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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AM - Where?(In Conclusion)

캐나다 그룹 Morse Code에 이어 조금 더 아래로 내려와 이젠 미국 그룹을 소개할 차례인 것 같다. “RAM. 컴퓨터 용어가 아닙니다. 미국의 아트록 그룹의 이름입니다.” 그런데, 이들의 국적이 확실히 미국이라는 보장이 없다. 왜냐하면 멤버들의 이름을 살펴보면, John DeMartino(색스폰, 플륫, 클라리넷), Ralph DeMartino(기타, 보컬), Michael Rodriguez(베이스, 보컬), Steeler(드럼) 그리고 게스트로서 Dennis Carbone라는 인물이 건반을 담당하고 있다. 이들의 이름으로서는 이태리나 스페인 아님 남미 계통의 뮿지션이 아닐까라는 짐작을 해보지만 미국에서 발매한 음반이니까 편하게 미국 팀이라 생각하지만 전혀 미국적인 요소를 발견할 수 없다. 마치 Atlantis Philharmonic같은 팀이라고나할까?

어쨌거나 심상치 않은 멤버들처럼 이들 사운드는 브리티쉬 특유의 테크닉을 위주로 앨범이 전개되고 있다. 사실 이런 앨범이 묻혀 있다는 것이 참 아깝다는 생각이 들 정도로 수준높은 작품성을 접할 수 있다. Ralph의 휘몰이치는 기타 리프와 게스트 뮤지션인 Dennis의 음침한 건반 연주와 멜로트론 그리고 John의 색소폰과 클라리넷 사운드가 멋진 하모니를 이루어 내고 있다.

특히 뒷면 전체를 차지하고 있는 20분 57초의 4부작짜리 대곡<Aza>는 흔히 우리가 쓰는 ‘아자’라는 감탄사가 입에서 절로 튀어 나온다. 곡 제목이랑 한글이 너무나 딱 들어맞는 곡이다. 브라스가 가미된 브리티쉬 하드 프로그레시브라고 이야기하는게 이해하기 쉬울 것 같다. 자칫 흐를 수 있는 브라스 록의 지루함이나 지속되는 일렉트릭 기타의 짜증남이 아니라 요소요소에 완급을 조절해 놀라운 테크닉을 발휘해 연주하고 있는 이들 실력에 아낌없는 박수를 보내주고 싶을 정도이다. 전체적으로 밝은 느낌보다는 어둡고 둔탄하면서 눅눅한 이미지를 아주 차가운 메시지의 언어들로 전하고 있다. (1972년작)글:이춘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