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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음풍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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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회 수 : 6274
2010.04.01 (22:02:28)
Ratings: 
 
ARTIST:  Refugee 
ALBUM TITLE:  Refugee 
YEAR:  1974 
COUNTRY:  U.K. 
GENRE:  Symphonic Prog 
LABEL:  Charisma 
TRACKS:  1. Papillon
2. Someday
3. Grand Canyon
4. Ritt Mickley
5. Credo 
MUSICIANS:  - Patrick Moraz / keyboards
- Lee Jackson / bass, vocals
- Brian Davison / percussion, drums 
원본출처:  http://koreanrock.com/wiki.pl?Refugee 

Refugee - Refugee

키스 에머슨과 함께 Nice를 이끌었던 Lee Jackson과 Brian Davison이 스위스의 천재 키보디스트 Patrick Moraz을 만난 것은 그들에게 있어서 또 하나의 비극의 시작이었다. Nice가 키스 에머슨의 ELP 결성으로 해산되는 첫 번째 비극을 맞이한 Lee Jackson과 Brian Davison은 각각 Jackson Heights와 Every Whichway를 결성한다. 키스 에머슨이 다시 돌아와 자신들과 Nice를 결성하기를 기대하며 ELP의 성공을 우두커니 바라보기만 해야했던 두 명은 결국 Nice의 재결성 꿈을 버리고, Nice시절 스위스 공연 때 만났던 패트릭 모라즈를 생각하게 되고 그룹 Refugee가 탄생한다. 하지만 리 잭슨과 브라이언은 냉엄한 현실에서 피난자였을 뿐이었다. 아쉽게도 Refugee는 단 한 장만의 앨범을 남긴 후 패트릭의 Yes가입으로 해산하고 만다.

키보드, 베이스, 드럼의 3인조의 그룹들의 작품이 그러했듯이 키보드를 전면에 내세운 이 앨범은 키스 에머슨의 공격적이고 남성적인 사운드를 대신할 패트릭의 화려하고 여성적인 섬세함과 멜로트론의 사용이 앨범 전체를 관통하는 뚜렷한 특징으로 나타나고 있다. 또한 Nice 시절 키스 에머슨이라는 거물에 가려 빛을 보지 못한 리 잭슨과 브라이언의 실력도 유감없이 감상할 수 있다. 리 잭슨의 우수에 찬 목소리가 키보드와 드러밍의 웅장함과 긴장감이라는 고조된 감정을 적절하게 이완시키는 작용을 하고 있으며, 이는 마치 그룹의 앞날을 예견하는 듯해 더욱 처량하게 들린다. 대곡 <Grand Ganyon>과 <Credo>에서 들을 수 있는 세명의 뛰어난 조화는 우리들에게 Nice ELP, Yes에서 느낄 수 없었던 또 하나의 “들을거리”를 제공하고 있다.

글:맹한호

 

 

승자란 무엇인가? 순전히 사전적 의미에서 승자란 어떤 경쟁에서 이긴 사람을 의미한다. 그리고 이 단어는 사회적 성공이라는 또 다른 의미를 내포하고 있다. 하지만 이제 이러한 시각을 던져 버리고 새로운 관점에 설 때가 되었다. 승자란 다름아닌 "자신과의 싸움"에서 이긴 자를 의미하는 것이다.
그리고 사회적 성공 혹은 대중적 인기(인지도)는 결과물로서 꼭 필연적인 것은 아니다. 요지는 우리 삶에 있어서 중요한 것은 "자신과의 싸움"에서의 승리이지 그것을 통해 얻어지는 결과가 아니라는 것이다. 거꾸로 말하면, 대중적 인기가 높다고 해서 그가 인생의 승리자라고 볼 수는 없다는 것이다. 그런 점에서 The Nice의 멤버 Lee Jackson과 Brian Davison을 패자라고만 볼 수는 없다.

Refugee의 결성 키스 에머슨을 주축으로 결성되었던 The Nice는 그가 ELP를 결성하기 위해 그룹을 떠나자 해산되고 말았다. 그리고 ELP만이 전통적 의미에서의 승자가 되었을 뿐이다. The Nice의 나머지 두 명의 멤버는 각각 자신의 그룹을 이끌었는데, 브라이언 데이비슨은 70년 5월 Graham Bell(Skip Bifferty의 멤버), Alan Cartwright 등과 함께 재즈 록 지향의 Every Which Way라는 그룹을 결성하지만 그래함 벨이 Arc에 참여하고, 알란 카트라이트가 Procol Harum에 참여하면서 그룹은 해산된다.
The Nice 해산후 팝 지향성을 가진 리 잭슨은 70년 Jackson Heights를 결성해 4년에 걸쳐 많은 콘서트와 4장의 스튜디오 앨범을 발표하는 등 활발한 활동을 전개했다. 하지만 안정되지 못한 라인업으로 인해 더 이상의 진전이 불가능하다고 느낀 리 잭슨은 그룹 탈퇴를 결정한다. 당시 잭슨 하이츠는 키보디스 트로서 나이스 시절 스위스 공연 때 만났던 Patrick Moraz를 받아들이려고 했는데, 리 잭슨은 그의 스타일이 잭슨 하이츠의 음악 스타일과는 어울리지 않는다고 판단하고 그와 함께 새로운 그룹을 만들 것을 구상한 것이다.

(그가 떠난 후 잭슨 하이츠의 다른 동료들은 Heights라는 이름으로 조금 더 활동한다.) 이러한 과정을 통해 Refugee가 탄생한다. 74년의 일이다.

Refugee의 유일작 [Refugee] 앞 뒤 상황전개로 보아 Refugee 결성의 아이디어를 제공한 사람은 분명 리 잭슨인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앨범 제작에서 가장 주도적인 역할을 한 것은 패트릭 모라즈였다. 앨범을 들어보면, 리 잭슨의 스트링 파트는 (Grand Canyon), (Credo)에서만 잠시 들을 수 있을 뿐이다. 멜로디 파트를 너무 키보드에 의존하고 있는 것은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 정도다. 그리고 이는 이 앨범이 발표된 이후 그룹의 장래가 어떻게 될것인가를 암시하는 것이기도 하다. ELP가 나이스와 킹 크림슨과의 만남이었다면 Refugee는 나이스와 Yes와의 만남이었다. 물론 그룹의 한 구성원을 그룹 차원으로 일반화에 비유하는 것이 논리적이지 못하다는 것은 인정하지만, 사운드의 특성을 고려해 볼 때 분명히 참고가 될 것이다.
가장 관심을 모으는 것은 역시 키스 에머슨과 패트릭 모라즈의 사운드의 차이점인데, 공격적이고 남성적인 사운드의 키스 에머슨과 달리 패트릭 모라즈는 여성적인 섬세함과 화려함을 들려주고 있다. 마치 콘서트의 오프닝 넘저를 연상케 하듯 패트릭 모라즈의 현란한 키보드 연주가 주축이 되고 있는 (Papillon)과 재즈적이고 실험적 시도가 엿보이는 (Ritt Mickley)에서의 패트릭의 연주는 하늘을 찌를 듯하다. 하지만 뭐니 뭐니해도 이 앨범의 백미는 15분이 넘는 두 개의 대곡 (Grand Canyon)과 (Credo)에 있다.
총 다섯 파트로 되어있는 (Grand Canyon)은 미국의 국립공원 그랜드 캐년의 모습을 음악화하고 있다. 웅장함과 절묘한 경치를 형상화한 듯한 도입부와 맑고 투명한 어쿠스틱 피아노로 시작해서, 리 잭슨의 베이스, 브라이언 데이비슨의 평범하지만 다른 파트와 뛰어난 조화를 이루는 드러밍으로 그랜드 캐년의 아름다움과 거대함을 표현하고 있으며, 부제 Rapids( 강에서 물이 빠르게 흐르는 부분)를 달고 있는 네 번째 파트는 제목만큼이나 긴박함을 느끼게 하는 부분이다.

또 하나의 대곡 (Credo)는 신자들의 믿음을 노래로 표현하는 미사의 한 부분인 "사도신경"이라는 뜻을 지니고 있는 곡이다. 그래서 그런지 전반적으로 비장함이 스며들어 있으며, 웅장함이라기 보다는 장엄한 그 무엇이 느껴지는 곡이다. 그리고 이를 위해서 성 일반 성당의 파이프 올갠이 사용되었다. 두 번째 파트 (I Believe)에서 들을 수 있는 리 잭슨의 보컬은 연주와 목소리는 가사의 무거움과는 어울리지 않는 어색함을 느끼게 한다. 하지만 장엄한 파이프 올갠 소리에 이어 나오는 그의 두 번째 보컬은 성당 안에서의 고백을 연상케 하는 비장함과 흡인력을 지니고 있다. 피아노와 올갠으로 시작해서 미니 무그와 멜로트론까지 10여가지의 키보드 군을 총동원해서 화려함과 웅장함을 한 축재즈적이면서도 투명한 음색을 또 다른 한 축으로 사운드를 펼쳐나가고 있는 패트릭 모라즈의 능력은 그를 Refugee에 있도록 놔두질 않았다.

결과적으로 리 잭슨과 브라이언 데이비슨은 또 한번의 좌절을 맛보아야 했다. 하지만 그들 역시 자신의 한계와 노력에 대한 엄중한 평가를 통해 승리자가 될 수도 있다. Refugee후의 그들의 활동내용이 알려진 것이 없기에 우리들은 그들을 승자 혹은 패자로 결론지을 수 없다. 다만 승자이기를 바랄 뿐이다. 자신과의 사움에서 승리했다는 만족감으로 가득한...
글/맹한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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