창 때의 헤이몽 뱅상인지라 날카로운 예풍(藝風)과 새로운 창조에의 집념이 앨범에 충만해 있다.
(* 헤이몽 뱅상에 관한 이야기는 알려진 바가 그리 많지 않아서 앨범의 뒷면 정보 번역본에 많은 부분 의존할 수 밖에 없었다. 그 어느 것 보다 비교적 소상하고도 정확하게 그의 삶을 알려주는 소중한 정보였다. 다만 헤이몽 뱅상이 벨기에 국립 오케스트라 출신의 첼로주자 Jacques Namotte와 함께 스트라디바리우스(Stradivarius)라는 팝 밴드에 잠시 몸 담은 적이 있으며, 곧 Sylvain Vanholme(guitar)와 Freddy Nieuland(drum)등이 조직한 "16th Century"라는 밴드에 합류하고, 그 밴드에서 Wallace Collection이 태동했다는 사실을 첨언한다.)

<곡 리뷰>

앨범의 타이틀인 Metronomics는 'metronomic'(메트로놈의,템포가 기계적으로 규칙이 바른)이라는 단어에서 파생되었다. 벨기에를 대표하는 일러스트레이터 호세 고삥(Josse Goffin)이 그린 이 앨범커버에는 커다란 메트로놈(박절기)의 추에 회사원으로 보이는 한 사내가 메달려 있는 것이 보이는데, 메트로놈의 흔들이처럼 기계적으로 반복되는, 현대인의 숨가쁘고 메마른 삶에 대한 풍자인 것이다. (http://users.swing.be/jossegoffin/ 을 방문하면 작가의 다른 작품들을 감상 할 수 있다)

1. Blue Prayer for Cello in love:

포켓볼 게임에서 랙으로 모아놓은 공을 강력하게 밀어치며 오프닝 샷을 하듯, 강한 어쿠스틱 기타 스트로크로 -앨범의 서막을 알리는- 본 곡은 당돌하게 시작된다. 이어 하프시코드(Harpsichord)의 맑은 울림이 저음역을 떠받치는 첼로 소리 위로 입체감있게 펼쳐지고, 이따금씩 밀도감있는 하몬드 오르갠 소리가 얽혀들다 사라진다. 통상적으로 합주등에서 보조적인 역할을 하던 첼로가 주연배우로 등장하는 음악이라 할 수 있다. 제목을 굳이 유념하지 않더라도, 곡이 전개되는 내내 첼로의 몸통에 있는 f자(字) 모양의 울림구멍에선 끊임없이 둔중한 공명음이 빠져나오고, 저음을 맡은 스피커의 우퍼도 쉴틈없이 바쁘게 울려댄다. 이 앨범 내에서 첼로의 활약상이 곳곳에서 두드러지는데, 이런 음악적 경향성은 Wallace Collection시절 부터 국립 벨기에 오케스트라 단원이었던 첼로주자 Jacques Namotte의 존재가 자양분이 되었던 것 같다. 훗날 헤이몽 뱅상이 Esperanto를 조직할 때 첼로주자(Timothy Kraemer)를 따로 두어 적극적으로 활용하게 된다.

2. La Danse du Canard Sauvage (야생 오리의 춤):

'야생 오리의 춤'이란 제목이 말해주듯, 곡 전체가 신명감으로 넘쳐난다.Esperanto의 2집에 수록된 동명타이틀 곡 Danse Macabre(죽음의 춤)과 비슷한 제목에 같은 바이얼린 연주곡이지만, 그 분위기는 정확히 대척점에 놓여져 있다.
전자가 근대 프랑스 작곡가 생상(Saint-Saens)의 곡을 재해석하여 타나토스(Tanatos-죽음의신)의 언저리를 도는 듯한 어두운 역동성을 강조했다면, 본곡은 활기찬 축제적 분위기를 연출했다.
흥을 돋구는 휘파람소리와 탄성, 빠른 템포의 바이얼린 소리,적절한 피치카토의 사용, 선술집에서 울려퍼질 법한 피아노 터치가 합세하여 유쾌하고 들뜬 기분을 잘 표현하고 있다. 종반에 한번 페이드 아웃되었다가 다시금 살아나는 멜로디도 이 곡의 유머감각에 일조한다.
요컨데, '신난다'라는 사실에 주안점을 둔다면, 꽤나 들을만한 작품이다. 불문곡직하고 리듬감에 몸을 맡기고 있노라면, 어느새 인생의 우울한 느낌이 촛불이 훅-하고 꺼지듯 사라진다.

3. Mouvement pour Archet(활을 위한 악장) / 4. Mary Jane :

물론 여러 가지 견해가 있겠지만, '활을 위한 악장'(트랙3)을 '메리제인'(트랙4)의 인트로(Intro.)로 보았을 때, 필자는 이 접속곡을 Side A의 가장 빼어난 곡으로 본다.(Side B에는 Pouring Rain과 Adagio Pour Cordes가 버티고 있다) 트랙 3은 바이얼린 활을 위한 악장이라는 제목처럼 바이얼린 이 만개해 있는 곡이다. 바이얼린 주자의 솔로 앨범답게 앨범전체에 바이얼린 소리가 단풍나무 숲처럼 빽빽하게 임립(林立)해 있는데, 이 곡도 그 대표적인 곡이라 할 수 있다. 개인적인 이야기지만, 워낙 바이얼린이 들어간 음악을 좋아 하던 터라 매 트랙마다 스피커의 미드레인지를 통해 바이얼린 소리가 쏟아져 나오는 이 앨범에 강렬무비(强烈無比)한 매력을 느낄 수 밖에 없었음을 고백한다.
이 곡은 바로크 시대 음악의 특징인 통주저음 파트를 두고 그 당시의 음악사조를 끌어 들이고 있어 특히 주목된다. 깊은 통울림을 내는 첼로가 지속적이고 단순한 통주저음 부분을 맡고 있으며,바이얼린이 고음부에서 자유롭게 뛰어다니고 있다. 이 곡에서 헤이몽 뱅상의 뿌리가 클래식에 있었음을 다시 한번 상기하게 된다. 짧은 클래식 악장이 끝나고, 곡은 Mary Jane으로 자연스럽게 넘어간다. 전반적으로 청신한 사운드가 매력적이며, 드럼으로 표현해 내는 속도감 있는 템포가 마음을 뒤흔든다. 거기에 감칠맛을 더해주는 풀룻소리가 있고, 가장 높은 음을 낸다는 바이얼린의 E선이 만드는 앙증맞은 소리가 듣는 이의 귀를 간지럽힌다. 요컨데 발군의 기량으로 록과 클래식을 잘 버무려 놓았다. 이런 이유에서 이 곡은 록과 클래식을 적절하게 융화시켰던 New Trolls의 Concerto Grosso per 1.앨범의 곡들이나, IL Rovescio Della Medaglia의 Contamizione앨범에 수록곡들과 비교 될 수 있을 것이다. 전반적인 곡 분위기는 -다그치는 듯한 빠른 템포와 비슷한 느낌의 보컬 때문인지- Wallace Collection시절 사랑 받았던, Fly me to the Earth(1969)를 환기(喚起)시킨다.

5. Isabelle (musique du film "Isabelle"):

이 곡은 "Mama Dracula(1979)"같은 판타스틱(Fantastic)호러물을 만들었던 벨기에 감독 Boris Szulzinger의 영화 "나의 딸 이자벨(Isabelle, Ma Fille)"에 삽입된 사운드 트랙이다. 헤이몽 뱅상은 이미 1970년, 프랑스의 영화 음악가 Georges Garvarentz가 작곡한 "아름다운 괴물"(Un Beau Monstre)의 사운드 트랙에 Wallace Collection의 음악("My Way of Loving You"와 "Stay" )으로 참여하기도 했었고, 그 밖의 몇 편의 영화음악에도 관여 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앨범 뒷면정보의 번역본을 참조할 것) 이 트랙에서는 송진처럼 끈끈한 보컬이 노래의 결에 착 달라붙어 곡을 이끌어가고 있으며, 윤기가 흐르는 무그(moog)연주가 돋보인다. 은근히 번져나가는 듯한 혼(Horn)소리와 블루지한 건반터치가 퇴폐적이고, 몽환적인 분위기를 엮어 낸다. 특히 중반부의 유려한 풀륫연주가 혼에게 절묘히 바통을 넘겨주는 부분은 이 음악의 감상포인트라 하겠다. 또한 "이자벨, 어디 있는 거니? 내게 돌아와라. 나는 매우 외롭구나. 내게 돌아와라"를 처절하게 외치는 한 남자의 처연함은 헤이몽 뱅상의 초절적인 바이얼린 연주기교에 의해 배가 된다. 공격적인 트레몰로 주법(tremolo :활을 재빨리 상하로 움직여서 내는 동일한 음의 급속한 반복)으로 절망과 비애가 뒤엉킨 남자의 심리상태를 표현하고 있으며, 피치카토 주법(pizzicato:바이올린을 활로 연주하지 않고 기타나 하프처럼 손가락으로 튕기는 주법)을 이용한 현의 타악기적 연주는 불안하고 긴장감이 감도는 효과를 자아낸다. 전체적으로 다양한 악기가 쓰였지만, 집중력을 잃지 않아 난삽하지 않다.

6. La Mouette (갈매기):

'갈매기'라는 새의 속성상 바다를 떠올리게 된다. 음악이 시작되면, 파도가 해안가에 흰 포말을 만들어내며 부드럽게 핥고 있는 장면이 절로 상상되고, 그 위를 갈매기들이 날고 있는 모습이 눈앞에 펼쳐진다. 모래 알갱이들은 햇볕에 앞다투어 반짝이고 있고, 소금기가 베어 있는 바닷바람이 온화하게 목덜미를 만져준다. 하얀 갈매기들이 바다 위에 연꽃처럼 떠 있기도 하고, 순금빛 햇살을 한입씩 베어 물고 파란 수평선 위로 자유롭게 비상하기도 한다. 이런 분위기를 담배 한대 태울 정도의 시간밖에 안되는 짧은 곡(3분 25초)속에 완벽하게 표현해 낸 헤이몽 뱅상의 탁월한 작곡솜씨에 그저 경탄할 따름이다.
끼룩거리는 갈매기의 울음을 연상시키는 독특한 바이얼린 소리를 앞세우고, 따뜻한 음색의 호른(horn)소리가 살며시 곡 전체로 퍼져나가며 곡을 이끈다. 물결치듯 어쿠스틱 기타가 조용하게 찰랑 거릴 때쯤, 상큼한 피아노와 맛깔진 하몬드 오르갠이 바이얼린 선율에 포개진다. 현악 파트가 곡 전반을 풍요롭게 하고 있으며, 끝부분도 예의 갈매기 울음 소리로 마감되는 수미쌍관(首尾雙關)형식을 취하고 있다.

7. Les Plutoniens:

우선 곡명에 관해서 말하자면, 명계(冥界)의 신(神) "플루토(Pluto-'하데스'라고도 불린다)의" 또는 "저승의"라는 프랑스어 형용사와 관련이 있다. '80간의 세계일주'와 '해저 2만리'로 유명한 프랑스의 작가 쥘 베른(Jules Vernes)의 '땅 밑 여행기'(Voyage au centre de la terre)에서 지하세계가 "Plutonien"으로 묘사되기도 했었다. (여담이지만, 영국의 키보드주자 Rick Wakeman은 쥘 베른의 이 작품을 토대로 "The journey to the center of the Earth"라는 컨셉앨범을 제작하기도 했다.) 앨범 전체적으로 서정적인 곡들 사이에 힘있는 곡들을 끼워 넣어 강약 조절에 신경을 썼는데, 본 곡이 강(强)에 해당하는 곡이라 할 수 있겠다.
저돌적인 드럼난타와 거칠게 노도처럼 달려 드는 바이얼린이 압도적인 공세를 펼친다. 피치카토와 스타카토를 주법을 이용한 바이얼린이 빠른 패시지를 빈틈없이 공격적으로 연주해내고, 보컬도 이에 뒤질세라 목에 핏대를 올린다. 헤이몽 뱅상의 연주는 장전된 기교를 남김없이 발사하려는 듯 숨막히게 다가온다. 붓끝이 살아있는 필체처럼, 선율이 생생하다. 그의 음악적 역량이 갖는 진폭의 크기를 엿보려면 이 곡 한 곡으로도 충분 할 듯.

8. Pouring Rain (쏟아지는 빗줄기):

음악도 남녀간의 만남과 비슷해서 처음의 신선함이 빈번한 만남에 따라 상투화되어 버리고 신비와 긴장은 사라지기 마련이다. 그러나 감히 말하건데, 여기 그러한 '한계효용 체감의 법칙'을 사양하고 거부하는 음악이 있다.
애조띤 바이얼린 소리와 함께 음악이 열리면, 우리의 마음에 굵은 빗방울이 돋기 시작한다. 그리고, 싱그러운 기타소리가 나올 때쯤, 시디 플레이어도 젖고, 스피커도 젖고, 종국에는 제목처럼 쏟아지는 비가 흥건하게 마음을 적셔온다. 가칠가칠한 보컬은 마음을 파고드는 바이얼린 선율과 잘 어울리며, 차분하게 보조하는 어쿠스틱 기타 음색이 듣는 이의 가슴에 따스한 방점(傍點)을 찍어준다.
애절한 이 곡을 긴장감이 높게 잡혀 있는 앞 곡(Les Plutonies)에 이어서 듣게 되면, 면도가 끝난 후에 타는 듯한 피부의 화끈거림을 애프터 셰이브 스킨으로 신속히 가라앉히듯, 마음이 진정되는 느낌을 받을 것이다. Wallace Collection 시절 추구했던 성공적인 대중음악의 유산이 이 음악에도 분명 녹아 있다. 그들의 음악세계에 대중들을 전폭적으로 동화시키는 데에 미흡했던 Esperanto를 생각한다면, 이 음악은 헤이몽 뱅상이 일반 대중에게 친절하게 베풀었던 마지막 선물이었던 셈이다.
또한 좋은 음악의 기준은 좋은 음악의 숫자만큼 많다고 하지 않던가. 그러니 통속적이니 상업적이니 그런 투정을 함부로 부리기 힘들다.

9. Adagio pour Cordes (현을 위한 아다지오):

또 하나의 진미라 부를 수 있는 트랙이 여기에 있다. 호들갑을 떨며 요리로 비유하자면, 육질이 꼬들거리고 고소한 풍미가 진하게 베어 있는 곡이다. 미국의 작곡가 사무엘 바버(Samuel Barber)의 유명한 곡명이 언뜻 떠오르는 제목인데, 이름에 걸맞게 현이 벨벳처럼 부드럽게 온몸을 감싸 안는다. 첼로에 바이얼린 소리가 덧칠해지면서, 아름다움에 아름다움을 보태고 있다. 두 소리는 씨실과 날실이 되어 막막한 슬픔이 빼곡히 박혀 있는 옷감을 짜낸다. 한동안 이 음악에 귀청을 던져 두고 있으면, 가슴 한 켠이 뻐근해 옴을 느낀다. 정녕 부박한 언어로는 도무지 적절히 표현하기 어려워, 자꾸만 한계라는 허방에 빠져든다. 비애감이니, 애잔함이니 하는 각주 따위를 읽는 것보다는 직접 이 곡을 귓속에 담아 보는 것이 현명할 것이다.
바로크 시대 음악의 구조가 비교적 이 곡 속에서 잘 갈무리 되어 있으며, 격조 높은 아름다움이 멜로디마다 스며있다고 과감히 칭찬 할 수 있는 작품이다.

10. Do it now while you can:

보컬의 카리스마가 확연히 느껴지는 트랙이다. 왕겨처럼 까끌한 보컬이 힘있게 음악을 진두지휘하고 있다. 걸판지게 술판이 벌어질 것만 같은 분위기로 음악은 시작한다. 딱,딱거리는 손가락 장단이 굵은 허밍 소리 속에서 울리다가 휙휙 휘파람소리가 더해진다. 예의 바이얼린이 빠르게 활을 긁어대면 음악은 이미 불땀좋은 화롯불처럼 후끈해져 있다. 열정적이고 박력있는 연주에 흠뻑 빠져 있으면 문득 방아깨비처럼 고개를 주억거리고 있는 자신을 발견하게 되고, 뜨거운 인두에 납이 녹듯 우리의 마음도 녹아 버린다.
이따금씩 들려오는 코맹맹이 소리의 보컬도 곡에 재미를 주고 있으며, 브루노 리버트(Bruno Libert)가 연주하는 키보드의 존재감 또한 두드러진다. (앨범 크레딧을 얻을 수 없어서 이 앨범의 참여 멤버는 알 수 없지만, 브루노 리버트가 이 앨범에 Keyboard주자로 참가한 것만큼은 알려져 있다. 한 스위스인이 만든 Esperanto에 관한 웹사이트에 의하면, 헤이몽 뱅상이 자신의 솔로 앨범에 벨기에 출신의 키보디스트 브루노 리버트를 참가 시키고, 그와 음악적 아이디어를 나누는 과정에서 Esperanto라는 밴드를 조직했다고 기술되어 있다. 앨범 뒷면 정보를 통해 "Queen Elisabeth Chapel" 이란 이름으로 활동했던 팀이, 이 앨범 녹음에 참여 했었음을 알 수 있는 것이 고작인게 이내 아쉽다. 참고로 "Queen Elisabeth Chapel"은 벨기에의 유서깊은 클래식 음악 콩쿠르인 "Queen Elisabeth Competition"이 열리는 장소로 많은 벨기에 연주인들의 산파역할을 했던 곳인데, 여기에서 밴드명을 따온 듯 하다. 네덜란드인이었던 Elisabeth여왕은 벨기에의 Albert왕자와 결혼하면서 벨기에의 브리쉘로 오게되었고, 그녀 자신 역시 훌륭한 바이얼린주자인 동시에 열정적인 음악 애호가였다고 한다.)

11. I ain't got no time:

굳이 마지막 곡임을 상기시키지 않더라도, 본 곡은 앨범전체를 차분하게 정리하는 느낌을 심어준다. 푸근한 호른소리가 물안에서 잉크가 번지듯 서서히 퍼져나가고, 보컬은 달변가처럼 이야기를 풀어 나간다. 묘한 음의 덩어리가 곡 전체에 산재해 있다. 결국 이런 트랙 한 두개만 있어도, 음반을 사는 보람이 느껴지는 것이 아닐까,하는 주관적인 생각도 해보게 된다. 기가 질릴 정도로 아름다운 트랙이라 할 순 없을 지라도, 그 수더분함과 느긋함에 이 트랙의 단골손님이 되고 만다. 후반부에 'I ain't got no time'을 반복해서 불러대는 보컬에는 상념이랄까, 세상의 질곡을 빠져나온 노련함이랄까 그런 복잡한 것이 깃들여 있는 듯 하다.

<총평>

한마디로 요약할 때 생기는 미흡함을 감안하여 말하자면, 이 음반은 Wallace Collection과 Esperanto, 이 두 밴드의 음악적 지향성을 절묘하게 절충한 작품이다. 이 앨범에는 헤이몽 뱅상이 두 밴드를 통해 한결같이 추구했던 궤적이 잘 드러나 있으며, 두 밴드가 갖고 있는 장점을 최대한 수렴한 느낌마저 던져준다. 누구나 들어보면 느끼겠지만, 본 작은 두 밴드의 입지점이 포괄하는 영역이 서로 삼투되고 중복되어, 대중성과 예술성이 기막히게 결합되어 있다. 해서 앨범 곳곳에는 상당한 친밀감이 내재된 화술을 구사하기도 하고, 때론 일반 대중에게 쉽게 용해될 수 없는 목소리를 들려주기도 한다. 분명한 것은 Wallace Collection과 Esperanto의 공백기(1972)에 탄생한 본 앨범은 기존의 테두리를 더욱 윤기 있게 확대시킨 가운데 새로이 결성될 밴드에 대한 기대, 흥분 등을 환유적으로 보여주는 작품이라 할 수 있을 것이다.
Metronomics…. 좋은 포도주처럼 뒷맛이 괜찮은 앨범이다. 혀끝에 남은 그윽한 맛이 자연스레 빠져나가듯, 곡의 여운들이 귓가에 아련히 멤돌다가 살며시 사라진다.

글: 심윤보

 

 이동훈
[meddle, 이동훈, meddle@nuri.net]

에스페라도의 매력에 정신을 차리지 못하고 있을때 접한 바이올린 주자 레이몬드 빈센트의 솔로 앨범입니다.
물론 솔로 작품이라고 하지만 에스페 라도 시절에 못지않은 뛰어난 음악을 들려주고 있습니다.
보편적으로 밴드 음악과 솔로 작품 들을 비교해보면 대부분 스케일에서 큰 차이를 보이지요. 어떤 음악을 들 을때 '와... 이건 정말 밴드 아니면 할 수 없는 음악이다' 라고 느낄때가 많습니다. 예를 들어 the wall, the final cut 과 로저의 솔로 작품인 pros and cons 를 비교해본다면 확연해집니다. 물론 마이크 올드필드 같은 뮤지션은 예외라고 할 수 있겠 습니다.
레이몬드 빈센트의 metronomics 앨범은 에스페라도 시절의 밴드의 역동성을 충분히 느낄 수 있는 수준급 의 작품이라고 할 수 있겠습니다.
track list

les plutoniens pouring rain adagio pour cordes do it now while you can i ain't got no time blue prayer for cello in love la danse du canard sauvage mouvement pour archet suivi de mary jane isabelle la mouette

곡이 좀 많죠? :-) 전체적으로 바이얼린의 강렬한, 때로는 애수에 젖은 선율과 누군지 몰라도 약간은 허스키한 남성적인 보컬 그리고 각종 어쿠스틱 피아노, 기타, 첼로등이 잘 조화를 이루었습니다.
첫번째 곡은 이 앨범의 백미라고도 할 수 있습니다. 초반부의 활기넘치는 바이얼린 연주는, "후훗, 드디어 시작이군!! .." 라는 생각과 동시에 입가에 한껏 미소를 머금게 하는군요. 또한 박력 넘치는 퍼커션의 연주가 환율의 불안정으로 인한 바동 주민들의 멍든 가슴에 시원한 구멍을 뻥 뚤어줄 것 같습니다. 또한 이 곡을 매력적으로 만드는 요소중 하나는 오르가즘의 최고조에 이르는 하지만 결코 그 뒷 사정은 아랑곳하지 않는 바이얼린의 연주라고 할 수 있겠습니다. ^^;

pouring rain 은 첫번째 곡과는 달리 차분한 바이얼린 연주로 시작을 하는군요.
첫번째 곡에서의 흥분을 가라앉히는 나른한 곡입니다.
adagio 는 제목에서도 알 수 있듯이 차분한 클래식 소품입니다. 조금은 우울한 분위기의, 마치 영화 파리넬리의 한 장면이나 아마데우스에서 대중의 무관심속에서 죽어간 모짜르트가 온통 분가루를 뒤집어 쓰고 시궁창에 처박할때 흐르면 딱 좋을 곡입니다.
네번째 곡 do it now while you can 은 마치 지하 선술집의 여기 저기서 뿜어져 나오는 역겨운 술냄새와 탁자며 바닥에 달라붙은 눅눅하고 끈적 끈적한 술기운이 사람들의 발걸음을 고정시켜버리는 순간 이 모든 꿀꿀한 (올라르게 사용하는건지 모르겠네.^^;) 분위기를 단숨에 활기넘치는, 정말 춤이라도 안추면 이상한 사람으로 보일 정도로 박력이 넘쳐 폭발해 버리는 곡입니다.
이 곡에서는 바이얼린보다는 보컬이 더 인상 적으로 들리는군요. 휘파람 소리도 신나구요.
아... 갑자기 생각이 났는데 이 보컬과 비슷한 분위기와 파워를 가진 보컬리스트는 아마도 시완에서 발매되었던 fusion orchestra 에서의 여성 보컬 정도 인것 같습니다. 대충 짐작이 가시죠? :-)

i ain't got no time 은 제가 넘 좋아하는 곡입니다. 전체적으로 애수어린 분위기와 보컬이 돋보이는군요.
la danse du canard sauvage 는 술독에서 방금 빠져나온 어느 할아버지의 one two...
one two three four 라고 외치는 구령과 함께 시작을 합니다. 이 할아버지는 신나는 바이얼린 소리에 흥분을 했던지 휘파람을 불고 이상한 소리를 막 내는군요. ^^; 앨범의 전반부에서 들을 수 있었던 박력넘치거나, 애수에 젖은 바이얼린이 아닌 매우 신나는 유쾌한 소리를 들을 수 있습니다.
mary jane 에서는 그 동안 앨범 앞부분에서 표면으로 들어나지 않았던 플룻의 솔로 파트가 매우 인상적입니다. 플룻의 가벼운 숨결과 보컬의 둔탁함이 맞물려서 새로운 분위기가 연출되는군요.
상당히 우수한 작품임에도 불구하고 정식 음반이 아닌 부틀릿으로 만날 수 밖에 없다는 사실이 매우 애석합니다. 따라서 음질이 매우 열악하지요. 엘피의 자글 자글거리는 소리가 들리니깐요. 하지만 그렇게 신경쓰이는 정도가 아니기 때문에 감상하는데 짜증이 나지는 않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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