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

loading images...

Vangelis - China

적어도 어떤 문화 형태를 접하는데 있어서 “감상”이라는 말을 쓰려면, 그 분야를 비교, 분석할 수 있는 정도는 되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그런 의미라면 필자가 “영화 감상이 취미”라는 말을 하려면 부단한 노력이 필요할 것이다. 그 노력의 일환으로 초보자들에게 영화에 대한 체계적 이해를 돕기 위해 방영되고 있는 “시네마 천국”이라는 프로를 빠짐없이 시청하고 있는데, 한 번은 SFX영화들이 소개된 적이 있었다. SFX영화에 새 전기를 마련했다는 소개와 함께 화면에 등장한 “Baladerunner"라는 영화. 그러나 제 버릇 개 못 준다고 했던가? 필자의 기억에 남은 것은 그 영상이 아닌 배경음악이었다. 분명히 Vangelis풍의 연주였기 때문이다. 확인해본 결과 역시 그 음악이 Vangelis의 작품이었음을 확인하는 순간, 요즘 어떤 음악에도 만족하지 못하면서 매너리즘에 빠진 듯한 나의 무뎌진 귀를 한탄하며 느끼던 아쉬움을 조금이나마 던 듯해 작지만 소중한 기쁨이 마음 속에 일었다.

Vangelis의 매력은 단 한마디로 표현될수 있다. “인간미”다. 절대적인 기준으로 본다면 어쩌면 “인간미”라는 단어는 Vangelis에게 어울리는 단어는 아니다. 왜냐면, 그보다 더욱 인간적이고 감동적인 음악을 들려준 아티스트들은 흔하기 때문이다. 그러나 필자가 과감히 그의 음악의 가장 큰 특성을 이 단어로 결론 내리는 이유는 전자아가기로 그것을 표현했기 때문이다. 즉, 다른 전자음악 연주자들이 결코 흉내내지 못할 정겨움과 감동이 있다는 것이다.

바로 그러한 이유로 전자음악계의 많은 뮤지션들 중에서도 가장 높은 점수를 받고 있는 그는 많은 영화음악과 독집을 발표하고 있는데, 그 중에서도 최고의 작품을 손꼽으라면 대부분의 사람들이 79년에 발표된 [China]를 꼽는데 주저하지 않을 것이다. 중국을 소재로 해서 (한국이 소재가 안된 것이 안타깝긴 하지만 현실적으로 서양 사람들에게 동양은 곧 중국을 의미하곤 한다.)

동양의 정적인 면과 역동적인 모습을 담아내고 있는 이 앨범은 또한 동양철학을 나름대로 해석해서 그의 음악세계를 한 단계 높이고 이다. 중국 공산당의 대장정을 소재로 한 <The long March>와 陰(음)과 陽(양)을 뜻하는 <Yin & Yang>이 특히 사랑을 받았던 곡들이다. 웃지 못할 이 앨범이 옛날에 홍콩 무술영화에서도 그 배경음악으로 쓰였다는 것이다. 물론 이 앨범이 그 영화를 위해 작곡된 것은 결코 아니다.

글:맹한호