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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회 수 : 6459
2010.05.22 (05:12:08)
Ratings: 
 
ARTIST:  Porcupine Tree 
ALBUM TITLE:  Lightbulb Sun 
YEAR:  2000 
COUNTRY:  U.K. 
GENRE:  Heavy Prog 
LABEL:  Snapper 
TRACKS:  1. Lightbulb Sun (5:30)
2. How Is Your Life Today ? (2:46)
3. Four Chords That Made A Million (3:36)
4. Shesmovedon (5:14)
5. Last Chance To Evacuate Planet Earth Before It Is Recycled (4:48)
6. The Rest Will Flow (3:15)
7. Hatesong (8:26)
8. Where We Would Be (4:12)
9. Russia On Ice (13:04)
10. Feel So Low (5:18)

Total Time: 54:49

Special edition second disc:
1. Buying New Soul (edit) (6:07)
2. Pure Narcotic (5:14)
3. Tinto Brass (live) (6:43)
4. The Rest Will Flow Strings Track (2:05)
5. Piano Lessons (video)
Total time: 01:16:16 
MUSICIANS:  - Richard Barbieri / analogue synthesizers, Hammond organ, Mellotron, Fender Rhodes
- Colin Edwin / bass, sax, giumbri
- Chris Maitland / drums, percussion
- Steven Wilson / vocals, guitars, piano, samples, banjo, hammered dulcimer 
원본출처:  http://koreanrock.com/wiki.pl?PorcupineTree 

이번엔 다양성에 대해 얘기하는 것으로 출발해보자. 다양성은 모두가 칭송하는 미덕임에 분명하지만 우리가 음악을 생산하고 감상하는데 있어서 얼마만큼 세련되게 다양성을 담보하고 있는가를 묻는다면 자신이 없다. 얼터너티브와 브릿팝은 지나치게 독점적으로 의미를 생산하는 과정에서 폐허가 되어 버렸고, 생산자나 감상자나 자신의 익숙한 문법의 테두리 안에서 안전하게 음악을 사고하는 것에 편안함을 느낀다. 포큐파인 트리는 편의상 네오 사이키델릭의 흐름에 위치한 프로그레시브 밴드로 분류되지만 단순히 이렇게 설명하면 이들의 핵심을 오해할 소지가 있기 때문에 일단은 판단을 보류하고 음악을 들어보자.

80년대 중반부터 시작한 포큐파인 트리의 역사를 꿰고 있는 사람이라면 이미 그 쪽 신에선 나름대로 알려져 있던 밴드를 두고 어느날 갑자기 외계에서 떨어진 생명체처럼 얘기하는 것을 우습다고 생각할 지 모르나, 두 장의 라이센스를 통해 이들을 처음 접했을 한국적 상황 아래서의 다수를 생각할 때 포큐파인 트리를 만난다는 것은 분명 새로운 경험이었다. 역시 한마디로 정의할 수 없는 앰비언트와 트립 합적 성격이 혼재된 그룹 노 맨 No Man 출신인 스티브 윌슨 Steven Wilson이 포큐파인 트리를 결성하게 된 배경은 우리나라 밴드 언니네 이발관의 형성사와 비슷하다. 재미로 존재하지 않는 밴드에 대한 얘기를 하고 다니다가 사람들의 관심을 끌자 어쩔 수 없이 스티브 윌슨의 원맨밴드로 출발하게 된 것. 이후 새로 멤버들을 받아들여 지금까지 여섯장의 앨범을 낸 포큐파인 트리는 자신들 스스로가 강력히 범주화를 거부하고 있으며, 또한 범주화 하기 어려운 음악을 하고 있다. '브리티시 프로그레시브 익스페리멘틀 포스트 락 British Progressive Experimental Post Rock', 이것은 사실 난감한 평론가들이 어쩔 수 없어 같다 붙인 말이고, 포큐파인 트리가 자신들의 몇 안되는 동류로 꼽은 이들이 래디오헤드와 제프 버클리였다고 말하면 이들의 음악을 이해하는데 도움이 될지 모르겠다. 래디오헤드와는 같은 것을 두 번 만들지 않고, 언제나 밴드의 과거와 팬들을 배반할 준비가 되어 있다는 방법적인 측면에서, 제프 버클리와는 60년대와 70년대의 락음악에서 많은 영감을 얻었으면서도 동시대와의 접점을 잃지 않는 면에서 그렇다. 또한 중요한 것은, 이들의 음악은 결코 대중을 외면하고 나아가지 않는다는 점이다. 실험을 위한 실험보다는 사람들을 공감시킬 수 있는 지점을 목표로 삼고 나아간다.

[Lightbulb Sun(백열전구 태양)]이란 제목은 창문 없는 병실에 입원해 있었던 스티브 윌슨의 어린 시절 기억에서 유래했다. 창작의욕을 주체할 수 없어 5집 [Stupid Dream]('99)을 발표하고 얼마 지나지도 않아 서둘러 만들었다는 이 앨범은 'Shesmovedon', 'Hatesong'같은 곡들에서 보여지듯이 개인적이고 솔직한 감정을 주제로 하고 있다. 예전 곡들에 비해 보컬이 강조되고 싱글 지향적으로 변해가는 흐름이 보인다. 비틀즈 식의 보컬 하모니 ('How Is Your Life Today?'), 마치 존 레넌이나 그 적자인 오아시스를 연상케 하는 사이키델릭 사운드 ('Four Chords That Made a Million'), 메탈 리프의 거침없는 사용 ('Russia on Ice')까지 이들의 음악은 마치 1960년부터 2000년까지의 기억들이 평등하게 존재하는 타임 캡슐을 연 것처럼 흥미롭다. --vanylla, 2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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